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FTA 폐기하면, UN 가입도 철회해야

경제부처 고위 공직자들이 선거를 앞두고 연일 정치권에서 쏟아내는 포퓰리즘 공약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는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 특별법"을 두고 위헌소지는 물론, 아예 말도 안 되는 입법안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신제윤 1차관은 14일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저축은행법 개정안과 관련 위헌적 요소는 물론 시스템 자체도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직생활 30년 동안 여러 번 선거를 치러봤지만 요새가 가장 심한 것 같다며 저축은행법 개정안을 비롯한 정치권의 각종 포퓰리즘 공약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저축은행법 개정안 사태가 포퓰리즘 입법의 전형적인 사례라는 얘기다.

이번에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저축은행법은 저축은행 부실사태로 인해 피해를 본 5000만원 이상의 예금주에 대해 그 손실분의 일정부분(초과액의 55% 가량)을 예금보험공사 재원으로 보상해 주는 내용이 골자다.

신 차관은 지속가능성 없는 것은 결과적으로 후손들에게 부담을 주게 된다면서 저축은행 문제도 지속가능성이 없다. 다음에 사건 나면 어떡하냐. (그렇게 따지면) 정부 책임이 없는 게 어디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동안 삶의 질을 높였다고 하면 우리세대도 다음세대를 위해 (일정 부분) 해 줘야 하는 책무가 있어야 한다며 가뜩이나 노령화, 저출산 문제로 후손들에게 줄 게 별로 없는데 이런거(저축은행법)마저 한다면...이라며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정치권의 내놓고 있는 각종 복지공약에 대해서도 작심한 듯 거침없이 쓴 소리를 했다.

그는 최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내놓은 복지정책 예산 수요가 얼마 정도 될 것 같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도 많아서 계산이 안나온다면서, 현재 예산실과 장기전략국에서 검토하고 있는데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지만, (약간 과장한다면) 거의 1년 GDP 정도 나오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어디서 돈을 가져다 쓸 것인지 (선심성 복지 정책 등이) 뭐가 나오면 항상 재원을 따져봐야 한다며 선심성 공약에 대한 면밀한 재원분석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신 차관은 또 재벌개혁 문제와 관련해선 합리적으로 깨는 것은 좋은데. 때리기만 하면 (기업들이) 해외 투자만 할 것이다. 개방화시대에 맞는 정책이나 공약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것은 무시하고 (비판)하는 것은 문제다라고 답변했다.

유럽 재정위기 문제에 대해선 유럽문제는 오래갈 것이다. "빚은 빚"일뿐 좋은 빚은 따로 없다며 빚이 많다는 것은 자기소득보다 많이 썼다는 것이고, 부채 비율이 올라갔다는 것은 미래소득을 미리 썼기 때문에 향후에 빚을 갚는 동안 내핍할 수밖에 없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신 차관은 민주통합당 등 야당의 한ㆍ미 FTA 폐기 주장에 대해 문제점 있는 공약이라며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자들과 문제가 되는 정치권 공약에 대해 논의하던 중 한ㆍ미 FTA가 대표적인 것이라며 한ㆍ미 FTA 폐기하면 안 된다. 그러면 UN가입도 철회해야 한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