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인은 2010.11.29.부터 2014.9.30.까지 벤처기업에 해당하였던 A회사와 사이에 2011.11.4. 청구인이 A회사로부터 신주를 인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주식인수계약(이하 “이 사건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하였고, 2011.11.7. 이 사건 주식인수계약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2011.11.7. A회사에 입사한 뒤, 2011.11.23. A회사에 주식인수대금을 지급하고 신주를 배정받았다. 청구인이 위 과정에서 인수한 주식은 A회사가 2014.10.1. 코스닥 상장회사인 B회사에 흡수합병되면서 B회사 주식으로 변경되었다.

청구인은 위 과정을 통해 보유하게 된 B회사 주식을 2015.1.부터 2015.12.까지 장내에서 매각한 뒤(이하 “이 사건 주식 양도”)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였다. 그 뒤 청구인은 이 사건 주식 양도가 이 사건 특례규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어 양도소득세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아 양도소득세 경정청구를 제기하였다. 처분청이 청구인의 경정청구를 거부하는 처분을 하자 청구인은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하였다.

조세심판원에서는 이 사건 주식 양도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하기 위한 아래 2가지 요건이 충족되었는지의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이 사건 특례규정의 또 다른 요건인 벤처기업 대상 요건이나 출자방법 요건 등은 사안에서 쟁점이 되지 않았으므로 논의를 생략한다).

조세심판원은 특수관계의 존부는 증자대금이 모두 납입된 때인 “출자”가 이루어진 때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라며, 청구인이 2011.11.4. 이 사건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한 것은 사실이나, A회사 입사일인 2011.11.11.로부터 12일 이후인 2011.11.23. 주식 인수대금을 납입하였으므로, 청구인이 증자대금의 납입을 완료한 때에는 A회사 직원으로서 청구인과 A회사 간에 특수관계가 있었고, 따라서 특수관계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으므로 청구인의 청구가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조세심판원은 당초 출자에 의하여 취득한 주식이 합병으로 인하여 합병신주가 된 경우 당초 출자에 의하여 취득한 주식의 보유기간에 합병 신주의 보유기간까지 포함하여 3년의 요건을 판단할 수 있다는 별도의 규정이 없고, 청구인이 A회사에 출자한 날(2011.11.23.)로부터 합병일(2014.10.1.)까지의 기간이 2년 10개월로 3년에 미치지 못하는 바, 3년 경과 요건 역시 충족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조세심판원은 소득세법 제98조에서는 자산의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 그 취득시기 및 양도시기는 대금을 청산한 날이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당 자산의 대금을 청산한 날로 한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증자대금 납입시를 기준으로 특수관계 존부 요건을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위 규정은 규정의 문언대로 “자산의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에 한해 적용되는 것으로, 특수관계 여부 판단에 있어 출자시기를 간주하는 규정이 아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자산 양도에 있어 소득세법 제41조 및 동법 시행령 제98조의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²⁾ 적용 시, 소득세법 제98조에서 “취득시기”뿐만 아니라 “양도시기” 역시 대금을 청산한 날을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양도차익의 계산은 소득세법 제98조에 따라 대금청산일을 기준으로 판단하되, 그 원인되는 매매계약일을 기준으로 특수관계의 존부 및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였다(대법원2007두14978, 2010.05.13.).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은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회피하거나 경감시켰다고 하는 경우에 과세권자가 이를 부인하고 법령에 정하는 방법에 의하여 객관적이고 타당하다고 보이는 소득이 있는 것으로 의제하는 제도로서, 경제인의 입장에서 볼 때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행위계산을 함으로 인하여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으로(대법원2007두14978, 2010.05.13.), 그 규정취지는 특수관계 있는 자와의 거래가 거래형태를 빙자ㆍ남용함으로써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한 경우 객관적으로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소득이 있었던 경우와 똑같이 과세함으로써 과세형평을 기하고자 함에 있으며 일반적으로 공평과세의 원칙 내지 실질과세의 원칙의 구체적 태양으로 이해되고 있다.³⁾ 소득세법 제101조 제1항에서는 ① 거주자의 행위 또는 계산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로 인하여 ② 소득에 대한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⁴⁾ 법문의 형식 및 규정내용 상 특수관계인과 부당한 거래를 한 경우에 한해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 적용이 가능하므로 두 가지 요건의 판단 기준 시기는 동일해야만 할 것이다. 부당한 거래 해당 여부는 가격을 포함한 계약조건을 정하는 날 결정되는 것이므로 특수관계 해당 여부 역시 당연히 그 계약일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부당한 거래에 해당하는지의 여부가 계약 체결일 성립함에도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에 해당하는 지의 여부는 잔금 청산일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되면, 특수관계인과의 부당한 거래에 대해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을 적용할 것을 정한 법령에 위배되는 해석이 될 수밖에 없다. 잔금의 청산은 체결된 매매계약의 이행 결과일 뿐, 계약의 조건이나 내용을 결정하는 법률상 행위로 평가될 수 없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⁵⁾

