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사립대학 예산을 편성할 때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치도록 한 사립학교법 조항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사립학교법 제29조 4항은 사립대 교비회계를 대학평의원회 자문과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심사·의결을 거친 뒤 이사회에서 확정하도록 규정했다.

강남대를 운영하는 강남학원 등 학교법인 4곳은 2013년 1월 신설된 등심위 심사 조항이 사학의 자유와 평등권, 재산권,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학교회계 예결산 절차에 대학 구성원의 참여를 보장해 사립대 운영과 재정의 투명성·공정성·건전성을 제고하고 과도한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고자 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헌재는 "등심위 심사·의결은 이사회에 구속력이 없고 그 구성·운영이 학교 자율에 맡겨진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조항은 필요한 범위 내의 제한이어서 사학 운영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사립대에만 이런 조항이 적용돼 불평등하다는 지적은 "국공립대학은 사립대의 학교법인이나 이사회 같은 기관이 없다. 이는 예결산 절차가 전혀 다르게 이뤄지기 때문이어서 합리적 이유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교법인들은 결산서에 외부 공인회계사 또는 회계법인의 감사증명서 등을 첨부하도록 한 같은 법 제31조 4항에도 헌법소원을 냈으나 기각됐다.

헌재는 "내부감사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독립된 외부 공인회계사가 감사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은 사립대 운영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적정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