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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류 금융의 등장을 기대하면서 금감원에 보내는 공개서한
재정경제부에서 금융감독원으로 출입처 이동의 인사발령이 나서 시장과 당국과 그사이에 끼어 있는 협회등으로부터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봤다. 그 결과 금감원에 대해 든 몇가지 의문과 나름의 해석을 정리 해봤다.
첫째, 가장 많이 나온 얘기는 금감원이 "뻣뻣하다"는 것이다.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민간 영리기업으로부터 검사비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아가면서 그 반대 급부로 돌려주는 것은 당근이 아니라 "징계와 처벌의 매"라는 것이다.
"뭐 대주고 빰맞고 격"이라는 지적이고 돈 주고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 검사받았으면 잘잘못을 가리기 위한 일종의 3자적 스크린을 받은 것인데 해법을 제시하는 컨설팅을 해주지는 못할 망정 해꼬지를 한다는 것이다.
더나가 이런 시스템상 뻣뻣함과 더불어 현장에서의 인적 개별적 권위주의는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당하는 사람들은 별로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
독일처럼 검사와 컨설팅을 한 기관에서 하면 정보의 낭비도 없애고 고객 앞에선 고개가 절로 수그러들 텐데….시장에서 멀리 떨어진 재경부 금정국조차 위에서부터 힘빼기를 할려 해도 잘 안된다고 고백하는 상황에서 시장 안에 들어 있는 금감원은 오죽 하려만은...
◇ 스포일의 서식처-상대성
둘째, 그 징계조차 불공평하다는 반응이다. 은행과 비은행간,업종간 업체간 사람간, 주인 있는 금융기업과 그렇지 못한 금융기관간 처벌의 수위가 다르다고 말한다. 당국자는 무슨 소리냐고 펄쩍 뛰겠지만 이게 피감자들 느낌의 상황이고 실제 현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관찰자는 여기서 불신과 스포일이 잉태된다고 집어 냈다.
셋째, 검사와 징계 말고 감독당국의 힘의 원천이 될 만한 다른 것은 없는 것인지 징계의 경우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하하는 개인별 처벌(일정징계 먹으면 취직이 제한된다)보다는 법인 제재, 인신상 제한보다는 벌금과 수수료 중부과 등의 금전적 방법은 왜 유효하지 않은지, 징계의 인간화가 왜 안돼는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또 은행 등 피감 금융기업들은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타이어 같이 365일 무재해(사고) 선언을 할 수는 없은 것일까.
넷째, 금감원은 이름부터 헛갈린다고 한다. 기자들도, 재경부 공무원도, 시장 사람들도, 금감원 직원들조차 이런 때는 금감위, 저런 때는 금감원이라고 말을 바꿔 사용한다. 위-원 원-위 위원장, 감독원장등등 여러 명칭이 혼용되고 있는데 금감원, 금감원장이 요즘 상황에선 정답이 아닐까 한다.
업무는 국회 재경위 관련 일을 하고 국정감사와 보고는 정무위 소속으로 돼 있는 것은 "코메디"다. 정체성의 혼란은 헛갈리는 목표와 행위, 그릇된 시그널을 양산, 당국 내 종사자는 물론 당국 밖 시장과 대상 금융기업에 쓸데 없는 비용을 지불케한다.
다섯째, 문서화의 결핍이다. 아직도 법과 시행령과 시행규칙, 그리고 규정 이외 아무런 법적 근거 없는 행정행위가 가끔씩은 이러난다. 그것도 문서나 서류 없이 전화 한 통화로…근데 그게 결정적일 때가 많다.
규제시장에서의 "왝더덕"이다. 관치의 시비를 일게 하고 감독기구 독립성의 중요한 요소인 대내외 평판(Reputation)을 잃게 한다. 정치권과 정부, 그리고 규제 대상인 금융기업으로부터 자유로와지기 위해서라도 지양돼야 한다.
