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절세상품 축소, 사업용계좌 도입-올라가는 "세부담" 온도계
자영사업자ㆍ근로소득자 세부담 늘어난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자영업자 세원관리 강화기조에 따라 각종 제도가 신설 또는 개편, 자영자의 세부담이 올해 눈에 띄게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근로자의 경우에도 소수공제자 추가공제 폐지 등 세부담 체감도 상승요인이 뚜렷하다. 다만 자영자의 세부담 증가는 대국민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즉 피할 수 없는 "기류(氣流)"라는 것이다>>

올해부터 비과세ㆍ저율과세 금융상품 혜택이 축소된다. 9%의 저율분리과세가 적용되고 있는 세금우대종합저축의 가입한도가 1/2수준으로 낮아졌고 20세 미만 미성년자들은 2000만원 이하 농ㆍ수협 예탁금 이자소득세 비과세 상품에 가입이 원천 제한된다. 

그동안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분야에 대한 손질이 가해지기는 했지만(손질의 효과는 당초 정부가 목표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이를 활용하는 납세자들의 세부담은 다소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각종 제도의 신설, 개편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세부담 증가요인도 뚜렷하다. 이중에서 특히 변호사ㆍ의사ㆍ세무사ㆍ회계사 등 전문직 자영업자들은 그동안 내지 않았던(?) 세금까지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 전문직 자영업자들에 대한 과세강화는 "국민적 공감대"라는 무시할 수 없는 뒷배경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회투명성 강화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동참"에 속한다.

□ 세금우대종합저축 저율과세 적용한도 "1/2" 축소=사실 일반 근로자 등이 4000만원 이상의 예금을 은행에 예치해두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세금우대종합저축이 그동안 "부자들을 위한 제도"라는 눈총을 받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해까지 세금우대종합저축은 ▲20세 이상 거주자는 4000만원(계약기간 1년 이상) ▲노인(남 60세, 여 55세)ㆍ장애인ㆍ고엽제 피해자ㆍ광주민주항쟁 유공자 등 6000만원(계약기간 1년 이상)까지 가입이 허용되고 있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이자소득에 대해 9%의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저율과세 적용 가입한도가 20세 이상 거주자에 한해 2000만원으로 대폭 축소된다. 아울러 전에 없던 일몰 규정까지 생겨 오는 2008년까지만 적용된다.

이후 특별한 개정움직임이 없을 경우 혜택은 자동적으로 폐지되게 된다. 이에 따라 한 가구당 저율의 세율이 적용되는 세금우대종합저축 가입한도는 내년부터 4000만원(기존 80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와 함께 그동안 허용되어 왔던 20세 미만 미성년자들의 2000만원 이하 농ㆍ수협 예탁금 이자소득세 비과세 상품 가입도 원천 제한된다.

□ 소수공제자 추가공제 폐지, 독신근로자 세부담 "UP"=그동안 독신근로자 가구, 무자녀 맞벌이 근로자 가구 등이 적용 받아왔던 소수공제자 추가공제 제도가 폐지되고 다자녀가구 추가공제가 도입되면서 이들 근로자 가구의 세부담 체감도가 상승할 전망이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인책의 하나로 소수공제자 추가공제를 다자녀가구 추가공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맞벌이부부, 2인 이하 자녀"가 대세인 현 실태를 외면한 시대착오적 정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소수공제자 추가공제 폐지로 인해 맞벌이 가구의 세부담 증가가 불가피해졌다. 예를 들어 소득합계가 4000만원인 맞벌이 부부의 경우 현재 세부담이 42만원인데 반해, 내년부터는 51만원으로 21% 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 전문직 종사자, 세부담 "정상화"=변호사ㆍ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에 대해서는 세부담 증가라는 표현보다는 세부담 "정상화"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이 사실. 그만큼 이들의 세원이 있는 그대로 양성화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양상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이들 전문직 자영자들에 대한 "과세그물망"이 전에 없이 촘촘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성역(聖域)화 되어 있던 변호사들에 대한 과세체계가 대폭 강화됐다.

7월부터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수입금액에 상관없이 현금영수증, 신용카드 가맹이 "의무화"된다. 가맹을 거부할 경우 세무조사, 가산세 부과 등 패널티가 주어진다.

이들 전문직 종사자들은 또 올해부터 무조건 복식부기 의무가 부여되고 "단순경비율"적용이 배제된다. 아울러 15개 전문직사업자(변호사, 의사, 법무사 등)들은 7월부터 수입금액명세서를 무조건 과세관청에 제출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세원파악을 위해 미용ㆍ성형수술 비용, 한약조제비 등 비보험 병과 의료비 소득공제가 시행된다. 의사들의 소득파악을 제고하고 혜택은 근로자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 제도 시행의 목적이다.

□ "사업용 계좌" 도입 등 자영자 세원파악 강화된다=자영자들에 대한 세원관리강화를 위한 각종 제도 개선책이 시행됨에 따라 이들의 세부담 증가도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이는 표현상의 문제일 뿐이다. 사실상 이 같은 조치들은 자영자에 대한 사실상의 과세 "정상화" 조치들이며 다소 "강제성"과 "패널티성"을 동시에 함축하고 있다는 특징을 안고 있다.  

복식부기 의무가 부여된 53만여 자영자(전문직 종사자 포함)들은 "사업용 계좌"를 개설해 사업상 필요한 금융거래를 이 계좌를 통해서만 해야한다. 자영자들의 사업상 금전흐름도를 꿰차 소득탈루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현금영수증 발급거부시 세무조사를 받고 또 소비자들에 의해(발급거부 신고포상제도) "고발"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도 눈에 띄는 개선사항이다. 결과적으로 자영자들의 세금 부과 원천인 매출을 고스란히 밝혀 낼 수 밖에 없는 시스템으로 점차 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제도의 시행은 결과적으로 시대적 대세라는 확고한 명분을 확보했지만 지금 당장, 해당 사업자들이 느끼는 세부담 체감도가 상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