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은 21일 고엽제 후유증 의심 환자 A(68)씨가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고엽제 살포지역 복무 사실 비해당 결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1966년 8월 육군에 입대해 1993년 7월 원사로 전역한 A씨는 1967년 11월 20일부터 12월 4일까지 사이에 남방한계선 인접 지역에서 근무하다가 고엽제에 노출됐다며 인천보훈지청장에게 수차례 고엽제후유의증 환자 등록 신청을 했다.

A씨는 GOP 및 DMZ 경계근무 훈련을 목적으로 경계 초소에서 1개 분대씩 배치돼 경계 근무했다.

당시 주간에는 철책선 경계근무와 비무장지대 수색 정찰을 했고, 야간에는 비무장지대 적 침투 예상지역에서 매복작전 임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고엽제 살포작전 투입 부대 및 GOP(일반전초) 경계부대 기준으로 볼 때 비해당자라는 이유에서 고엽제후유의증 환자 등록 신청을 거절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2004년부터 임파선 악성종양, 당뇨 피부질환, 갑상선암, 폐허혈증 등의 질환을 앓았고, 2010년 12월 12일부터 2011년 5월 13일까지 6차례 복합 항암치료를 받았다.

재판부는 최근 비밀해제된 주한미군 보고 문서 등을 토대로 A씨가 근무한 지역에도 고엽제가 대량 살포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주한미군 "초목통제계획"에는 1967년 미군이 DMZ 제초작업에 맹독성 고엽제인 "모뉴론" 을 살포하도록 지시를 하달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재판부는 "1967년 미국 국무부에 의해 고엽제 살포실험이 허가된 이후 최전방부대를 중심으로 한 DMZ 인근에서 본격적으로 고엽제 살포실험이 시작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고가 1967년 11월부터 근무했던 GOP 및 DMZ 지역에서 목책선 후방 및 민통선 북방 도로 주변에 대규모 사계청소(사격 진지 전면 방해물 제거작업)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고엽제가 살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