◇ 규제시장의 웩더 덕
여섯째, 감독원과 이를 둘러싼 관계 기관간 경계가 모호하고 역할과 업무분담체계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부족하다. 11년전 출입한 은감원은 당시 여신관리국과 감독기획국 총무국 3개국을 제외하곤 검사국이 총괄국에서 1-6국까지로 10분의 7이었는데 현재 금감원의 조직도를 보면 검사국은 은행 1, 2국등을 포함 10분의 2 정도에 불과하다. 힘의 원천이자 본연의 임무인 "검사"는 쪼그라들고 폼 잡을 수 있는 기획과 감독만 비대해졌다.
위와 원은 왜 이리 으르렁거리는지, 은행 등 금융기관 경영상태 모니터 책임은 위인지 원인지, 재경부 금정국인지, 한은인지, 예보인지. 같은 카드 위기가 발생했는데 4.3대책은 금감위가 11.30대책은 왜 재경부가 하는지. 신불자(및 가계부실)는 주무부처는 위-원과 재경부, 한은, 켐코, 예보중 어디이고 산하 자율규제기관으로 신용회복지원위원회와 여전협회, 은행연합회는 뭘 했는지 등등등…글구 사공이 이렇게 많으면 어디로 갈까.
◇ 고장난 조기경보시스템
일곱째, 이 모든 것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감독기능의 오작동과 고장난 조기경보시스템의 문제다. 97년말 외환위기는 기업들의 차입극대화전략에서 비롯된 종금사 은행들의 자산관리상 비대칭성 심화(특히 자산장기화-부채 단기화)를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없었던 부실한 금융감독체계가 주요한 요인이 됐다.
그로부터 6년, 제대로 검사만 했었도 발견해낼 수 있는 LG카드의 자산-부채 불일치가 그냥 넘어가 사태는 일어났고 그래서 공들여 쌓아놓은 최고의 민간 브랜드는 훼손되고 준국민세금인 산업은행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축적된 노하우와 개선된 제도가 있는데도 왜 미리 부실의 징후를 탐지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감지하고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당한 것인지 도대체 납득이 안가고 아리송하기만 하다. 시스템 탓인지 제도는 좋은데 그걸 부리는 사람 탓인지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금융규제 및 감독의 근거는 금융시스템의 외부효과(Externalities)이다. LG카드 같은 개별회사 부실에 따른 금융시장 붕괴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LG자체만의) 사적비용을 능가하는 외부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고 최소화하기 위해 예금보험기구가 필요하고 중앙은행이 최종 대부자 기능을 수행하게 돼있다.
◇ 금감원 직원들의 존재이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융감독 당국의 효과적인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 규제이고 이를 통한 시장규율의 확립이요 사전적 위험관리이다. 금융감독 기구 설치에 관한 법률 제1장 제1절도 "설립 취지는 금융안정을 위한 예방"으로 돼있다.
연간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쓰는 금감원 직원 2070명의 존재이유는 금융안정에 있다. 물론 일상적이고 덩치가 상대적으로 작았던 여러 금융 현안들은 감독원이 있었기에 잘 풀렸고 그 순기능과 역할은 없어서는 안될 필수재이다.
더구나 협회등 자율적 규제기관(SRO)의 강화, 민간회계기업에로의 아웃소싱 등을 통해 규제시장을 당국 독점상태에서 경쟁가능시장(Contestable market)으로 바꾸려는 살신성인의 노력도 감독원이 스스로 하고 있기도 하다.
20년 가까이 경제기자를 하면서 항상 드는 의문은 "금융산업체는 왜 반도체 자동차 휴대폰같은 세계 일류 상품을 만들지 못하고 일류기업도 되지 못할까". "윤종용 표문수 같은 글로벌 인정 CEO가 금융에서는 나오지 않는 것일까" 였다. 방법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고 감독당국은 피감독체인 민간 금융기업들의 세계 일류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은 나이가 듬에 따라 사명감으로 숙성되고...
도착할 때 쯤이면 이젠 사명감이 된 듯한 이런 의문에 대한 해법이 떠오르고, 지금 금감원의 7가지 잘못과 1가지 잘 한 것의 비율이 역전되길 희망하면서 금융 탐구 여행을 출발한다.
