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을 중심으로 한 '증세(增稅)' 움직임이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국민의당도 자체 세법개정안을 이르면 내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증세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국민의당이 최근 연달아 법인세, 소득세 등 세율을 올리는 입법안을 내놓으면서, 자체 세법개정안엔 증세 성향이 짙은 정책들이 주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거야(巨野)의 증세 공세를 막아야 할 정부여당은 연말 정기국회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p 올리고, 연 소득 3억 이상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소득세율을 인상하는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법인세법 개정안은 과세표준이 200억원을 초과하는 구간에 대해 세율을 현 22%에서 24%로 인상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수요 증가에 맞춰 재정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특히 주요국에 비해 최저수준인 세부담의 소득재분배 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걷는다는 계획이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종합소득과세표준 기준으로 '3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1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세율을 각각 41%와 45%로 적용하도록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지난 28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전화통화에서 "당 자체 세법개정안의 중심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득양극화를 개선하고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고 서민층의 세부담을 완화하는 게 골자"라며 "내주 초 이들 법안들을 중심으로 한 자체 세법개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국민의당의 당론(黨論)을 엿볼 수 있는 움직임은 또 있다.

지난 27일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은 금융상품에서 파생되는 이자, 배당 소득이 2000만원 이상만 과세 대상으로 했던 부분을 1000만원 이상으로 낮추는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박 의원은 개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재정건전성을 강화해 격차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중복지체계로 전환하고, 성장잠재력 회복의 버팀목으로서의 재정의 기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같은 당 채이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엔 주식양도소득에 대해서도 다른 소득과 마찬가지로 6~38%의 누진세율로 과세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어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통해 '배당소득증대세제'를 폐지하도록 했다.

'부자감세' 기능을 하고 있어 조세정의를 저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청년 단독가구의 경우에도 근로장려금을 지급하고, 배우자·부앙자녀 및 단독가구 연령 요건을 폐지하는 안(김성식 의원안)도 자체 세법개정안에 담길 가능성이 높다.

또 '일감몰아주기' 과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증여이익 계산 방식을 조정하는 등 상속세·증여세법 개정도 추진된다. 이 밖에 의제매입세액공제 한도제를 폐지하는 등 서민층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제도의 재설계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