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정부조직법 개정 목소리 높여…"황우여가 결자해지해야"

정부조직법 처리가 난항을 겪으면서 일명 '몸싸움 방지법'인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개정의 목소리가 새누리당내에서 뜨거워지고 있다. 이에 급기야 7일 황우여 대표의 '책임론'까지 제기돼 당내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정부조직법 개편안 합의에 진척이 없어 처리가 지연되자, 선진화법을 탓하며 당시 원내대표였던 황우여 대표의 '결자해지'를 촉구한 것. 

지난해 19대 총선 직후 열린 5월 국회에서 선진화법은 새누리당의 주도로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 품위와 권위는 스스로 지켜야만 한다. 날치기와 몸싸움이라는 야만적, 후진 정치에서 벗어나고 폭력국회의 오명이 다시는 국회에 발을 디디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국민들이 그렇게 바라시는 품위 있게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격상시키는 법으로 국회선진화법이 제정됐다"고 선진화법의 취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법 앞에 옷깃을 여미고 오명과 남용이 없도록 정말 조심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어 앞서 민주통합당이 지난 해 대선과정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에 대한 막말과 의혹제기로 인해 윤리위 징계를 받은 이종걸, 배재정 의원에 대해 안건조정 요청을 한 것을 지적하며 "윤리위는 조속한 시일 내에 마치는 게 국민의 도리요, 품위 있게 일하는 국회가 마땅히 가야할 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날 최고위원들은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과 여당의 무기력을 국회선진화법 탓으로 돌리며 '소수파 발목잡기법', '국회 코마법'이라고 비난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우려했던 식물국회, 식물정부가 드디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며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이라고 몸싸움 방지한다, 선진화시킨다고 이야기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소수파의 발목잡기'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소수파 발목잡기법"이라며 "작년 5월에 저는 선진화라는 그럴 듯한 거짓말에 속지 말자고 호소한 바 있다. 소수파 발목잡기법에 의해 민주당이 마음먹고 반대하면 무한정 늘어나게 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실제 정부조직법을 선진화법 1단계인 행안위 안건조정위에 회부한 바 있다. 안건조정위에 넘어가면 90일이 썩게 되어 있다"며 "결국 국회법은 두고두고 국회를 식물로 만드는 법이고 자승자박하는 법이다. 당연히 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 나아가 심 최고위원이 "작년에 법이 통과 할 때 황우여 대표가 당시 원내대표로서 진두지휘했다. 결자해지해야한다"고 말하자, 회의실이 잠시 술렁이기도 했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18대 국회가 보였던 좋지 않은 모습, 폭력국회 등의 모습을 반성하고 의회 정치를 선진화 하기 위해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었지만 그것은 과도한 처방이었음이 드러났다"며 "결과적으로 국회선진화라는 좋은 취지와는 달리 정부조직법 사태처럼 국회가 일하고 싶어도 아무런 일을 하지 못하는 코마상태에 빠트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 선진화법은 국회 코마법이 됐다.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의 동의가 없으면 쟁점법안의 신속처리를 할 수 없고 사실상 직권상정도 봉쇄된 조항들은 다수결에 따르는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과반의석을 가진 정당이 국민의 뜻에 따라 일하지 못하고 적은 의석을 가진 정당은 법을 악용해 국정을 발목 잡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