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에 맞춰 고위 공직자가 대거 교체되면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사진 왼쪽)의 거취를 두고 금융권의 눈길이 쏠린다.

오는 13일 차관급 인사가 예정된데다 18일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사진 오른쪽)의 인사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권혁세 원장의 임기는 내년 초에 완료되지만,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새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물러난다"며 먼저 사퇴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김석동 전 위원장과 권혁세 금감원장은 지난 2011년 초 동시에 취임해 저축은행 구조조정,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가계 부채 안정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개편 등 굵직한 금융시장 현안들을 처리했다.

역대의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중 가장 호흡을 잘 맞춘 것으로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최근 신제윤 내정자 발표 이후 권혁세 원장의 유임 여부에 대한 관심은 더욱더 고조되고 있는 상황.

권혁세 원장은 1956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0년 행정 고시 23회에 합격했으며, 2009년 1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냈다.

신제윤 내정자는 1958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행정 고시 24회에 합격해 권 원장보다 한 기수(記數) 아래다. 권혁세 원장에 이어 지난 2011년 9월까지 금융위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이러한 이유로 두 사람은 새 금융위원장 후보로 함께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장관급인 금융위원장 자리에 신제윤 내정자가 먼저 취임할 경우 차관급인 금감원장 자리도 교체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는 것이 금융권의 관측이다.

그러나 금감원 내부에서는 권혁세 원장의 유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박근혜 신임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금융관련 정책들이 산적해있는 상황이라,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권혁세 원장의 역할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며 "김종창 전 원장도 진동수 전 위원장보다 연세가 더 많았다"면서 권 원장의 유임설(說)에 힘을 실었다.

김종창 전 원장의 경우 임기 3년을 다 채운 바 있다. 

한편 금감원장이 교체될 경우 차기 금감원장에는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나 김용환 한국수출입은행장,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김주현 사장의 임기는 아직 2년여 가량 남아 있지만 금융위 사무처장을 지낸 경력이 강점이며, 김용환 은행장도 금융위 시절 감독정책2국장,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을 거친 실무 경험이 돋보인다. 추 부위원장 역시 금융 현안에 대한 실무 평가에서는 앞선 후보들에 뒤쳐질 게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제윤 내정자의 인사 청문회가 마무리되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쯤 금감원장에 대한 거취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