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대금을 현금으로 몰래 국내로 반입하거나 양주를 수입하면서 저가신고를 해 관세를 포탈하는 등 불법 외환거래를 통한 조세회피와 역외탈세 방법도 가지각색인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중고자동차 수출업체 A사는 버스 1800대를 수출하면서 수출가격을 약 30% 낮게 신고하고 그 수출대금 차액 308억원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았다. A사는 차액에 대한 과세대상 매출을 누락했으며 이후 그 자금을 현금으로 국내에 몰래 반입했다.

또 다른 4개의 환치기 조직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송금하려는 개인 및 기업으로부터 5000억원 상당의 엔화 및 미화를 수집해 현금으로 국내에 반입한 경우도 있었다.

환전상은 은행에서 환전할 때 증빙서류가 필요없다는 점을 악용해 명의를 도용하는 등 원화로 불법 환전하고 이를 환치기업체가 보유한 계좌를 통해 국내 수령인에게 송금했다.

양주 수입업체 B사와 C사 두 곳은 160억원 상당의 양주를 수입하면서 세관에는 정상가격의 1/5 이하인 30억원으로 저가로 신고해 관세, 주세 등 203억원을 포탈하기도 했다. 

이들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고액현금거래정보(CTR)로 보고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수입대금 차액을 보고 기준금액인 2000만원 이하로 분산 출금한 뒤 환전해 밀반출하는 용의주도함을 보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D사 등 3개 의류업체는 수출대금을 직접 수령하지 않고 국내 운송업체를 통해 받거나 운송업체를 통해 일본으로 의류를 밀수출 한 뒤 무등록 환치기업자에게 수수료를 주고 밀수출 대금을 우회해 현금으로 받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들이 밀수출한 의류는 12억원, 밀수출대금 자금세탁 규모는 9억원, 제3자를 통해 현금을 받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규모는 99억원이다.

이러한 현금 불법 반출입 범죄가 늘어나자 관세청은 지난 3월부터 특별단속팀을 꾸려 단속을 강화한 결과, 8228억원 상당을 검거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번 특별단속은 탈세 목적의 현금 불법 반출입, 현금 반출입을 이용한 자금세탁, 개인 및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국가간 현금을 운반해 송금을 대행하는 소위 '환치기'(무등록 외국환업무), 휴대반입한 자금을 정상적인 자금인 것처럼 불법 환전한 행위 등을 중점으로 단속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