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 면전에 국회 개원 지연 책임과 정치인에 대한 소신을 따져묻는 등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는 21일 인사차 국회를 방문한 이 정무수석에게 "반갑다"며 악수를 청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해외순방 중이냐"라고 말을 건넸다.

이에 이 수석은 "경제위기 때문에 해외에 안 갈 수가 없다"며 "중남미 쪽으로 출장갈 때는 고도가 높아서 약을 준비해야 한다. 식사를 많이 하고 가면 힘들다"고 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 대표는 작심한 듯 "불편한 얘기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이 정무수석이 "불편한 얘기는 안 하면 안되겠냐"고 웃음을 보이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했지만 이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얘기를 꺼냈다.

이 대표는 "국회가 공전되는 것의 핵심은 민간인 불법사찰 청문회와 국정조사 때문"이라며 "잘 알겠지만 청와대가 관여됐다는 건 피할 수가 없는 일이다. 특히 관봉이 있는 돈이 나온 것은 뻔한 것이다.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쓰는 돈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총리실은 돈이 1억원 밖에 없어서 (5000만원을) 한꺼번에 쓸 수 없다"며 "총리였던 내 자신도 당시 1000만원 밖에 안 썼다. 5000만원을 썼으면 총리실이 안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청와대 쪽에서 이 문제를 '국회에서 당당하게 국정조사를 하라'고 말하는 것이 낫다"며 "이 점은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할 사안이니까 대통령에게 꼭 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더해 이 대표가 "시중에 '의중 정치'를 한다는 말이 많다"며 "대통령의 의중과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의중이 뭐냐면서 이를 파악하려고 애쓴다는 것"이라고 청와대와 여권의 정치행태를 꼬집었다.

이에 내내 표정이 굳어있었던 이 정무수석은 곤란한 듯 "허허"라며 민망한 웃음을 보였다.

또 이 대표가 "이 정무수석은 학자 아니냐. 학자면 소신을 가지고 해야지"라고 말하자 이 정무수석은 "책을 오래 안 읽어서 큰일났다"고 즉답을 피한 후, "관봉은 민간기업에서도 쓰는 것"이라며 해명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이 정무수석의 입을 막으며 "우리가 조사해봤는데 검찰이 관봉 돈을 내준 시중은행만 조사하고 돈을 받은 사람은 조사하지 않았다"고 일침을 가하자, 이 정무수석은 "잘 모르겠지만 나올 것(해결할 것)은 다 나와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