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시점이 다가오면서 회계부서는 이래저래 분주하다. 특히나 찰스종합회사는 여러 종속회사들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서 연결결산도 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 쓸 부분이 이만저만 많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연말 결산 시점이 다가오면 회계부서장은 조금 예민한 편이라는 사실을 기획부서장인 태윤이도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유독 회계부서장이 조금 더 예민한 거 같아 태윤이가 따로 물어봤더니 종속회사 중 한 회사의 결산일정 때문에 속을 썩는다는 것이다.
이유를 들어보니 찰스종합회사의 결산종료일이 12월말 법인인 반면에, 해당 종속회사의 결산종료일은 3월말 법인이란다. 문제는 찰스종합회사가 연결결산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종속회사의 12월말 결산자료가 필요한데 해당 종속회사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몇 번을 재촉해야 마지못해 결산자료를 준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기획부서장인 태윤이의 입장에서는 인수대상 회사의 결산일정까지는 챙길 여유가 없었다. 또한, 회사를 인수할 때도 인수시점이 제각각일텐데, 그렇다고 인수시점마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면 어떻게 종속회사의 인수시점 재무제표를 찰스종합회사에 반영할 수 있었을까? 태윤이의 기억에 이번에 문제가 되는 회사도 인수일자가 11월 중순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지배회사와 종속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에 차이가 난다면 어떻게 할까?

요즈음에는 대부분 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 즉 결산종료일이 12월말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종종 결산종료일이 5월말 법인도 있어 감사했던 기억이 난다. 뜬금없이 결산종료일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지배회사와 종속회사의 결산종료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연결재무제표 작성의 기본적인 개념은 지배회사와 종속회사를 하나의 연결실체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이야기하면 지배회사와 종속회사의 결산종료일은 동일해야 하며, 지배회사와 종속회사의 결산종료일이 다른 경우에 재무회계기준에서는 지배회사의 결산종료일을 기준으로 종속회사의 재무제표를 재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연결대상 범위에 편입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종속회사의 결산종료일을 변경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지배회사의 결산종료일 및 종속회사의 결산종료일을 기준으로 각각 장부를 작성하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선 보고기간 종료일인 결산종료일에는 월별 결산 등에서는 진행하지 않았던 충당부채, 재고자산평가 등 발생주의에 따른 다양한 결산조정절차가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결산종료일에 확정된 당기순이익은 차기로 넘어가게 되면 이익잉여금으로 재조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들이 있기 때문에 종속회사의 결산종료일을 지배회사에 맞춘다는 것은 결산 장부를 지배회사의 결산종료일에 맞추어 재작성한다는 의미이며 실무상으로 결산 장부를 재작성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재무회계기준에서도 이러한 실무상 이슈를 고려하여 지배회사와 종료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 즉, 결산종료일이 다른 경우에 그 차이가 3개월 이내인 경우에는 종속회사의 결산종료일에 작성된 재무제표를 그대로 활용 가능하다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지배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 사이에 발생한 중요한 거래나 사건은 적절히 반영해야 한다는 보수적인 관점을 여전히 취하고 있다는 한계는 존재한다.
만약 지배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이 3월말이고 종속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이 12월말인 경우에는 종속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인 12월말에 작성된 재무제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다만, 예를 들어 종속회사가 소송에 따른 우발채무를 주석으로 기재하였는데 1월과 3월 사이에 소송이 확정된 경우와 같이 예외적이고 그 금액이 큰 거래의 경우에는 종속회사의 결산일 이후에도 종속회사의 재무제표에 추가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 그림1. 지배회사와 종속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 차이 > ● 원칙 – 지배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에 맞춰 종속회사의 재무제표를 재작성 ● 예외 – 지배회사와 종속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의 차이가 3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종속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을 그대로 활용 가능
지배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이 12월말이고 종속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이 3월말인 경우에도 원칙적으로는 종속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인 3월말에 작성된 재무제표를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배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이 12월말이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3월말까지 연결재무제표를 작성 및 공시할 의무가 있으므로 종속회사의 보고기간 종료일에 따른 재무제표를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 이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종속회사는 연결재무제표 작성을 위해 보고기간 종료일이 12월말을 기준으로 한번 작성하고 종속회사의 개별재무제표 작성을 위한 보고기간 종료일이 3월말을 기준으로 결산을 진행한다. 과거 금융권의 경우, 은행업을 영위하는 법인이 종속회사로 증권업을 영위하는 법인을 지배하는 경우에 이러한 사례가 종종 발생하였다. 은행업은 일반적으로 12월말 법인이 반면에 증권업은 3월말 법인이었기 때문이다.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