재정경제부에서 금융감독원으로 출입처 이동의 인사발령이 나서 시장과 당국과 그사이에 끼어 있는 협회등으로부터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봤다. 그 결과 금감원에 대해 든 몇가지 의문과 나름의 해석을 정리 해봤다.
첫째, 가장 많이 나온 얘기는 금감원이 "뻣뻣하다"는 것이다.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민간 영리기업으로부터 검사비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아가면서 그 반대 급부로 돌려주는 것은 당근이 아니라 "징계와 처벌의 매"라는 것이다.
"뭐 대주고 빰맞고 격"이라는 지적이고 돈 주고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 검사받았으면 잘잘못을 가리기 위한 일종의 3자적 스크린을 받은 것인데 해법을 제시하는 컨설팅을 해주지는 못할 망정 해꼬지를 한다는 것이다.
더나가 이런 시스템상 뻣뻣함과 더불어 현장에서의 인적 개별적 권위주의는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당하는 사람들은 별로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
독일처럼 검사와 컨설팅을 한 기관에서 하면 정보의 낭비도 없애고 고객 앞에선 고개가 절로 수그러들 텐데….시장에서 멀리 떨어진 재경부 금정국조차 위에서부터 힘빼기를 할려 해도 잘 안된다고 고백하는 상황에서 시장 안에 들어 있는 금감원은 오죽 하려만은...
◇ 스포일의 서식처-상대성
둘째, 그 징계조차 불공평하다는 반응이다. 은행과 비은행간,업종간 업체간 사람간, 주인 있는 금융기업과 그렇지 못한 금융기관간 처벌의 수위가 다르다고 말한다. 당국자는 무슨 소리냐고 펄쩍 뛰겠지만 이게 피감자들 느낌의 상황이고 실제 현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관찰자는 여기서 불신과 스포일이 잉태된다고 집어 냈다.
셋째, 검사와 징계 말고 감독당국의 힘의 원천이 될 만한 다른 것은 없는 것인지 징계의 경우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하하는 개인별 처벌(일정징계 먹으면 취직이 제한된다)보다는 법인 제재, 인신상 제한보다는 벌금과 수수료 중부과 등의 금전적 방법은 왜 유효하지 않은지, 징계의 인간화가 왜 안돼는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또 은행 등 피감 금융기업들은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타이어 같이 365일 무재해(사고) 선언을 할 수는 없은 것일까.
넷째, 금감원은 이름부터 헛갈린다고 한다. 기자들도, 재경부 공무원도, 시장 사람들도, 금감원 직원들조차 이런 때는 금감위, 저런 때는 금감원이라고 말을 바꿔 사용한다. 위-원 원-위 위원장, 감독원장등등 여러 명칭이 혼용되고 있는데 금감원, 금감원장이 요즘 상황에선 정답이 아닐까 한다.
업무는 국회 재경위 관련 일을 하고 국정감사와 보고는 정무위 소속으로 돼 있는 것은 "코메디"다. 정체성의 혼란은 헛갈리는 목표와 행위, 그릇된 시그널을 양산, 당국 내 종사자는 물론 당국 밖 시장과 대상 금융기업에 쓸데 없는 비용을 지불케한다.
다섯째, 문서화의 결핍이다. 아직도 법과 시행령과 시행규칙, 그리고 규정 이외 아무런 법적 근거 없는 행정행위가 가끔씩은 이러난다. 그것도 문서나 서류 없이 전화 한 통화로…근데 그게 결정적일 때가 많다.
규제시장에서의 "왝더덕"이다. 관치의 시비를 일게 하고 감독기구 독립성의 중요한 요소인 대내외 평판(Reputation)을 잃게 한다. 정치권과 정부, 그리고 규제 대상인 금융기업으로부터 자유로와지기 위해서라도 지양돼야 한다.
