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쇼핑(treaty shopping)은 조세조약의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이러한 혜택을 간접적으로 받기 위해 조세조약의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는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구조를 일컫는 조세조약의 부적절한 남용의 한 유형이다. 예를 들면, 한 체약국의 거주자인 회사가 조세조약에서 허용되는 혜택을 부당하게 받기 위해 한 체약국의 거주자가 아닌 사람에게 경제적으로 발생된 소득을 통과시키는 도관(conduit)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도관체는 보통 회사인데 조약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파트너십, 신탁이나 이와 유사한 단체인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약의 혜택을 주는 것은 조약의 혜택이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에게까지 확장되는 것이기 때문에 원천지국에 손해가 된다.(UN §1－47) 조약쇼핑구조는 아래와 같이 직접도관(direct conduit)이나 징검다리도관(stepping stone conduit)으로 구분된다.(UN §1－48)

조세피난처(tax haven)는 ‘기업소득에 대한 조세가 없거나, 낮은 세율로 과세하거나, 해외원천소득을 비과세하거나, 특정형태의 기업에 조세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다른 지역에서 부과되는 조세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지역’을 의미한다. 특정국가의 입장에서 볼 때 조세피난처란 상대적 개념이다. 다음은 OECD에서 2009.10.20. 조세피난처로 공표한 국가이다.

아래 국가들은 실질적으로 조세피난처 역할을 하는 국가들이다. 이들은 경과세국은 아니나 해외소득을 면세하거나 지주회사에 조세특혜를 준다.

도관회사(conduit company)로 판정하는 경우 아래 두 가지 논리로 과세할 수 있다.

조세조약의 거주자 조항의 단서는 그 취지에 따라, 도관회사(conduit company)를 유치하기 위해 조세특혜를 부여하는 국가에서 해외소득에 대한 조세를 면제받는 외국인 지주회사(foreign held company)에 적용될 수 있다. 즉, 조세특혜를 받는 도관회사는 ‘거주자로서의 포괄납세의무’가 없기 때문에 거주자 정의에서 제외된다. 또한, 회사 및 기타 인적단체(other persons)가 한 체약국 세법만 보면 한 체약국 거주자이지만 양 체약국이 체결한 조세조약에 의해 상대방 체약국 거주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한 체약국에서 포괄납세의무(comprehensive liability)가 없다면 한 체약국의 거주자에서 제외될 수 있다.(OE §4－8.2) 그렇지만, 거주자 조항의 단서를 무조건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단서조항은 한 체약국에 의해 일반적으로 부과되는 조세의 포괄적 과세대상이 아닌 사람을 제외하려는 목적과 의도에 비추어 해석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영토기준 과세원칙(territorial principle)을 채택한 국가의 거주자를 조약범위에서 모두 제외하는 결과가 된다.(OE §4－8.3) 영토기준 과세원칙을 채택하는 경우 국외원천소득을 과세하지 않기 때문에 포괄납세의무가 없다.

