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까지 적발된 속칭 '환치기'로 불리우는 불법외환거래 규모가 무려 3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11일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환치기 적발실적'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환치기로 36건·3조9731억원이 적발됐다.

2009년 642건·1조9918억원이 적발된 것과 비교하면 건수는 17배 줄었지만 적발규모는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건당 평균으로 비교해봐도 2009년에는 적발 건당 31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건당 1103억원으로 35배나 차이났다.

2010년에는 194건·1조3608억원이 적발됐으며 2011년에는 89건·1조2571억원, 2012년에는 125건·2조3075억원이 적발됐다.

환치기란 다른 두 나라에 따로 계좌를 만든 뒤, 한 국가의 계좌에 돈을 넣고 다른 국가의 계좌에서 그 나라의 화폐로 돈을 빼는 불법외환거래의 대표적인 수법이다. 외국환은행을 거지치 않기 때문에 규정된 송금 목적을 알릴 필요도 없고, 환수수료도 물지 않는다.

이는 탈세와 돈세탁용 자금거래의 온상인 조세피난처와 함께 자금을 해외로 유출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불법 외환거래 수법 중에 하나다.

윤 의원은 "환치기 금액이 5년간 두배로 급증했지만 적발 건수는 오히려 5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며 "이는 환치기 수법이 지능화되고 규모가 커진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권회사의 법인계좌를 이용해 정상적인 증권투자처럼 위장해 환치기를 하는 등 환치기가 고도화·지능화·기업화되고 있다"며 "조세피난처 등으로의 역외탈세 등 다양한 방식의 국부유출이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시점에서 환치기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