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동안에 걸쳐 호주를 상대로 800억원을 불법 환치기한 사람이 관세당국에 적발됐다.

관세청 부산경남본부세관(세관장 차두삼)은 3일 우리나라와 호주 간에 800억원을 불법으로 송금대행을 한 호주 국적의 P모씨를 외국환거래법위반으로 검거해 부산지방검찰청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부산세관에 따르면 P모씨는 자신의 부인과 친지 등의 명의로 국내에 9개의 계좌를 개설한 뒤, 국내 수입자와 여행자 등이 한국에서 호주로 송금할 한화 300억원 상당의 원화를 국내 계좌로 입금받았고 이 금액에 상응하는 호주달러를 호주 현지에서 지급했다.

또 호주에서 한국으로 송금을 원하는 한국인 교포 사업자 등으로부터 500억원에 상당하는 호주달러를 호주 현지에서 받았다.

이후 국내계좌에서 의뢰인이 지정하는 국내 수취계좌에 원화로 지급하는 수법으로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2만5000여회 걸쳐 800억원을 불법 송금했다.

부산세관은 환치기 계좌를 이용한 사람들이 주로 무역업자, 유학업자, 현지 사업자 등인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이 관세포탈해 생긴 차액이나 국내에서 불법 조성된 재산을 국외로 도피한 불법자금이 포함돼 있을 개연성을 놓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세관 관계자는 "환치기를 통해 국내에 반입된 자금은 내국세를 탈루했을 가능성이 많다"며 "고액 반입자(영수자)에 대해서는 반입경위를 추가 조사해서 세금 탈루사실이 확인되면 국세청에 통보해 세금을 추징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