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는 선주사업(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선박을 구입하거나 건조하고, 그 선박을 용선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과 자동차해상운송사업(선주회사로부터 용선한 선박을 이용하여 화주와의 계약에 따라 자동차를 운송하고 그 운임을 수금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S그룹의 실질적인 경영자이자 총수이다.
S그룹은 선주사업을 위하여 해외에 선박 각 1척씩을 소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다수의 특수목적법인(이하 ‘단선회사’라 한다)을 설립하고, 이러한 단선회사들의 지분 100%를 보유한 지주회사로서 케이만 아일랜드에 설립된 법인인 S홀딩과 S탱커홀딩을 두고 있었다.
원고는 명의신탁을 통해 S홀딩과 S탱커홀딩의 주식을 100% 보유하고 있었다.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2010.1.1. 법률 제99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국조법’이라 한다)은 제17조 제1항에서 “법인의 실제발생소득의 전부 또는 상당부분에 대하여 조세를 부과하지 아니하거나 그 법인의 부담세액이 당해 실제발생소득의 100분의 15 이하인 국가 또는 지역(이하 ‘조세피난처’라 한다)에 본점 또는 주사무소를 둔 외국법인에 대하여 내국인이 출자한 경우에는 그 외국법인 중 내국인과 특수관계가 있는 법인(이하 ‘특정외국법인’이라 한다)의 각 사업연도말 현재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 중 내국인에게 귀속될 금액은 내국인이 배당받은 것으로 본다”라고, 제17조 제2항에서 위와 같은 내국인의 범위는 “특정외국법인의 각 사업연도말 현재 발행주식의 총수 또는 출자금액의 100분의 20 이상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로 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0.2.18. 대통령령 제220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국조법 시행령’이라 한다)은 제31조 제1항에서 “법 제17조 제1항에 따른 배당가능유보소득은 당해 특정외국법인의 거주지국에서 재무제표 작성시에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원칙에 의하여 산출한 처분 전 이익잉여금으로부터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조정한 금액에서 다음 각 호의 금액을 공제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항 8호에서“제34조의2에 따른 금액”^１), 즉 최소금액 1억원이 공제된다고 정하고 있다. 과세관청은 ① S홀딩과 S탱커홀딩에 유보된 소득에 대하여 배당간주 규정을 적용하고, ② 국내ㆍ외 조선소에 대한 선박건조 및 윤활유, 페인트 등의 중개활동에 따른 중개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수수된 금원이 원고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아 원고에 대하여 2006년 ~ 2010년귀속 종합소득세 및 부당무신고 가산세를 과세하였다(이하 ‘이 사건 부과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특정외국법인의 배당간주 유보소득의 산정에 관한 것이므로, 논의의 편의상 위 ②항에 따른 종합소득세^２) 및 부당무신고 가산세 부과처분^３)의 쟁점에 대하여는 생략한다.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우선 원고가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있었던 점, 국내에서 S그룹의 전체 업무를 통제하고 사업상 중요한 결정을 내린 점, 주된 거주지인 국내에서 경영활동을 수행할 필요가 있었던 점, 국내 경영활동 및 사회활동에 필요한 국내 자산을 보유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과세기간인 2006년 내지 2010년에 소득세법상 국내 거주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를 전제로 실제발생소득이 1억원을 초과하는 S홀딩과 S탱커홀딩에 대하여 구 국조법 상 특정외국법인 배당간주 규정을 적용하였다.

１) 제34조의2 【실제발생소득의 범위에서 제외되는 금액의 계산】 법 제17조 제3항에 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이라 함은 제29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각 사업연도말 현재 「외국환거래법」에 따른 기준환율 또는 재정환율로 환산한 금액이 1억원 이하인 경우 그 금액을 말한다.
이 경우 사업연도가 1년 미만인 경우에 는 1억원을 12로 나눈 수에 해당사업연도의 월수를 곱하여 산출한 금액으로 한다.
