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감사 기간에 회계부서장이 씩씩대면서 휴게실에 앉아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기획부서장인 태윤이가 물어보니 외부감사인과 연결회계 대상범위에 대해서 이견이 있다는 것이다. 기말 결산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생각지도 않은 관계회사(C)가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외부감사인이 억지 주장을 편다는 것이다. 회계부서장이 아직도 억울한지 태윤이에게 아래 그림을 그리면서 자기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라고 하였다.

< 그림1. 찰스종합회사와 관계회사 지분도 >
현재 관계회사(B)와 (C)에 대해서는 지분율을 제외하고는 지배력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슈도 없다고 하면서, 관계회사(B)의 경우에는 찰스종합회사(A)가 가지고 있는 지분율이 50%를 넘기 때문에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은 이견이 없었다. 다만, 관계회사(C)의 경우에는 아무리 지분율을 검토해봐도 50%가 넘지 않는데 외부감사인이 연결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서 속이 터진다는 것이다. 기말 기준으로 결산을 완료하려면 이래저래 챙겨야 할 게 많은데 이제 관계회사(C)에 대해서도 연결작성을 위해 준비를 하려니 답답하다는 것이다.
이에 태윤이도 회계부서장에게 무엇인가 도움이 되어야 할 것 같아, 회계부서장이 그린 그림을 자세히 살펴 보았다. 회계부서장 말대로 관계회사(B)의 경우에는 찰스종합회사(A)가 직접적으로 50%를 초과해서 주식을 가지고 있으니 연결대상이 맞아 보인다. 그리고 관계회사(C)의 경우에는 찰스종합회사(A)가 관계회사(B)의 주식을 60% 가지고 있고, 관계회사(C)의 주식은 ① 찰스종합회사(A)가 직접적으로 30% 가지고 있고, ② 관계회사(B)의 주식 60%로 그리고 관계회사(B)를 통해 관계회사(C)의 주식을 30% 가지고 있으므로 결국 찰스종합회사(A)는 ‘60% x 30% = 18%’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따라서 찰스종합회사(A)는 관계회사(C)의 주식을 ① 직접적으로 30% 소유하고 있고 ② 간접적으로 18%를 가지고 있으므로 48%만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태윤이도 회계부서장의 주장이 맞는 것 같다. 그래서 회계부서장에게 외부감사인이 ‘지배력’에 대한 다른 기준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냐고 넌지시 물어봤더니, 외부감사인은 지분율을 가지고만 이야기한다고 가슴을 친다.
아무리 봐도 관계회사(C)에 대한 지분율은 48%로 과반수 미만인데, 외부감사인은 왜 관계회사(C)가 연결재무제표 작성범위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알다가도 모를 지분율 계산 방식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다소 단순화하여 사례를 소개했지만, 해당 사례와 유사한 질문을 독자들로부터 자주 받는 편이다. 그리고 상기 사례의 경우 필자가 외부감사인의 의견이 맞다고 하면 다들 눈이 휘둥그래 진다. 그리고 마치 필자를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상기 사례에서처럼 지배회사(A)가 종속회사(B)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회사(A)가 가지고 있는 관계회사(C)의 지분율을 계산하라고 하면 60% X 30% = 18%로 계산한다. 따라서 지배회사(A)가 관계회사(C)에 대해 소유하고 있는 직접 소유하고 있는 지분율 30%를 포함하여 총 지분율은 48%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지분율 계산 방식은 회계에서는 ‘유효지분율’이라고 하며, 실제 연결재무제표 작성 시 연결결산 효과를 계산하는 데에는 지금 계산한 ‘유효지분율’이 적용된다.
다만, 회계기준에서는 연결범위를 판단할 때만큼은 ‘유효지분율’이 아니라 ‘단순지분율’을 기준으로 연결범위를 판단하도록 되어있다는 사실에 주의가 필요하다. ‘단순지분율’이란 “A사 → B사 → C사” 등의 복잡한 지분구조 하에서 A사가 C사의 주식을 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A사 → B사”의 지배-종속 관계가 성립되는 경우에 “A와 B사가 하나의 연결실체”라는 관점에서 C사와의 지분율을 계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A사가 C사와 지배-종속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단순지분율’ 방식으로 A사가 C사를 소유하고 있는 지분율을 계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그림2. ‘단순지분율’에 따라 계산된 A사가 소유하고 있는 C사의 지분율 >
C사에 대한 연결범위 판단을 위해서 A사와 C사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A사가 C사를 직접적으로 30%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사가 C사의 주식 30%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지분율에 따른 지배-종속관계가 성립되지 않지만, B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지분율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B사를 통해 A사의 C사에 대한 지분율을 파악하려면, 우선 A사와 B사 사이에 지배–종속관계가 있는 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그리고 A사와 B사가 지배–종속관계에 있다면 A사와 B사를 하나의 연결실체(A-1)로 간주하여 C사의 지분율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 지를 확인하면 30%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A사는 자체적으로 C사의 주식 30%를 소유하고 있고, 연결실체 관점에서 A사가 B사를 지배하고 있으므로 B사가 C사를 소유하고 있는 주식수 30%를 각각 합산한 60%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연결범위를 판단하는 기준에 따르면 A사는 C사의 의결권을 가진 주식수를 과반수 넘게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C사를 연결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이러한 계산 방식은 의사결정이 진행되는 절차를 생각해보면 단순지분율이 지배력을 판단하는 데에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선 찰스종합회사인 A사는 관계회사인 C사의 재무 및 영업정책에 30%의 의결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또한 A사의 종속회사인 B사 또한 C사에 30%만큼의 직접적인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리고 찰스종합회사인 A사가 관계회사인 B사를 지배하고 있으므로 B사의 의사는 전적으로 A사에 달려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C사에 대한 의결권은 상식적으로 계산되는 48%가 아니라 ① A사가 C사에 직접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30%와 ② A사가 지배하고 있는 B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30%를 합친 60%이며, C사의 영업 또는 재무정책에 대한 방향성은 전부 A에 따라 좌지우지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연결범위를 판단할 때에는 ‘유효지분율’이 아닌 ‘단순지분율’이 적용됨을 잊지 않아야 한다. 다만, 앞에서 기술한 것처럼 향후 연결재무제표를 작성 시에 연결결산효과를 계산하는 과정에서는 ‘단순지분율’이 아닌 ‘유효지분율’에 따라 연결재무제표가 작성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상기 사례를 기준으로 계산한 유효지분율 및 단순지분율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 그림3. 유효지분율 vs. 단순지분율 계산 결과 요약 >

