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대전정부청사.

현재 민간 위탁 중인 국가관세종합정보망을 관세청이 직접 운영해야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간위탁으로 안정성이 떨어지고, 정보 유출 가능성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관세청 고위직 출신들이 돌아가며 '낙하산 사장'으로 내려가는 관행 개선의 필요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관세행정 혁신TF(위원장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최종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관세청은 총 53개 국가관세종합정보망 중 19개 정보시스템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29개 시스템은 국종망운영연합회에 위탁운영 하고 있다.

이에 TF는 민간위탁으로 무역·물류 인프라의 안정성 약화와 영업비밀·조사정보·개인정보 등에 대한 정보보안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장애발생시 하루 약 1579억원의 국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기업 영업비밀·개인정보 482억건을 보유해 정보 유출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TF는 국가관세종합정보망은 수출입과 무역물류를 실시간으로 뒷받침하는 국가 핵심 인프라로, 그 안정적인 서비스 지원은 우리나라 무역 경쟁력 제고와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관세종합정보망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단계적 직접운영 전환 추진과 자체운영 정보시스템의 내실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TF는 현재 관세청이 국가관세종합정보망으로 위탁해 운영하는 업무 중 개인정보 등을 취급하는 핵심 업무에 관해서는 인력과 예산을 확보해 단계적으로 직접운영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또 운영사업자의 특혜의혹을 줄이고 민간의 참여 확대를 위해 보안과 관련성이 낮은 업무 등 민간위탁이 가능한 비(非)핵심 운영업무는 민간경쟁으로 분할 발주할 것을 권고했다. 자체운영 중인 시스템에 대해서는 문제점 진단, 업무절차 개선, 역량강화 교육 등 내실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국제무대에 활약할 관세전문가 육성 필요"

권고안에는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관세청의 국제협력 역량을 강화하고 전략적 관세외교를 추진하는 등 구조적 개선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기업의 해외 통관애로의 해소,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호혜적 협력 확대, FTA 이행 등 관세청의 국제협력 업무의 범위와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데, 순환보직으로 인한 인재 양성 부실 등 관세청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국제협력 역량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TF는 국제협력 인력풀을 확보하고, 주요 교역국에 관세 전문가 파견을 확대하는 등 협력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할 것을 권고했다.

국제관세기구, 관세관 등 해외근무 유경험자, 국제교관, 국제협력 담당자 등으로 국제협력 인력풀을 풍부하게 확보해 보직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해외 통관분쟁 파악, 관세당국과 협력, FTA 활용 지원 등 수출기업 지원의 핵심역할을 수행하는 관세관 파견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국제협력 업무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 전략적 관세외교 수행을 위해 대외협력 업무를 일원화할 것을 권고했다. 중장기적으로 상호 이질적인 정보기술(IT)과 국제협력 업무를 '정보협력국'이라는 하나의 국에서 수행하는 현 체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국제사회 선진공여국의 지위에 걸맞게, 관세행정 차원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일반 혁신사례들의 전파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4시간 맞교대 근무, 4조 2교대로 전환해야"

TF는 정부부처 중 유일하게 24시간 격일제 근무를 하고 있는 세관의 여행자 통관 및 감시부서의 문제도 이번 권고안에 담았다.

TF는 그동안 관세청은 업무량 증가 규모에 비해 인력 증원이 미미해 관세행정 정보화․업무효율화로 급증하는 업무량에 대처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경관리의 첨단화, 외환조사의 중요성 증대, 해외직구와 FTA의 확대 등 환경변화는 관세행정 수요의 폭증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TF의 지적.

TF는 대내외 관세행정 환경과 수요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조직과 개인의 발전을 유도할 수 있는 균형적인 인사의 방향성과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TF는 무엇보다 단기적인 인력 재배치와 함께 FTA체결 확대, 무역거래 복잡화, 현장서비스 강화 등 인력증대 요인과 4차산업혁명 신기술 접목 등으로 인한 인력감축 요인을 종합 분석한 자체 '중기인력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현장 서비스 강화를 위해 현장중심의 조직 정비와 인력 재배치 등 합리적인 조정을 검토하고 현장 부서에 대해서는 다양한 지원 시책을 준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부처 중 유일하게 시행되고 있는 24시간 맞교대 근무체계를 개선해 교대근무 인력의 근무여건이 향상될 수 있게끔 단계적인 전환 계획을 세워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의 24시간 2조 1교대 근무체계를 단계적으로 3조 2교대로 전환하고, 최종적으로 4조 2교대로 전환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TF는 조직 구성원의 다양성을 포용하고 조직내 소수자를 배려할 수 있는 균형인사의 방향성을 정립할 것을 권고했다.

단기적으로 승진시 7·9급 공채와 여성 비율을 적실성 있게 확대하고, 소수 직렬(방송통신·해양수산·공업 등)의 업무영역 발굴 등 균형인사의 기반을 치밀하게 닦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여성, 소수직렬 중 우수인력에 대한 주요 보직 보임을 확대해 구성별 우수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밖에 TF는 세관 청사 내 어린이집 확충 등 육아환경 조성 노력도 지속해 육아와 관련한 양성이 평등할 수 있는 직장환경을 구현할 것을 권고했다.

"'신(新) 성과관리 제도' 성공적 정착 필요"

TF는 현장 중심의 '신(新)성과관리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관세청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세청은 4년 연속 성과관리 최우수기관(2007~2010년)과 정부업무평가 종합우수기관(2014년, 2016년, 2017년)에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평가에 치우친 업무추진 등 성과제도의 목적과 달리 국민의 요구와 괴리된 행정이 이루어졌고, 직원들의 불만과 피로도가 증가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올해부터 현장중심의 업무혁신을 목적으로 신(新)성과관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TF는 장기간 할당된 목표값 달성에만 치중했던 수동적 업무방식에서 벗어나 현장 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실질적 성과창출을 위해 일선세관 지원방안을 구체화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현장의 역량강화를 위해 성과관리 전문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일선세관을 방문해 담당자를 대상으로 현장 컨설팅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또 성과관리 매뉴얼을 작성하고 각 세관별 성과목표, 그간 운영된 성과지표 등을 풀(Pool)로 제작해 일선세관에 배포해야 한다고 권했다.

이와 함께 토론과 합의의 과정을 충실히 거쳐 현장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현장에서 가장 적합한 지표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F는 관세행정 본연의 가치를 기준으로 제도시행 이후의 추진현황을 과거 통합성과관리(CPM) 제도와 비교해 분야별 왜곡요인을 분석하고 보완해 효과적인 관리제도로 완성해 나갈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