(조세금융신문=민경종 전문기자) 울산, 창원 등 경남권을 주된 영업기반으로 하는 BNK경남은행(은행장 최홍영)이 지난해 3분기까지 사상 최대 규모의 이익을 시현했음에도 정작 우리 사회 약자들을 위한 기부금 지출은 전년 동기대비 60.6%나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나 눈총을 사고 있다.  

더욱이 영남지역 라이벌 DGB대구은행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순이익 증가율이 40.3%로 BNK경남은행에는 못 미쳤지만 기부금만큼은 9.9% 늘린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연간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가 변수로 남아 있지만, 소비자를 상대로 장사하며 막대한 이익을 올렸음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판단하는 주된 척도중 하나인 기부금을 큰 폭이나 줄인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 3Q 누적 순익 ‘경남 2289억vs대구 2855억’..기부금은 ‘경남 17.1억vs대구 69.3억’   

그렇다면 영남권 지방은행 맞수인 양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이익과 기부금은 얼마였을까?
 
먼저 각사의 지난해 3분기보고서에 의거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누적 순이익을 살펴보면, BNK경남은행은 2020년 3분기 1481억 원 대비 무려 54.6%나 급증한 2289억을 시현했고, 

DGB대구은행 역시 전년 동기 2035억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2856억 원의 순이익을 올려 약 40.3% 급증했다. 순이익 증가율만 놓고 보면 BNK경남은행이 14.3%포인트나 더 높다.

이처럼 양사의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순이자이익(이자수익-이자비용)의 급증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대구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수익은 1조1849억으로 전년 동기 1조2175억 대비 약 326억 원이 감소했지만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비용이 3878억에서 2855억으로 무려 1023억 원이 감소해 이자수익 감소분보다 무려 697억 원이나 더 줄어 손익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경남은행 역시 대구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자수익은 233억 원이 줄었지만 이자비용이 806억 원이나 감소함으로써 순이자이익은 573억 원이 개선돼 은행 전체 손익 신장을 견인했다. 

더욱이 이 같은 순이익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이어서 기업의 존립 목적 중 하나인 영리활동(영업실적)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나무랄 데 없는 장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기업의 또 다른 존재이유인 사회공헌, 특히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돕기 위한 기부금 지출 성적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어떠한 흐름을 보였을까? 

■ 3Q누적 기부금, 경남은 60% 줄이고 대구은행은 9.9% 늘려...‘대조’

앞서 살펴본 순이익 증가율 성적과는 달리 기부금액은 DGB대구은행이 BNK경남은행보다 오히려 절대금액이나 증가율 모두 더 많이 지출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3분기보고서(연결 기준)에 따르면 경남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부금은 약 1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43.6억 대비 26.4억 원 가량이 줄었다. 무려 60.6%나 줄인 것.

더욱이 동 기간 중 당기순이익이 무려 54.6%나 급증, 지난 2015년 이후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거둔 회사의 행보라고 보기에는 사뭇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게다가 경쟁사인 대구은행의 경우에는 순이익이 증가율이 14.3%포인트나 적었음에도 기부금을 전년 동기 63.1억에서 69.3억으로 9.9%나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너무도 대조적이다.  

이에 대한 경남은행의 입장은 무엇일까?

경남은행 홍보실 관계자는 “이는 시차상의 문제로, 비교적 규모가 큰 단체에 대한 기부가 4분기로 이월된 때문”이라며 “4분기 보고서를 보면 최소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4분기에는 연말이 들어 있어 여러 사회 구호단체에 대한 기부금이 다른 분기에 비해 크게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울러 기부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하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하지, 액수의 많고 적음으로 선행의 크기를 가늠할 순 없다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기부금 급감은 소비자들로부터 수취한 예금을 재원으로 대출 등에 운용해(예대마진) 사상최대 이익을 일궈낸 회사로서 결코 바람직한 행태는 아니라는 것이 금융 소비자단체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소비자를 상대로 사업을 영위하는 은행이 막대한 이익을 내고도 정작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한 기부금을 줄인 것은 이해가 안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이제 고객과 소비자단체의 관심은 조만간 공개될 지난해 결산 사업보고서(4분기보고서)에는 경남은행의 기부금 총액이 과연 어떠한 수치로 계상돼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더불어 급증한 순이익으로 기부는 줄이면서 행여 대주주나 임직원들 주머니만 두둑이 챙겨줬다면 고객들로부터 따가운 눈총과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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