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은 정치권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김성식 "민주, 입당론에서 연대론으로의 전환은 진전"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26일 국회의원 수 축소, 정당 국고보조금 삭감을 비롯한 자신의 정치쇄신안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 대해 "교만한 생각"이라고 반박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이날 진주 경상대에서 열린 강연을 통해 "(쇄신안이) 예상대로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그 중에서도 제일 아팠던 것은 '국민의 맹목적인 정치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이라는 말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말은 국민이 정치를 싫어하도록 안철수가 부추긴다는 뜻인데, 그것은 교만한 생각"이라며 "기존 정치를 싫어하고 새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요구를 대중의 어리석음으로 폄훼한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대중이 그 정도 판단도 못할 것이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 분이 있다는 사실이 착잡했다"면서 "지역마다 재정 생각 안하고 개발공약, 장밋빛 공약을 내는 것이 포퓰리즘"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문제의 본질은 국민이 왜 정치를 혐오하게 됐는가에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정치권이 이를 바로잡으려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지엽적인 것에 논쟁하지 말고 본질을 봤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안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이 주장한 정치쇄신안에 전방위적 비판이 가해졌지만, 이를 피하지 않고 '국민의 뜻'을 방패삼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안 후보는 23일 인하대 강연에서는 영국 철학자 존 로크의 말을 인용해 "새로운 의견은 아직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언제나 의심받고 대부분 반대에 부딪힌다"고 밝힌 바 있다.

자신의 의견이 정치권에서는 낯설어서 반발을 불러오겠지만, 국민의 소리를 반영하는 한 언젠가는 일반적인 의견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안 후보 캠프의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도 이날 "3권 분립을 위해서 대통령부터 어떻게 특권을 내려놓을지 얘기했고, 5대 권력기관에 대한 문제제기도 했다"면서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것은 정치가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가장 분명한 국민적 실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중앙당이 국회의원을 꼭두각시로 만드는 거대 권력기관이 안되게 하겠다는 약속과 실천이야말로 정치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과 정치권의 큰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들이 바라는 점에 기득권을 내려놓고 호소하는 차원으로 다시 한번 깊은 고민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정치권에 촉구했다.

더불어 민주당에는 "민주당 입당론의 좁은 틀을 넘어서서 연대, 연합론으로 나온 것에 대해 뒤늦게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민주당이 우리 사회 민주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해온 것에 대해 인정한다. 동시에 민주당은 안 후보가 새로운 시대의 열망을 받아 실천하려는 시대정신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