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조치 해제 "北 천안함 폭침에 대한 조치가 우선""…파격 승진에 "공직 속성 과정"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11일 논문표절, 연구 성과 부풀리기, 위장전입, 적십자 회비 미납 등 도덕성 의혹들에 대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홍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와 통일부 수장으로서의 업무수행능력과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종합적 대책 등에 대한 검증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홍 후보자는 대통령직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실무위원을 거쳐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후, 차관을 거치지 않고 장관으로 파격 내정되는 등 논란을 낳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남북관계에 진전이 없었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라면서 "그런데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하던 분이, 맡은 일에 성과가 없는데 두 단계를 건너뛰어 장관이 됐다. 많은 분이 납득하지 못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청문회 앞두고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고, 후회스러운 일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국민께 사과하는 게 맞다"고 요구했다.

홍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면서도 파격 장관 내정에 대해서는 "학자 출신이지만 비서관으로서 공직속성 과정이랄까 정책과 홍보, 정무 등 종합적으로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악화일로에 있는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서는 여야의원들의 각종 제안이 쏟아졌다.

홍 후보자는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가능성에 대해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가 우선"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5·24조치로 미래 북한과의 기회나 가능성이 중국이나 러시아로 뺏기는 상황"이라면서 "국민의 동의만 얘기할 수 있나. 오히려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쪽에 적극적으로 가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면서 "생각을 전향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5·24조치에 대한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같은 당 원유철 의원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관련 남·북·러, 남·북·중 철도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사업구상과 계획을 주문하기도 했다.

홍 후보자는 경색된 남북관계의 탓을 북한으로 돌리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김성곤 의원이 "박근혜정부의 남북관계에 성과가 없다. 우리 내부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의 부정적 태도가 크다”면서 “우리는 한반도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많이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거듭 "우리 내부에서 뭐가 문제이기에 실질적인 성과가 없는 거냐"고 따져 묻자, 홍 후보자는 "여러 가지 안을 내놨지만 북한이 호응을 안했고 호응하도록 창의적 방법이 필요하다"며 "대화를 하자고 적극적으로 북한에 이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자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사건에 대해 미국정부와 한국정부의 입장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개인적 폭력행위냐, 한미동맹 공격이냐. 어느 측면이 더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한 개인이 아니고 미국대사이기 때문에 한미동맹 공격의 성격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새정치연합 진성준 의원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사건에 대한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종북세력의 사건'으로 규정한 것과 사드 배치 주장을 하고 나선 새누리당에 대한 견해를 묻자, "제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 "평가내릴 위치가 아니다"고 애매한 입장을 거듭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