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소득세법에 따른 '성실신고'에 관한 확인을 세무사의 직무에 포함시킨 현행 법규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세무사가 성실신고 여부를 확인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부득이한 방법이기에, 세무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이다.

헌재는 지난 7월 성실신고확인대상 사업자에게 세무사가 작성한 성실신고확인서를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는 소득세법 제70조 2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2016헌바392)했다.

현재 연간 일정액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사업자들에겐 깐깐한 세무검증이 뒤따른다.

종합소득세신고서의 작성이 제대로 됐는지 여부를 세무대리인(세무사 등)에게 반드시 확인 받아 작성한 성실신고확인서를 국세청에 제출해야 되기 때문이다. 성실신고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업자에겐 가산세(사업소득에 대한 산출세액의 5%)가 부과, 성실신고 확인 의무를 어긴 세무대리인은 사실상 '업계 퇴출'을 의미하는 직무정지 징계를 받는다.

그러나 세무대리업계에선 이러한 절차가 '셀프 검증'이라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컸다. 필요경비에 대한 적격증빙 수취 여부 등 많은 항목을 들여다봐야 하는데도, 장부에 대한 접근권이 없어 제대로 된 검증 자체가 될 수 없다는 게 주된 의견이었다.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는 A세무사는 2016년 기획재정부 산하 세무사징계위원회의 징계 대상에 올랐다. 성실신고 불성실·허위확인, 부실기장 등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는 게 이유였다. 징계위에선 A 세무사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러한 결정이 내리지자 A세무사는 "확인대상사업자의 불성실한 자료 제공에 기인한 불성실신고에 대한 책임을 세무사에게 지우는 것은 자기책임원리 위반에 해당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이었다.

그러나 헌재는 세무사 등 민간의 세무전문가에게 확인대상사업자의 소득신고 전에 사업소득금액의 적정성을 확인하도록 하는 것은 성실신고확인제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세무사의 확인업무에 있어 정확성 내지 성실성을 위해 세무사에게 일정한 사항에 관한 확인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세무사 등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덜 제한하는 적절한 다른 수단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고 있다고도 했다.

신고납부 방식의 세금부과 방식에서 납세자의 성실신고는 당연히 요구되는 것으로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고, 세무사 입장에서도 성실성이 담보된다면 직무정지 등과 같은 불이익 없이 오히려 수임을 통해 금전적 이득을 볼 수 있어 직업수행에 있어 과중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