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은 숨 화장품의 제조·판매사 LG생활건강이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 SM브랜드마케팅을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 금지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두 상표는 전체적으로 외관과 호칭이 서로 유사해 일반 소비자에게 상품·서비스업의 출처에 관해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다"며 "SM 측은 제품 라벨, 광고물, 매장 간판 등에 해당 상표를 사용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만든 제품과 간판 등도 폐기해야 한다.
재판 과정에서 SM 측은 썸의 주 소비층은 10대 소녀 팬인 반면 숨 화장품은 중년 이상 여성들이 구매하는 고가 제품이어서 표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썸의 주고객은 10대뿐 아니라 한류 열풍에 힘입어 일본·중국 등 해외에서 관광 온 외국인으로 봐야 한다"며 "숨이 일본·중국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점, 고가 화장품 외에 1만~2만원대 제품도 판매하는 점을 고려하면 주된 고객층이 겹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SM 측이 1심 판결에 항소하면서 강제집행 정지를 신청한 점이 받아들여져 항소심 판결 때까지는 상표를 쓸 수 있다.

지난 28일 민사합의62부(부장판사 함석천)는 "SM 측이 담보 4억5000만원을 법원에 맡기는 조건으로 1심 판결의 가집행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LG생활건강은 앞서 2007년 11월 발효화장품 "숨37˚(su:m37˚)"을 발매해 전국 백화점과 쇼핑몰, 면세점 등에서 판매해왔다.

일본과 중국 현지에도 매장을 열었고, 지난해에는 매출액 3330억여 원을 달성하는 등 인지도를 쌓아온 브랜드다.

문제가 된 썸은 SM이 2015년 만든 한류스타 관련 기념품점이다.

지난해에는 "한류 편의점"을 표방하며 소속 연예인 캐릭터나 사인과 함께 식음료·화장품·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썸마켓" 1호점을 서울 삼성동 SM 본사 1층에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