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가 은행들의 정기예금 감소세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들의 정기예금 잔액은 9조9000억원 감소한 60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 9조2000억원의 감소세를 보였던 기조가 올해까지 이어진 것.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강화되면서 은행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었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분석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란 일정금액 이상의 금융소득에 대해 원천징수와는 별도로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6~38%)로 소득세를 과세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기준금액은 올해 1월부터 기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 기준이 낮아짐에 따라 목돈을 정기예금에 맡기는 사람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외국계 및 특수은행을 중심으로 정기예금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수신금리 하락 및 이자마진 축소에 대응한 은행들의 소극적인 예금유치 움직임도 (예금 감소에) 한 몫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금액이 줄어든 은행들은 시장성 수신을 확대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형국이다.

올 상반기 은행들의 CD, 은행채 등을 통한 수신은 작년 하반기에 비해 7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년 동기 7조8000억원 순유출을 보였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해당 관계자는 "(은행들의) CD, RP 등 단기 시장성자금 조달 의존도는 다소 상승하고, 원화대출금은 중소기업 및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증가함으로써 자금조달 및 운용 구조는 다소 취약해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1133조4000억원으로 금년 상반기중 27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금감원은 예금부진 및 대출확대에 따른 자금조달·운용구조의 취약성에 대한 점검 및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권창우 금감원 건전경영팀장은 "정기예금 등 안정적인 예금의 감소세에 대응해 예대율 등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일부 은행의 단기 시장성자금 조달에 의존한 외형확대 조짐을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업종별 여신 증가 추이에 대한 밀착 감시 및 특정업종에 대한 편중여신 억제, 취약부문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도할 것"이라며 "금리 변동성 확대 등 시장환경 불확실성이 유가증권 운용 등 자금조달 및 운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