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법인은 전라북도 ○○○에 소재하며 도축업을 영위하고 있고, 판매목적으로 매입한 돼지ㆍ소의 도축, 가공 및 육류판매업 등의 면세사업(이하 “자가도축”이라 한다)과 타인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도축ㆍ가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세사업(이하 “위탁도축”이라 한다)을 겸영하고 있다.

• 가. 청구법인은 2013년 제1기부터 2015년 제2기까지의 과세기간 중에 발생한 고정자산 매입, 복리후생비, 수선비, 소모품비, 연료비, 폐기물 처리비, 전기료 등의 도축에 관련된 공통매입세액 ○○○원(이하 “쟁점공통매입세액”이라 한다)을 과ㆍ면세 공급가액을 기준으로 안분계산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하다가, 2016.10.26. 도축 두수를 기준으로 안분계산하여 위 과세기간의 부가가치세 합계 ○○○원을 환급하여 달라는 내용의 경정청구를 제기하였다.
• 나. 처분청은 도축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업자가 공통매입세액을 과세사업 및 면세사업에 관련된 도축의 두수를 기준으로 안분하여 계산할 수 있는 부가가치세법 시행규칙 제54조 제1항이 2016.3.9. 신설되어 2016년 제1기 과세기간부터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2016.11.25. 거부하였다.
• 다. 청구법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7.2.15. 심판청구를 제기하였다.

조세심판원(2008.2.29. 이전 국세심판원)은 (조심2008전33, 2008.10.16.); (국심2006전1996, 2006.11.01.); (국심1999구440, 1999.12.30.) 결정을 통하여 도축업의 경우 면세(자가도축)ㆍ과세(위탁도축)사업을 겸영하는 경우 작업한 도축 두수를 기준으로 공통매입세액을 안분계산하는 것이 공급가액비율기준보다 합리적 안분기준이라고 인용결정하였으나 2013년 이후 관련법령이 없음을 이유로 기각(조심2013광4392, 2013.12.18.)결정하였고 그 결정에 대한 법원의 판단도 기각(대법원2015두47751, 2015.10.29.)결정을 한 바 있다. 그러므로 조세심판원은 도축업의 공통매입세액의 안분계산 기준으로서 도축 두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에 대하여 인용결정을 하다가 기각결정으로 그 판단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도축업을 영위하는 사업자의 경우 과세사업(위탁도축)과 면세사업(자가도축)을 겸영하고 실지귀속을 구분할수 없는 매입세액 즉, 공통매입세액이 발생한 경우 공통매입세액에 대한 안분계산이 필요하다. 고정자산 매입, 복리후생비, 수선비, 소모품비, 연료비, 폐기물 처리비, 전기료 등은 면세사업과 과세사업의 실지귀속을 알 수 없는 경우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1조를 적용하여야 한다. 사건은 2013년 제1기부터 2015년 제2기까지에서 발생했고 2016년 2월 17일에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1조 제1항에 공통매입세액 안분기준으로 인원수기준이 추가되었다. 시행령 제81조 제1항의 위임을 받아 2016년 3월 9일 시행규칙 제54조 제1항에서 도축업을 영위하는 사업자가 법 제40조에 따른 공통매입세액을 도축 두수(頭數)에 따라 안분하는 기준을 규정하게 된 것이다. 본 사건의 쟁점은 조세법에 명백하게 시행시기와 관련한 부칙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규정의 시행시기 이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하여 그 내용의 합리성을 근거로 소급하여 적용할 수 있는가이다.

