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원대 '짝퉁' 명품 손목시계를 유통시킨 일당이 관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특히, 이번에 검거된 조직은 완제품 형태를 밀수입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부품을 따로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세관에 따르면 이태원에서 짝퉁 시계 공급의 대모(代母)로 알려진 소모씨는 최근 동대문상가 부근에 오피스텔을 빌려 짝퉁 시계 창고와 작업장으로 사용했다. 

소모씨는 점조직을 꾸려 중간판매상 및 노점상 등을 대상으로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소모씨와 제부관계인 황모씨는 시계 조립, 수리, 테스트가 가능한 시설을 갖추어 놓고 A/S를 담당하는 등 철저하게 패밀리 중심으로 판매책과 공급책을 분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사후 추적을 피하기 위해 오로지 현금거래방식을 통해 1500여점을 유통시켰으며, 팔지 못한 3500여점은 오피스텔 내 붙박이 장롱 속에 은닉하다 세관의 잠복수사로 인해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위조된 완제품을 정상 화물에 숨겨서 밀수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으나, 수사결과 이들은 중국산 저급품에 유명상표가 새겨진 부품을 조립해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짝퉁 제품에 대한 세관의 검색이 강화되면서 무브먼트나 시계 줄, 케이스 등은 상표가 없더라도 정상적으로 수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 중국산 저급품의 무브먼트에 20여종의 유명상표가 새겨진 부분품을 조립 판매한 것으로 추정되며 A/S까지 보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종전 짝퉁 시계들은 롤렉스 등 몇 개의 특정 브랜드만 위조 했지만 이번 사건은 개당 2억원 이상 호가하는 최고급 브랜드인 파텍 필립(Patek Phillippe)부터 중급 브랜드인 태그호이어(Tag Heuer)까지 총 22개 브랜드를 무차별적으로 위조해 맞춤형 공급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것이 세관 측의 설명이다.    

  

서울세관은 앞으로도 짝퉁을 만들기 위해 부분품을 반입하는 행위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처벌함으로써 선의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경쟁시장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