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종합회사의 회계부서를 도와 연결결산을 수행하고 있는 진표에게 회계부서장이 다가와 해외법인 재무제표는 ‘환산’이 중요하니 잘 검토하라고 조언을 해준다.
“환산!?”
진표가 알기로는 찰스종합회사처럼 개별회사는 각각의 외화채권 및 채무에 대하여 개별결산에서 환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외법인에 대한 환산을 한다니 좀 이상하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회계부서장에게 다가가서 물어봤더니, 본인이 이야기한 환산은 외화채권 및 채무에 대한 개별결산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연결결산을 위해 ‘보고통화’로 작성된 재무제표를 찰스종합회사의 ‘그룹통화’인 원화로 바꾸는 작업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보고통화!?”, “그룹통화!?”
친절한 회계부서장의 이야기를 듣던 진표는 머리가 점점 더 복잡해지기만 한다.

‘환산’이라는 용어의 오해

회계법인에서 연결감사 및 연결결산관련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한 경험으로 저자는 웬만한 질문에는 당황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는데, 한번은 연결결산 절차를 설명하면서 고객이 던진 질문에 매우 당황한 기억이 있다. 바로 ‘외화재무제표 환산’ 절차를 설명했더니, 한 고객이 그럼 더 이상 본인들은 개별결산에서 환산절차를 수행하지 않아도 되냐는 질문이었다.
당시 연결결산과 관련된 업무에 몰두해있던 나머지 ‘외화재무제표 환산’이라는 절차와 개별 결산에서 진행하는 ‘외화채권 및 채무 환산’ 절차를 오해할 거라고 미처 생각하지는 못했지만, 연결회계를 접하지 못한 실무담당자들에게는 충분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
강조해서 이야기하면 ‘외화재무제표 환산’ 절차는 개별 결산에서 진행되는 ‘외화채권 및 채무의 환산’ 절차와는 다르다. 연결회계는 개별 결산이 완료된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지배회사와 종속회사의 재무제표를 합산하는 과정에서 시작한다. 즉, 개별 결산단계에서 ‘외화채권 및 채무 환산’ 절차는 이미 완료되어 있는 상태라는 의미이다.
지배회사와 종속회사의 재무제표를 합산하기 위해서는 지배회사와 종속회사가 작성된 재무제표 상 통화가 동일해야 한다. 만약 지배회사가 한국에 소재한 회사이며 재무제표가 원화로 표기되어 있는데, 종속회사가 미국에 소재한 회사라 재무제표가 달러로 표시되어 있다면 어떨까? 이런 경우 재무제표에 표시되는 통화가 동일하지 않으면 지배회사와 종속회사의 재무제표를 합치기는 어렵다. 따라서 재무제표를 합산하기 위해서 지배회사 또는 종속회사가 작성한 재무제표의 통화를 하나의 통화로 통일시키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외화재무제표 환산’이다.
일반적으로 연결재무제표의 작성 주체는 지배회사가 되므로 연결재무제표 상 통화는 지배회사의 재무제표 상 통화가 된다. 따라서 종속회사는 자국 통화로 표시된 재무제표를 지배회사의 재무제표 상 통화로 변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결회계 상 통화 유형의 구분

연결회계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짚고 넘어갈 부분 중의 하나가 통화 유형이다. 연결결산을 하다 보면 3가지 유형의 통화를 자주 접하게 되므로 이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배회사인 한국 회사와 종속회사인 중국 회사가 있다고 하자. 그리고 지배회사와 종속회사 간에 거래를 할 때는 USD로 한다고 한다면, 지배회사인 한국 회사와 종속회사인 중국 회사는 각각 KRW와 CNH 기준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공시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통화를 보고통화 (Local Currency)라고 한다. 또한, 한국 회사와 중국 회사는 지배-종속 관계에 있기 때문에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하는데, 지배회사와 종속회사의 재무제표를 합산하기 위해 활용되는 통화는 KRW로 이를 그룹통화 (Group Currency)라고 한다. 또한 한국 회사와 중국 회사는 둘 간의 거래에 대하여 USD로 주고 받기로 하였는데, 거래 목적으로 주고 받기로 약속한 통화를 거래통화 (Transaction Currency)라고 한다.

< 그림1. 연결회계 상 통화의 유형 >

외화재무제표를 환산하는 기준

이상으로 살펴보면 연결절차 상 ‘외화재무제표 환산’이란 종속회사가 작성한 보고통화 (Local Currency)를 연결결산 목적으로 그룹통화 (Group Currency)로 바꾸는 과정을 의미한다. 즉, 종속회사인 중국회사가 CNH로 작성한 재무제표를 KRW로 변환¹⁾ 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실제 외화재무제표를 그룹통화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적용되는 환율은 무엇일까? 연결회계 기준에서는 자산 및 부채 항목은 기말환율, 손익항목은 발생 당시 환율을 기준으로 외화재무제표를 환산하도록 되어 있다. 손익항목의 경우에는 발생 당시 환율을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변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실무적으로는 연평균환율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종속회사가 소재하는 국가에서 인플레이션 등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연평균환율이 적정한지 검토가 필요하다. 인플레이션이 연중에 발생했다면 발생 당시 환율로 작성된 손익계산서와 연평균환율로 작성된 손익계산서의 수치는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1) 물론 그 전에 한국회사와 중국회사가 USD로 거래한 내역은 각각의 보고통화인 KRW 및 CNH로 환산하여 개별재무제표에 이미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
< 그림2. 외화재무제표 환산 기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