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어머니 건설회사와 '수의계약' 학교 이사장 고발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의 부지를 자신의 어머니 회사를 거쳐 매입하면서 어머니 회사에 40억원의 부당이득을 안겨준 대구시 모 공업고등학교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13일 '지방교육행정 운영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대구시 A공고에서 달성군에 위치한 학교 부지를 북구로 이전하는 사업을 총괄한 전임 이사장 B씨가 총 40억원의 부당이득을 자신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건설회사에 안겨줬다"고 밝혔다.

B씨는 2010년 대구시 북구의 땅 두 곳을 각각 15억원과 7억4000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교육청의 승인 전에는 학교 명의로 부지를 취득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자, 자신의 어머니 회사의 명의로 땅을 산 뒤 학교가 되사는 방법을 취하기로 했다.

이후 해당 학원의 이사이자 C건설회사의 대표이사인 B씨의 어머니는 기존의 땅 두 곳을 포함한 세 곳의 땅을 34억9000만원에 매입했다.

B씨는 이 과정을 주선하면서 해당 부지의 적정시가를 잘 알고 있었으나, 땅을 되사기전에 감정평가를 의뢰하면서 향후 학교용지로 개발될 것을 전제로 평가할 것을 요구했다. 그 결과 두 곳의 감정평가법인으로부터 73억원에 이르는 평가가격을 받았고, A공고는 이 땅을 75억원에 샀다.

결국 B씨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C건설사는 부지를 35억원에 사서 75억원에 되팔아 총 40억원의 이익을 남겼고, A공고는 그만큼의 손해를 보게 된 것.

더군다나 B씨는 2012년 3월 학교 이전을 위한 공사업체를 선정하면서도 어머니 회사인 C건설사와 165억원에 수의계약을 맺고, 전기공사를 분리해서 발주해야 하는 규정을 어기는 등 각종 법률을 위반했다. C사는 2012년 1월에 사업등록을 마치고 당시 사업 수주실적이 전무한 신생회사였다.

감사원은 B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대구광역시교육감에게는 이사장 B씨의 임원 승인을 취소하고, C기업이 부당하게 얻은 40억원을 학교 측에 반환토록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