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회계의 기본 사상은 법률적으로 독립된 여러 회사가 실질적으로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될 때에는 그 실질에 따라 여러 회사를 ‘경제적 단일체’로 본다는 개념이다. 이에 따라 연결대상 회사 간의 거래는 경제적 실질에 따라 한 회사 내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라고 간주하므로 이를 ‘내부거래’로 보고 연결대상회사 간에 발생한 거래를 제거한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기본적인 연결 관련 재무회계 개념과 더불어 관리회계 관점으로 확장할 때에 고려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공통비 배부’이다. ‘공통비’는 ‘간접비’라고도 불리며 관리회계에서 상당히 중요한 개념인데, 원가대상¹⁾의 성과를 정확히 관리하기 위해서는 발생한 모든 원가를 집계해야 한다. 이때 원가대상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비용도 존재하지만, 여러 원가대상에 공통적으로 연관되는 비용도 존재하는데 이를 ‘간접비’ 또는 ‘공통비’라고 한다.
연결대상 회사가 복수인 경우에 지주회사를 설립하기도 하는데, 지주회사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대부분 ‘공통비’에 속하게 된다. 그리고 성과관리를 위해서 공통비는 수익이 발생하는 곳에 배부되어야 하는데, 법률적으로 독립된 회사일지라도 경제적 실질이 동일하다면 수익이 발생하는 각각의 회사에 배부되어야 한다. 따라서 관리회계 관점에서는 지주회사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연결대상에 해당하는 회사에 비용으로 배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주회사에서 발생하는 비용만 ‘공통비’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그룹사의 규모가 커지게 되면 각 지역별로 한 회사가 지주회사²⁾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하는데, 이럴 때도 지역별 지주회사에서 발생한 ‘공통비’ 또한 연결입장에서 배부되어야 할 ‘공통비’에 해당된다. 또한, 한 회사 내에서도 다양한 원가대상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도 ‘공통비’가 존재할 수 있고 이 또한 ‘배부대상³⁾’에 속하게 된다. 1) 원가대상(Cost Object)이란 원가를 계산하기 위한 대상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제품이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실제 제품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및 활동 등도 원가대상이 될 수 있다. 2) 정확하게 매칭되는 개념은 아니지만, 지주회사의 경우 대부분 Head Quarter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Group H.Q라고 부르기도 하며, 지역별 지주회사 또한 Regional H.Q라고 부르기도 한다. 3) 통비의 배부기준은 기존에 관리회계에서 개별결산 기준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하고자 한다.

이제는 한 회사에서 제품 생산을 기획하고 원재료 구매, 제품 생산 및 판매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 자동차를 생산할 때도 원재료는 재료 유형별로 자원이 풍부한 곳에서 구매하며 제품 생산은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싼 동남아시아나 전략적인 목적으로 미국 등에서 생산한다. 그리고 생산된 제품은 생산한 지역에서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판매한다. 그리고 제품 기획은 유럽에서 진행되기도 한다. 이처럼 제품 기획부터 판매까지 다양한 지역을 마치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되는 방식을 Global SCM이라고 하는데, 이때 지역과 회사를 넘나들며 하나의 Supply Chain 관점에서 제품의 수익성을 정확하게 평가 및 관리하고 싶은 Needs들이 존재하는데, 이때 필요한 개념 또한 연결회계이다.
문제는 이때 Global SCM에 묶여 있는 개별회사들의 재무제표를 단순 합산한다고 해서 Global SCM 관점에서의 순이익을 알 수 없다는 데에 있다. 법률적으로 독립된 한 회사가 다른 회사에게 물건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전할 때에는 적정한 마진을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세무상으로도 적정한 마진을 붙이지 않는다면 ‘불공정거래⁴⁾’로 간주되기도 한다. 하지만 연결회계 관점에서는 Global SCM하의 회사 간 거래로 발생하는 이익은 ‘실현이익’이 아니라 ‘미실현이익’이다. 따라서 외부에 판매될 때까지는 해당 이익은 제거되어야 하는데, 바로 여기서 필요한 개념이 연결회계이다.
가령 ① 원재료는 태국회사에서 구입하고 ② 제품은 한국회사에서 생산하며 ③ 실제 판매는 영국회사에서 발생한다고 해보자. 4) 세무 용어로는 ‘부당행위’라고도 한다.
[그림] Global SCM 관점에서의 연결회계
[그림] Global SCM 관점에서의 연결기준 손익 이때 태국회사에서 한국회사로 원재료를 제공할 때 발생하는 (내부)마진과 한국회사에서 생산한 제품을 영국회사에 제공할 때 발생하는 (내부)마진이 연결 관점에서 이익인지 아닌지는 영국회사에 달려 있다. 즉, 영국회사가 해당 제품을 판매하면 ‘실현이익’이지만 만약 영국회사가 해당 제품을 판매하지 않으면 ‘미실현이익’에 해당된다. 결국 생산한 제품이 판매되어야 진정한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Global SCM 관점에서도 - 회사 자체에서 (내부)이익을 인식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 외부에 판매되어야 진정한 이익이라는 것이다.
