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이 국세청 비서들의 공금유용과 근태불량 의혹 조사에 나선 가운데 비서들 무단결근 의혹 확인에 나선 국세청 노무팀이 사실상 단속정보를 비서들에게 사전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오후 5시 9분.

국세청 세종본부 XXXX국과 XXXX실 공무직 비서 두 명이 무단결근했다는 제보가 국세청 운영지원과에 접수됐다.

국장 두 명이 이른 아침 서울 출장을 나갔는데 자리에 남아 있어야 할 공무직 비서가 하루종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휴가계도 없고, 출장계도 확인이 안 되는 상태.

국세청 직원들 사이에서 무단결근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제보를 접수받은 국세청 운영지원과는 제보받은 지 5분여 만인 5시 15분께 노무팀에 관련 의혹을 전달했고, 노무팀은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노무팀은 XXXX국과 XXXX실 수석팀에 연락해 비서들 무단결근했는지 확인하러 간다고 미리 연락한 것이다.

연락을 받은 부서들은 자리에 없던 공무직 비서들에게 서둘러 자리에 들어오라고 연락을 취했고, 노무팀장은 자리에 들어온 비서들을 보고 무단결근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국세청 운영지원과 노무팀과 XXXX실은 세종본부 청사 12층을 쓰며, XXXX국은 8층에 불과하다.

불시 확인을 사전에 알려주고 했다는 것도 이상하지만, 더 이상한 것은 일처리 방식이다.

세종 정부청사관리본부에는 국세청 및 세종시 모든 청사 내 안면인식 입출입 기록이 빠짐없이 남아 있다.

전화 한 통이면 간단히 확인할 수 있지만, 국세청 노무팀은 확인하지 않았다.

국세청 노무팀은 11일 오후 6시 50분께 안면인식 입출입 기록을 확인할 것을 요구받았지만, 12일 낮 12시까지 입출입 기록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뭉개기 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국세청 직원들 사이에선 이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세청 직원 A씨는 “관리자들은 관심 없고, 담당자들은 쉬쉬하며, 직원들은 참고만 있으니 호의나 사소한 일탈이 권리가되고 이젠 월권과 사달이 나도 손 못 쓰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며 “조사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뭉개라고 전달받은 거나 다름없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비서들이 고위공무원들과 가까이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더 높은 대우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국세청 비서들은 국세청과 계약 맺은 공무직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국세청 공무직 노조 위원장과 부위원장, 대의원 7명을 모두 점유하는 등 공무직 노조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비서 등 사무보조원들은 일괄 호봉제에 상여금 120%를 주지만, 다수의 공무직 직군은 직군에 따라 등급을 매겨 급여를 차등 지급하고 있다. 상여금도 공무직 비서들은 200만원 가량 가져가지만 여타 공무직은 3분의 1 수준인 75만원이다.

국세청 노무팀 관계자는 왜 청사 입출입 기록을 확인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

국세청 노무팀 관계자는 “아직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 본지는 국세청 공무직 비서 의혹  관련 부실 조사와 갑질에 대한 추가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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