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설립한 자회사들에게 빚보증을 서준 후 받은 지급보증 수수료와 관련한 세금전쟁 2라운드가 국세청의 패소로 종결됐다.

1라운드였던 조세심판원에서의 논리대결에서 승기를 잡은 국세청은 대형 로펌들과 함께 본격적인 소송전에 뛰어든 기업들에게 무릎을 꿇었다.

어떤 측면에서 이는 어느 정도 결과가 예견됐던 일.

그만큼 국세청이 만든 지급보증수수료와 관련한 과세방식(정상가격 산출을 위한 모형)에 결함이 존재했고, 이 결함을 집요하게 파고든 기업과 대형 로펌들의 파상공세를 버텨내지 못했다.

지난 21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원고 승소 판결이 내려진 관련 소송건은 총 10건.

원고는 롯데쇼핑(30억4700만원), LG화학(18억5997만원), 현대엔지니어링(79억원), 한국전력공사(2억1800만원), 태광산업(5600만원), 효성(27억6600만원), 동국제강(9억5300만원), LG전자(22억3000만원), 기아자동차(214억6700만원)이었으며 소송가액만 도합 400억원이 넘는다.

문제는 이 소송건이 원고 승소 판결나면서 70여건 수준으로 알려진 유사 사례들도 국세청 패소 판결이 내려지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송가액만(추징세금) 수 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비록 1심 판결에 불과하고(?) 국세청이 강한 항소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어지는 소송전 3라운드(고법), 4라운드(대법)의 결과는 예측이 힘들다.

하지만 법원이 국세청이 만든 '평가모델'의 부당함을 지적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는 측면에서 국세청이 추후 항소 과정에서 이를 뒤집을 만한 논리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