청구법인은 도축과정에서 발생한 공통매입세액은 도축의 두수에 비례하여 발생하고 있어 과세ㆍ면세 공급가액이 아니라 면세(자가도축)ㆍ과세(위탁도축)사업에서 작업한 각 도축 두수를 기준으로 안분계산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2016.3.9. 관련 법령도 개정되었는 바, 개정규정을 2013년 제1기부터 2015년 제2기까지의 과세기간으로 소급하여 적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도축업을 영위하는 사업자의 공통매입세액을 도축 두수에 따라 안분하여 계산하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1조 제1항은 2016.2.17. 신설되었고 부칙에서 2016년 제1기 과세기간부터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청구법인의 경정청구 과세기간(2013년 제1기∼2015년 제2기)에 소급하여 적용할 근거가 없는 점, 시행령 개정 전에 청구법인은 동일한 취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공통매입세액의 안분계산을 과세ㆍ면세 공급가액 비율로 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판결한 점, 납세의무자에게 유리한 개정사항이라 하더라도 근거 없이 소급하여 적용할 경우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청구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본 사건에서 청구인과 과세관청의 쟁점은 시행규칙의 부칙규정에 “이 규칙 시행일이 속하는 과세기간에 대하여 과세표준을 신고하는 분부터 적용한다”는 시행시기의 규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용의 합리성을 근거로 시행시기 이전의 사건에 대하여도 소급적용을 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필자는 공통매입세액의 안분기준과 관련하여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여 공급가액보다 합리적인 기준이 있고 이를 세법이 받아들였다 하더라도 법이 개정되기 전 사건에 대하여도 개정된 내용을 적용하는 것은 관련 규정의 적용시기의 문제와는 별개라는 조세심판원의 판단에 대하여 동의한다.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대통령령 제269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공통매입세액 안분계산】와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규칙(기획재정부령 제5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4조【공통매입세액 안분계산】에 규정하지 않았던 도축업에서의 도축두수기준이 현행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1조【공통매입세액 안분계산】와 현행 부가가치세법 시행규칙 제54조【공통매입세액 안분계산】에서 받아들여진 것은 기존의 공급가액기준보다는 도축두수기준이 공통매입세액의 안분기준으로 합리적이라는 것을 받아들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로운 규정이 들어오면서 이의 시행시기에 대하여 명백하게 부칙 제4조에서 “이 규칙 시행일이 속하는 과세기간에 대하여 과세표준을 신고하는 분부터 적용한다”라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전의 사건에 대하여 도축두수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다음에서 지적하는 몇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가장 직접적으로는 부칙 제4조에서 규정한 시행시기에 대한 내용을 형해화(形骸化)시킬 수 있다. 부칙규정의 시행시기규정은 그 시행시기를 기점으로 법의 적용이 변경된다는 입법자의 강력한 의지표현이다. 특히 엄격해석을 중요한 해석기준으로 삼는 조세법영역에서는 그 이전에 불합리한 상황을 개선하는 성격의 개정이라고 하더라도 그 시행시기는 지켜져야 한다. 둘째, 청구인이 소급적용을 적용하는 논리로 도축 두수가 공급가액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합리적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이라는 주장은 일리 있는 주장이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1조는 원칙적으로 공급가액기준을 사용하고 이에 대한 예외사항은 제3항과 제4항에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제3항과 제4항 이외에 다른 합리적 기준이 있다고 하더라도 입법을 통하여 규정되지 않으면 안분기준으로 다른 합리적 기준을 허용할 수 없다. 절대적으로 합리적이기 위해서는 실지귀속이 구분되어야 한다. 실지귀속의 구분이 되지 않으면 공통매입세액의 개념에 포섭되며, 공통매입세액은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1조의 적용을 받는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1조는 2016.2.17.이전에는 도축두수기준을 공급가액의 예외기준으로 두지 않았고, 개정하면서 인원수기준을 규정하고 그 위임을 받아 도축 두수를 규정한 것이 현행 부가가치세법 제54조 제1항인 것이다. 조세법의 해석기준으로서 엄격해석은 납세자와 과세관청의 법적안정성을 높이기 위하여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조세법 분야에서 논리해석이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조세법규정에 지분율규정을 두면서 지분율에 의결권없는 우선주는 제외라는 내용이 없다고 해서 지분율에 의결권없는 우선주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논리는 엄격해석의 문제가 아니고 입법미비의 문제를 엄격해석의 문제로 몰고 간 것이다. 조세법의 해석기준으로서 엄격해석을 뛰어넘어 논리해석을 하기 위해서는 입법미비의 문제처럼 논리해석이 꼭 필요한 영역에서이다. 그렇지 않고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1조에서 공통매입세액의 안분기준으로서 공급가액기준에 대한 예외사항은 그 사안이 적용되는 시기의 규정내용의 적용을 받아야 하며 업종별로 공급가액보다 우월한 안분기준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입법의 문제로 해결해야 한다. 도축업의 도축두수기준은 업종별 특수성으로 볼 때 공급가액보다 우월한 안분기준으로 입법자에게 받아들여진 경우이다. 하지만 그 시행시기에 맞지 않은 사건에 대하여 규정의 소급적용을 통하여 과세기준을 변경하여 적용하는 것은 그 합리성과는 별개로 법적용의 안정성을 훼손하는 것이므로 심판원의 판단은 합당한 판단으로 생각된다. 셋째, 본 사안에서 청구인은 면세(자가도축)ㆍ과세(위탁도축)사업에서 작업한 도축 두수를 기준으로 안분계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선결정례[(조심2008전33, 2008.10.16.); (국심2006전1996, 2006.11.01.); (국심1999구440, 1999.12.30.), 같은 뜻임]가 있음에도 경정청구를 거부한 처분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조세심판원은 2013년 이후 관련법령이 없음을 이유로 기각(조심2013광4392, 2013.12.18.)결정하였고 그 결정에 대한 법원의 판단도 기각(대법원2015두47751, 2015.10.29.)결정을 한 바 있다. 같은 성격의 사건에 대하여 예전에는 인용하다가 최근에 기각을 한 사건에 대하여 예전에 인용했음을 이유로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합당한 주장이 아니다.

본 사건은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1조의 공통매입세액 안분계산에서 도축업의 경우 도축두수기준이 기존의 공급가액기준보다 합리적이라는 이유로 2016.2.17. 시행령 개정과 2016.3.9. 시행규칙 개정시 받아들여진 것과 관련된다. 규정내용의 합리성과 그 법의 적용은 별개의 사안이다. 합리적인 내용이라도 조세법에 반영되기 전까지는 입법미비 등의 사유가 아닌 한 그 내용을 적용할 수 없다. 그리고 그 합리성을 인정받아 그 이후 법 개정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시행시기를 규정하는 부칙규정의 적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2013년 이전의 조세심판원이 내린 인용결정은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1조와 동법 시행규칙 제54조에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은 도축두수기준을 합리적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인 것이므로 조세법률주의, 엄격해석의 원칙에 어긋나는 결정이다. 그리고 동법 시행령이 제정된 2016년 3월 9일 이후에도 부칙규정을 적용하여 그 이전사항의 적용에 있어서는 입법되기 전 규정의 내용을 적용해야 하므로 본 심판례인 (조심2013광4392, 2013.12.18.)심판례와 이후 (대법원2015두47751, 2015.10.29.) 판결은 합당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