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국세청이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특별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세무회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1월 중순 경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원들을 서울시 중구 퇴계로에 위치한 SK브로드밴드 본사에 사전예고 없이 투입, 세무 관련 장부들을 확보고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세무조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되어 현재 세무조사 유예기간 중인 기업이다. 그런데도 갑자기 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이 들이닥친 배경에는 구체적인 조세포탈 혐의가 포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조사4국이 투입된 비정기 세무조사에서는 오너 일가뿐만 아니라 법인 자금의 흐름 과 일감몰아주기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게 된다. 만약 조사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이나 조세포탈혐의 등이 명백할 경우에는 조세범칙조사로 전환되어 검찰에 고발되기도 한다.

세무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2020년 4월 SK브로드밴드에 합병되기 이전 티브로드에서 벌어진 지분 이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3회계연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티브로드가 합병 이전에 추진한 기업 상장(IPO )시도와 실패 과정에서 지분 매각과 재매수가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합병 이전 티브로드는 태광산업과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지분 다수를 지배하고 있었다. 실제 티브로드는 2014년 기업 상장(IPO) 추진 과정에서 사모펀드사인 IMM PEJNT 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하 IMM컨소시엄)에 1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를 발행하고 IMM컨소시엄에 매각한 바 있다. 당시 이 전 회장의 지분 11.96%도 IMM컨소시엄에 1000억원에 넘겼다.

당시 티브로드와 IMM컨소시엄은 2017년까지 티브로드를 상장시키지 않으면 태광그룹과 이 전 회장이 IMM컨소시엄의 지분을 되사도록 하는 콜옵션 행사 조건이 있었다.

이후 티브로드의 상장은 끝내 무산됐고, IMM컨소시엄은 계약에 따라 태광그룹에 콜옵션을 요청했다. 티브로드는 IMM컨소시엄의 지분 20.13%를 3000억원에 자사주 형태로 다시 사들였다.

결국 이 전 회장은 상장 실패 리스크를 전혀 지지 않고 1000억원의 수익을 올린 반면, 티브로드는 2000억원의 손실을 입게 됐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세무조사와 관련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여러 매체에서 확인 없이 기사를 송출하고 있어, 회사에서 대응하여 기사가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티브로드는 SK브로드밴드와 합병 직전인 지난 2020년 2월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약 50억원의 추징금을 부과 받은바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