진도를 조금 더 나가보자!

단순지분율과 유효지분율을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조금 더 복잡한 지분관계를 가지고 설명해보고자 한다. 독자들도 각 관계회사별로 찰스종합회사가 관계회사에 대한 유효지분율 및 단순지분율이 몇 %인지를 계산해보고, 찰스종합회사가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할 대상법인이 어디인지 생각해보자.

< 그림4. 찰스종합회사의 관계회사 지분도 >
우선 A사가 B사의 지분 60%를 가지고 있으므로 A사가 B사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다만, C사의 경우에는 A사가 C사의 지분 30%를 직접적으로 소유하고 있으며 B 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C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A사는 D사의 지분 30%를 직접적으로 소유하고 있으며 B사와 C사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D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우선 C사가 A사가 작성할 연결재무제표의 대상에 포함되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단순지분율을 계산해보자.

< 그림2. A가 소유한 C사의 단순지분율 >
우선 A사는 B사의 주식 50%를 초과하여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A사와 B사는 하나의 연결실체 A-1로 간주한다. 그리고 연결실체 A-1은 A사를 통해 C사의 주식을 30% 소유하고 있으며, 또한 B사를 통해 C사의 주식을 30% 소유하고 있으므로 총 지분율은 60%이다. 따라서 C사는 A사의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에 포함된다.
D사의 경우에도 조금 더 복잡하다. A사는 B사와 C사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D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A사와 D사의 지배-종속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1) A사가 D사의 지분을 소유한 경우, 2) A사가 B사를 통해 D사의 지분을 소유하는 경우 및 3) A사가 C사를 통해 D사의 지분을 소유한 경우의 단순지분율을 각각 산출하여 합산해야 한다.

1) A사가 D사에 대하여 직접 소유한 지분율을 30%이다. 하지만, 30%의 지분율만 가지고는 D사를 지배했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A사가 B사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D사의 지분율을 확인해야 한다.

< 그림5. A사가 소유한 D사의 단순지분율 >
2) 우선 A사는 B사의 주식 60%를 소유하고 있으므로 A사와 B사는 하나의 연결실체인 A-1로 간주한다. 그리고 A-1은 A사를 통해 D사의 주식을 20% 소유하고 있으며, 또한 B사를 통해 D사의 주식을 30% 소유하고 있으므로 총 지분율은 50%이다. 하지만, 총 지분율 50%는 과반수를 넘지 않기 때문에 해당 구조만 보면 연결대상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A사가 C사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D사의 단순지분율도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그림6. A사가 B사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D사의 단순지분율 >
3) 우선 A사는 C사의 주식을 30%만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A사와 C사는 지배 - 종속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A사가 C사에 대한 의사결정권이 없으므로, C사는 A사의 개입을 받지 않고 D사에 대하여 40%의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A사는 C사를 통해서는 D사의 의사결정권에 개입할 수 없다. 아무리 A사가 40%의 지분율에 따라 C사에게 D사에 대한 영업 또는 재무정책에 개입하려고 해도 C사의 기타 60%의 주주가 반대한다면 헛일이기 때문이다. 다라서 A사는 C사를 통한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단순지분율은 0%로 계산된다.

< 그림7. A사가 C사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D사의 단순지분율 >
결국 단순지분율에 따르면 A사는 1) 직접적으로 D사의 주식을 30% 소유하고 있고, 2) B사를 통해서 D사의 주식을 간접적으로 20% 소유하고 있지만, 3) C사를 통해서는 D사의 주식을 0% 소유하고 있으므로 단순지분율에 따르면 A사는 D사의 주식을 총 50% 소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50% 지분율은 과반수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D사는 A사가 작성하는 연결재무제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상기 사례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그림8. 유효지분율 vs. 단순지분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