◇ 규제시장의 웩더 덕
여섯째, 감독원과 이를 둘러싼 관계 기관간 경계가 모호하고 역할과 업무분담체계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부족하다. 11년전 출입한 은감원은 당시 여신관리국과 감독기획국 총무국 3개국을 제외하곤 검사국이 총괄국에서 1-6국까지로 10분의 7이었는데 현재 금감원의 조직도를 보면 검사국은 은행 1, 2국등을 포함 10분의 2 정도에 불과하다. 힘의 원천이자 본연의 임무인 "검사"는 쪼그라들고 폼 잡을 수 있는 기획과 감독만 비대해졌다.
위와 원은 왜 이리 으르렁거리는지, 은행 등 금융기관 경영상태 모니터 책임은 위인지 원인지, 재경부 금정국인지, 한은인지, 예보인지. 같은 카드 위기가 발생했는데 4.3대책은 금감위가 11.30대책은 왜 재경부가 하는지. 신불자(및 가계부실)는 주무부처는 위-원과 재경부, 한은, 켐코, 예보중 어디이고 산하 자율규제기관으로 신용회복지원위원회와 여전협회, 은행연합회는 뭘 했는지 등등등…글구 사공이 이렇게 많으면 어디로 갈까.
◇ 고장난 조기경보시스템
일곱째, 이 모든 것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감독기능의 오작동과 고장난 조기경보시스템의 문제다. 97년말 외환위기는 기업들의 차입극대화전략에서 비롯된 종금사 은행들의 자산관리상 비대칭성 심화(특히 자산장기화-부채 단기화)를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없었던 부실한 금융감독체계가 주요한 요인이 됐다.
그로부터 6년, 제대로 검사만 했었도 발견해낼 수 있는 LG카드의 자산-부채 불일치가 그냥 넘어가 사태는 일어났고 그래서 공들여 쌓아놓은 최고의 민간 브랜드는 훼손되고 준국민세금인 산업은행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축적된 노하우와 개선된 제도가 있는데도 왜 미리 부실의 징후를 탐지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감지하고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당한 것인지 도대체 납득이 안가고 아리송하기만 하다. 시스템 탓인지 제도는 좋은데 그걸 부리는 사람 탓인지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금융규제 및 감독의 근거는 금융시스템의 외부효과(Externalities)이다. LG카드 같은 개별회사 부실에 따른 금융시장 붕괴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LG자체만의) 사적비용을 능가하는 외부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고 최소화하기 위해 예금보험기구가 필요하고 중앙은행이 최종 대부자 기능을 수행하게 돼있다.
◇ 금감원 직원들의 존재이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융감독 당국의 효과적인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 규제이고 이를 통한 시장규율의 확립이요 사전적 위험관리이다. 금융감독 기구 설치에 관한 법률 제1장 제1절도 "설립 취지는 금융안정을 위한 예방"으로 돼있다.
연간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쓰는 금감원 직원 2070명의 존재이유는 금융안정에 있다. 물론 일상적이고 덩치가 상대적으로 작았던 여러 금융 현안들은 감독원이 있었기에 잘 풀렸고 그 순기능과 역할은 없어서는 안될 필수재이다.
더구나 협회등 자율적 규제기관(SRO)의 강화, 민간회계기업에로의 아웃소싱 등을 통해 규제시장을 당국 독점상태에서 경쟁가능시장(Contestable market)으로 바꾸려는 살신성인의 노력도 감독원이 스스로 하고 있기도 하다.
20년 가까이 경제기자를 하면서 항상 드는 의문은 "금융산업체는 왜 반도체 자동차 휴대폰같은 세계 일류 상품을 만들지 못하고 일류기업도 되지 못할까". "윤종용 표문수 같은 글로벌 인정 CEO가 금융에서는 나오지 않는 것일까" 였다. 방법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고 감독당국은 피감독체인 민간 금융기업들의 세계 일류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은 나이가 듬에 따라 사명감으로 숙성되고...
도착할 때 쯤이면 이젠 사명감이 된 듯한 이런 의문에 대한 해법이 떠오르고, 지금 금감원의 7가지 잘못과 1가지 잘 한 것의 비율이 역전되길 희망하면서 금융 탐구 여행을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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