나아가, 이 사건 특례규정은 벤처기업이 창업자금 및 신기술사업화 자금 등을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모험자본에 대한 과세특례를 부여하고자 마련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대법원2013두6633, 2014.10.27.). 특수관계에 있는 벤처기업에 대한 출자를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특수관계인들은 이미 벤처기업과 이해관계를 함께하고 있어 특례규정을 두지 않더라도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므로 굳이 조세특례규정을 적용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구인은 2011.11.3. 특수관계가 없는 벤처회사였던 A회사에 출자하는 결정을 하면서, 이 사건 주식인수계약에 포함된 내용에 따라 2011.11.7. A회사에 입사하게 된 것인바, 청구인의 A회사 주식 인수는 모험자본에 대해 과세특례를 부여하고자 마련된 이 사건 특례규정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는 모험적 출자에 해당한다.⁶⁾

결국 특수관계 존부는 계약의 중요 조건이 결정되는 원인 계약일을 중심으로 따져 보아야 하는 것이지, 사실행위로서의 대금청산일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아직 대금이 입금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계약을 통하여 대금의 지급의무가 발생하였다면 당해 계약 체결로 인한 권리의무의 발생시점이 특수관계인 해당 여부의 기준점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조세심판원의 결정은 실질적인 권리의무가 아니라 형식적인 외관으로 특수관계 요건을 판단한 것으로서, 특수관계인에 관한 법령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위법한 해석의 결과를 가져왔다.

대상 결정은 A회사가 B회사에 흡수합병되는 과정에서 A회사 주식이 소각되고 B회사 주식이 배정된 사실에 주목하여, A회사 주식과 B회사 주식이 별개의 주식에 해당한다고 보아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아래 사정을 살피면 대상 결정과 달리 합병 전후 주식은 동일한 주식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합병이라 함은 2개 이상의 회사가 상법상의 특별규정에 의하여 하나의 회사가 되어 청산절차를 거치지 않고 1개 회사 이상의 소멸과 권리의무의 포괄적 이전을 생기가 하는 일단의 행위로서 이루어지는 법률요건을 말한다.⁷⁾

현행 조세법은 피합병법인의 주주가 구주를 반납하고, 합병 신주나 그 밖의 합병대가를 교부받는 경우,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고 합병 시점에 신주 발행가액과 구주 취득가액의 차액을 의제배당으로 과세하고 있다.⁸⁾ 즉, 합병 결과 피합병법인의 주주가 피합병법인의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보는 것아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것으로 법령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소득세법상 주식 양도소득 세율 적용 시 고려되는 보유기간을 판단하기 위해 마련된 소득세법 제104조 제2항 본문 및 제3호에서도 합병에 의해 합병신주를 양도한 경우, 소멸한 피합병법인의 주식 취득일을 합병신주의 취득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구 조세특례제한법에서 정한 용어 외의 용어에 관해서는 개별 세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예에 따르도록 규정된 점을 고려하면(구 조특법 제2조 제2항), 소득세법상 주식 보유기간에 관한 판단에서와 같이 이 사건 특례규정 적용에 있어 합병전후의 주식도 동일한 주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3년 경과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은 피합병회사의 주주인 법인이 회사 합병으로 피합병회사의 주식에 갈음하여 존속회사 또는 신설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에, 그러한 합병구주와 합병신주의 교체는 당해 법인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합병구주를 처분하고 합병신주를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피합병회사가 다른 회사와 합병한 결과 당해 법인이 보유하던 재산인 합병구주가 합병신주로 대체되는 것에 불과하다(대법원2008두2330, 2011.02.10.)고 하여, 합병으로 인한 주식의 교체가 주식의 양도가 아니라 주식의 교환을 통한 재교부임을 명확히 하였다.

본 사안 역시 위와 같은 경우, 청구인은 2011.11.23. 취득한 주식을 2015.1.9. 이후 매각하여 3년 경과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