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정부가 역외탈세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역외탈세의 심각성이 국제사회 전면에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거주자의 판정기준을 강화하는 등 역외탈세 방지에 온힘을 쏟을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6일 '2014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고 해외거주자를 가장한 탈세를 방지하기 위해 거주자 판정기준을 1년 이상 거소를 둔 개인에서 183일(6개월) 이상 거소를 둔 개인으로 확대키로 했다.

현행 소득세법에 규정된 국내 거주자는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년 이상 거소를 둔 개인'이다.

국외에서 직업을 갖고 1년 이상 계속 거주해도 국내에 가족 및 자산이 있는 등 생활 근거가 국내에 있으면 역시 거주자에 해당한다. 계속 외국에서 거주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비거주자로 본다.

하지만 내년부터 거주자의 개념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둔 개인으로 수정된다.

또한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을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갖거나 가족, 직업, 자산상태에 비추어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주소를 가진 것으로 간주된다.  

아울러 관광·질병치료, 출장·연수 등 명백한 사유로 일시 출국했을 경우에도 거주자로 인정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미국·영국·독일 등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는 거주자 판정기준으로 183일을 적용 중이다. 거주자 판정기준을 1년에서 6개월로 강화함에 따라 거주기간을 이용한 거주자 회피사례가 축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외증여와 관련해 증여세율이 낮은 국가를 이용한 해외 편법증여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수립됐다.

그동안 거주자가 비거주자에게 국외재산을 증여할 경우 증여자에게 증여세가 부과되어 왔는데, 이 때　외국에서 증여세가 과세되면 증여세의 액수와 관계없이 국내에서의 과세가 면제되어 '편법증여'의 온상이 되어왔다. 

이에 기재부는 수증자가 증여자의 특수관계인인 경우 국내에서 우선 세금을 부과하고 외국에서 납부한 세액을 공제하는 방식을 통해 국외증여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증여세가 저세율이거나 면세점이 높은 국가를 이용한 편법 증여를 방지하고 국내거주자가 소유한 자산의 해외이전시 우리나라의 과세권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들도 국내거주자의 자산이 해외거주자에게 증여될 경우 과세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기재부는 국제거래가 수반되는 탈세에 대해서는 15년에 해당하는 국세부과제척기간을 신설해 역외탈세에 대한 실효성을 제고하고, 아울러 이 같은 경우 60%의 무신고 가산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다.

또한 제출 의무 대상이 국제거래명세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을 경우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해외현지법인에 대한 직접 투자 시 제출해야 하는 자료에 해외현지법인 명세서·재무상황표·손실거래명세서, 해외영업소 설치현황과 더불어 '해외부동산 등의 투자명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규정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