사례에서 개별회사 기준으로는 태국회사, 한국회사 및 영국회사가 각각 외부에서 구입한 재료비 또는 제품구매비용이 존재한다. 하지만 연결결산 기준에서는 태국회사에서 구입한 재료비만 순수하게 재료비로 포함된다. 또한, 연결기준에서는 전체 매출은 – 태국회사 또는 한국회사에서 인식한 매출은 제외하고 - 영국회사에서 외부에 판매한 매출만 해당된다. Global SCM 아래 소속된 각 개별회사의 손익 현황을 (내부거래를 제거한) 연결회계 기준으로 다시 작성해보면 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의 재료비가 발생했고 얼마의 노무비가 발생했는지 등을 정확히 알 수 있어, 어디에서 재료를 구입하고 어디에서 가공할지 등을 전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 일부 대기업들은 Global SCM 관점에서의 성과를 관리하기 위해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연결손익을 관리하기도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Global SCM 관점에서의 연결기준 원가자료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재무회계 관점에서의 연결결산이 안정화되면 소위 ‘사업부 연결’에 대한 고민까지 확장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많은 회사들이 성장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하는데, 각각의 사업부별로 수익성이 다르기 때문에 독립적인 관점에서 각각의 사업부의 성과를 분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업부를 운영하는 많은 회사들이 한 회사 내에서의 ‘사업부 결산’⁵⁾에는 익숙하지만, 연결 관점으로의 확장에는 꽤 불편한 경우를 볼 수 있다. ‘사업부 연결’로 확장을 위해서는 내부거래의 개념을 기존 재무회계에서 언급하고 있는 ‘회사 간 내부거래’뿐만 아니라 재무회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사업부 간 내부거래’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5) 일반적으로 관리회계에서 사업부 결산이라고 하면, 한 회사 내의 거래일지라도 사업부가 다르다면 사업부 간 주고받은 거래는 별도 거래로 인식해서 수익과 비용 등을 관리한다는 의미이다. 재무회계 관점에서는 사업부 간 거래일지라도 해당 거래가 한 회사 내에서 발생한다면 해당 거래는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업부 결산은 지극히 내부관리 목적인 관리회계 영역에 해당한다.
[그림] 사업부 연결기준의 내부거래 유형
연결 관점에서 사업부 결산을 할 경우에는 재무연결과는 차이가 있는데, 그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우선 연결그룹 내에서 회사 간의 거래이지만 사업부 관점에서는 동일 사업부 내 거래인 경우(①)이다. 해당 거래는 개별회계 관점에서는 외부거래로 인식된다. 다만, 재무연결 관점에서는 회사 간 거래이므로 개별회계에서 인식한 거래는 내부거래로 제거되어야 하며, 사업부 연결 관점에서도 한 사업부 내의 거래이므로 개별회계에서 인식한 거래를 사업부 내 거래로 인식하여 제거하여야 한다.
두 번째로는 한 회사 내에서 발생한 거래이지만, 한 사업부에서 다른 사업부로 발생한 거래인 경우(②)이다. 이때 개별회계 관점에서는 회사 내의 거래이므로 거래 자체를 인식하지 않는다. 재무연결 관점에서도 한 회사 내의 거래이므로 내부거래로 분류되지만, 개별회계에서 거래 자체가 인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거할 내부거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사업부 연결 관점에서는 해당 거래는 사업부 간 거래이므로 내부거래가 아니라 외부거래로 인식되어야 하므로 개별회계에서 인식하지 않았던 거래를 별도 거래로 표시해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세 번째로는 연결그룹 내에서 회사 간의 거래이면서 사업부 관점에서도 다른 사업부 간 거래에 해당되는 경우(③)이다. 재무연결 관점에서는 회사 간 거래이므로 외부거래로 인식된다. 재무연결 관점에서는 연결그룹 내 회사 간 거래이므로 내부거래로 제거되어야 한다. 다만, 사업부 연결 관점에서는 사업부 간 거래는 내부거래로 제거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거래로 개별회계의 거래를 그대로 인정하게 된다.
사업부 관점에서의 내부거래의 유형을 재정의하게 되면 재무연결과 사업부연결에서 산출된 재무 정보는 불일치하게 된다. 더구나 관련된 내부거래가 미실현거래에 해당될 경우에는 당기순이익도 불일치하게 된다. 따라서 사업부연결의 결과값은 재무연결에 활용될 수 없으므로 내부관리 목적을 고도화하는 관점에서만 활용될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또한 사업부 연결에서도 ‘공통비’를 어떻게 배부할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일부 사업부의 경우에는 전체 또는 일부 그룹을 아우르는 활동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해당 ‘공통비’는 앞서 이야기한 공통비와 유사하기 때문에 상세한 설명은 넘어가기로 하자.

이뿐만 아니라 연결개념은 관리 목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고 실제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연결회계에 익숙하지 않은 결산담당자들에게 관리회계 목적의 연결결산은 너무나 먼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년간 연결회계 강의와 연결결산 컨설팅을 한 결과, 연결회계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투자-자본 거래에 대한 상계 부분이다. 이 부분을 제외한다면 연결결산과 관련해서 어려운 부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은 앞서 이야기한 관리회계 관점에서 투자-자본 거래는 기업의 성과를 분석하는 데 중요하지 않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재무회계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성과 view를 활용하기에 유용한 관리목적의 연결회계는 재무관점의 연결회계에서 이야기하는 모든 절차를 다 따를 필요는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연결대상 회사 간에 자주 발생하지 않는 ‘고정자산 거래에 따른 미실현손익’을 제거하는 절차를 생략해도 별 무리가 없다. 결국 관리회계는 기업 내부의 목적에 맞도록 구성하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회계를 활용하여 다양한 사업의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회사들은 연결회계를 공시목적을 넘어 자신의 사업에 맞게 다각도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연결회계 실무자들은 이러한 활용도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다는 아쉬움에, 그리고 조금 어렵지만 연결회계가 충분히 확장 가능하다는 점을 소개해주고 싶은 욕심에 이번 호에 소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