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최장기 파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SC제일은행이 20일 국면전환을 위한 대표자 협상에 돌입한다.

SC제일은행의 대표자 협상이 재개된 것은 지난 10일 리차드 힐 행장이 노조원 2800여명이 집결해 있는 강원도 속초를 방문한 이후 열흘만이다. 

일단 SC제일은행 안팎에서는 이날 협상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미 40여곳의 영업점을 폐쇄하는 등 고객불편을 나몰라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수신감소 등의 후폭풍도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역시 장기 파업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비정규직으로 일감이 몰리면서 "노노(勞勞)갈등" 양상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감지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이번 파업사태에 대한 경고에 나서는 한편, 최악의 경우 직접적인 개입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는 점은 노사 모두에게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첨예해 곧바로 협상타결로 이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면서 그러나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만 형성된다면 장기파업은 이쯤에서 일단락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SC제일은행 노조는 사측의 개인성과급제 도입 추진에 반대해 지난달 2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은행 파업은 지난 2004년 6월 옛 한미은행 파업사태 이후 7년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