２) 원심은 위 ②항에 따른 종합소득세 부분 중 일부가 적법하나 정당세액을 계산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에 대한 전체를 취소하였으나, 대법원은 원심이 원고에게 귀속된 소득으로 보았던 조선소, 윤활유ㆍ페인트 공급업체들로부터 지급받은 어드레스 커미션 등의 수입을 원칙적으로 그 계약 당사자인 단선회사 등에 귀속되는 소득이지 원고에게 귀속되는 소득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으나,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３) 원심은 부당무신고 가산세의 부과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나, 대법원은 그 부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 때, 원심은 과세관청이 단선회사의 수익 및 비용이 직접 계상된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S홀딩과 S탱커홀딩의 배당가능 유보소득을 산정하여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것에 대하여, S홀딩 또는 S탱커홀딩이 작성한 연결재무제표 역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회계원칙에 의하여 산출된 것이고,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산정한 세액계산이 정당한 세액의 범위 내에 있다면,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배당가능 유보소득을 산정하여 이루어진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추가적으로, 원심은 단선회사들이 S홀딩 및 S탱커홀딩에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고, S홀딩과 S탱커홀딩의 연결재무제표가 단선회사의 영업실적을 집계한 것이라는 이유로, 이중과세의 문제 또한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즉, 배당가능 유보소득을 산정할 때 공제되어야 하는 최소금액에 대하여도 원심은 각 S홀딩과 S탱커홀딩별로 1억원씩 합계 2억원만 공제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원고가 이 사건 과세기간 동안 국내 거주자에 해당하고, 그가 지배하던 S홀딩과 S탱커홀딩의 실제 발생소득이 1억원을 초과하여 구)국조법의 배당간주 규정이 적용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원심과 마찬가지 입장을 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의 다음과 같은 판단, 즉 배당가능 유보소득을 산정할 때 최소금액이 S홀딩과 S탱커홀딩별로 각 1억원씩 합계 2억원만 공제된다는 전제 아래, 단선회사들의 수익과 비용이 계상된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배당가능 유보소득을 산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부과처분 중 특정외국법인의 배당가능 유보소득에 관한 부분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그 이유로서, 구)국조법에서 정한 ‘특정외국법인’이란 내국인이 직접적으로 주식을 보유한 외국법인과 간접적으로 주식을 보유한 외국법인을 모두 포함하므로, 각 특정외국법인의 배당가능 유보소득 또한 내국인이 직접 지배하는 외국법인과 간접 지배하는 외국법인 등 각 특정외국법인마다 개별적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 때, 대법원은 어느 외국법인의 실제발생소득이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로서 구)국조법 제17조에서 정한 배당간주 규정의 적용대상이 되는 특정외국법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뿐만 아니라, 특정외국법인에 해당하는 외국법인의 배당가능 유보소득에서 공제되는 최소금액 1억원 또한 특정외국법인마다 개별적으로 공제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대법원은 S홀딩과 S탱커홀딩의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그 자회사인 단선회사들의 처분 전 이익잉여금을 합산한 금액에서 S홀딩과 S탱커홀딩만에 관한 최소 금액 등을 공제하여 이 사건 특정외국법인에 관한 배당가능 유보소득을 산정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지 않고, 오히려 각 단선회사들의 실제발생소득이 각각 1억원을 초과하는 외국법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단선회사들의 배당가능 유보소득 또한 각 단선회사의 개별 재무제표상의 처분 전 이익잉여금으로부터 최소금액 등을 각 공제하여 산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특정외국법인의 유보소득에 대한 합산과세(소위 “조세피난처 과세”)는 거주자가 해외 조세피난처를 이용하여 소득을 그 곳에 부당하게 이전하거나 유보시켜서 국내조세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는 목적으로 하여, 1995년에 처음 국조법에 도입되었다.
도입 당시에는 해외 자본유출에 대한 폭넓은 규제가 주목적이었던 반면, 우리나라 해외투자 및 해외진출 기업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정상적인 해외투자를 활성화하되, 조세회피 목적 투자를 지속적으로 억제하기 위하여 여러번 재정비되었다.
그 일환으로서 2006년 국조법 개정에는 실제발생소득이 연간 1억원(현행법에서는 2억원) 이하인 법인에 대하여는 배당간주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최소규정을 도입하는 등 그 적용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였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대상 판결은 배당간주 규정의 적용대상이 되는 특정외국법인의 해당성 여부 및 최소금액의 공제를 각 개별 특정외국법인을 기준으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확인한 최초의 판결로서, 그 의미가 크다.
국세청은 과거 특정외국법인인 지주회사가 지배하는 손자회사가 특정외국법인에 해당하지 않은 사안에서, 설령 지주회사의 소재지국이 연결재무제표를 의무화할 경우에도, 연결재무제표 기준이 아닌 지주회사만을 개별로 인식한 처분 전 이익잉여금을 기초로 배당간주금액을 산출해야 한다고 회신한 바 있다(서면2팀-303,2008.2.19.).
국세청은 그 근거로,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에는 조세피난처에 해당하지 않는 손자회사의 처분 전 이익잉여금도 배당간주금액으로 과세되므로 조세피난처 과세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대상판결에서 대법원이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특정외국법인의 유보소득을 합산하여 산정하고, 최소금액 각 1억원의 공제 또한 상위 지주회사에 대해서만 인정한 원심 판결을 파기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로 설명 가능하다.
원심과 같은 산정방식에 따를 경우, 앞서 보았듯이 배당간주 규정의 적용범위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정하는 최소규정을 실질적으로 사문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 S그룹의 경우에도, 각 단선회사 중에 실제발생소득이 1억원 이하인 외국법인이 있다면, 해당 외국법인은 배당간주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다. 설령 특정외국법인에 해당할 경우에도 유보소득 중 각 1억원이 공제되어, 과세관청의 원고에 대한 당초 부과세액은 상당한 범위에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상판결의 판시에 따르면 내국인에 대하여 ‘특정외국법인의 재무제표’를 제출할 의무를 부과하는 국조법 제20조의2 및 국조법 시행령 제37조 역시 각 특정외국법인의 개별 재무제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