특정국가에 설립한 회사를 도관회사로 보기 위해서는 그 회사가 소재한 국가가 해외원천소득에 대하여 저율과세 또는 비과세하는 등 그 국가에 조세피난처적 요소가 있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회사가 오로지 조약쇼핑(Treaty Shopping)을 통한 조세회피의 목적으로 미리 설계한 투자구조 및 지배구조에 따라 형식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A사는 소비재상품의 소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에 대한 지분보유,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을 주요 사업활동으로 하면서, 1982년 설립된 이래 현재까지 약 30년 간 각국에 합계 50여 개의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면서 네덜란드에서 독립한 법인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점, A사가 그 설립일로부터 12년 후인 1994년경 한국법인을 설립하여 할인점업을 시작하고, 그로부터 약 12년간 수천억 원을 투자하여 사업을 확장하다가 2006년경에 한국에서 철수하였고, A사는 주주로부터 차입하거나 지원받은 자금이 아니라 자신이 설립 이래 축적한 유보자금으로 한국법인에 투자하였고, 이 사건 주식의 양도대금도 직접 수령하여 이를 주주에게 송금하거나 배당 등 어떠한 형태로도 분배하지 아니하고 A사 자신이 유보하여 두었다가 그 명의로 수행하는 사업에 재투자한 점, A가 속한 그룹의 구조 및 운영실태, 이 사건에서 A사의 투자회수 기간 등에 비추어 볼 때, 그룹 및 그 계열사는 할인점업을 위한 장기적인 산업적 투자자로 볼 수 있을 뿐 단기투자수익을 노린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로 볼 수 없는 점, 주주사와 A사는 개별 투자를 위하여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 아니라, 수십 년간 존속하면서 인적ㆍ물적 요소를 갖추고 있는 법인으로서, 자회사들의 주식 소유 및 관리를 주된 목적으로 하되 자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경영통제를 하지 않고 그 조직 자체가 간소하며 자회사의 지분보유 및 관리라는 기능에 상응하는 소수의 직원만을 고용하면서 대부분의 업무를 외부 및 계열사에 위임하여 처리하는 등의 공통 요소를 가지고 있는 지주회사인 바, 주주사는 최상위 지주회사이고 A사는 중간 지주회사라는 사정 이외에 양자는 기본적으로 그 성격이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 점, 네덜란드는 국내법상 지분면제(Participation Exemption)규정에 따라 자회사로부터 배당 및 자회사 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하여 모회사 단계에서 과세가 면제되고, 대부분의 국가와 체결한 조세조약에서도 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하여 거주지국 과세원칙을 채택하여, 네덜란드를 통한 지분투자의 경우 어느 곳에서도 세금을 납부하지 않게 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는 있으나, 이처럼 네덜란드에 조세피난처적 요소가 있다는 사정이 곧 그곳에 설립된 회사가 도관회사에 해당한다는 것으로 비약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A사가 단지 주주사의 투자자금의 중간통로 역할만을 수행한 주주사의 도관회사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대전지법2010구합2649, 2011.11.16) 도관회사나 실질귀속자는 집합투자기구의 과세와 관련하여 특히 중요한 개념이다.

‘실질귀속자’는 도관회사(conduit company)의 반대 개념이다. 실질귀속자는 ‘수익적 소유자’로도 번역되며, 경제적 실질이 귀속된다는 의미로 법적 소유자와 대립되는 개념이다.

실질귀속자 개념은 ‘상대방 체약국 거주자에게 지급된’이란 말의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다. 단순히 상대방 체약국 거주자에게 직접 소득을 지급한다는 이유로 원천지국이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과세권을 포기할 의무는 없다. ‘실질귀속자(beneficial owner)’는 국내원천소득의 실질적 수취인을 식별하기 위해 조세조약에 포함되었으므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하여야 하며 일부 국가의 국내법에서 나타나는 기술적 의미를 참조할 이유는 없다. 실질귀속자를 조세조약에 추가하였을 때, 많은 국가의 법에서는 그 의미를 명확히 정의한 사실은 없었다. 조세조약에서 ‘실질귀속자’는 보통법 국가의 신탁법에서 나타나는 의미와 같은 좁은 기계적 의미로 사용된 것은 아닌데, 예를 들면 재량신탁(discretionary trust)의 수탁자가 일정기간 동안 벌어들인 사용료를 배분하지 않는 경우, 수탁자의 권한을 행사하는 이 수탁자(또는 별도의 납세자로 인식되는 경우 그 신탁)는 관련 신탁법에 따라 실질귀속자가 아니더라도 그 소득에 대한 실질귀속자로 간주될 수 있다. 말하자면, 실질귀속자는 이중과세회피와 조세회피 및 탈세를 방지하기 위한 조세조약조문과 조약의 목적과 의미 내에서 이해되어야 한다.(OE §10－12, §10－12.1, §11－9, §11－9.1, §12－4)

도관회사에게 원천지국에서 조세조약상 제한세율을 허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OE §10－12, §11－8, §12－7)

조세조약규정의 다른 요건을 충족한다면 한 체약국 혹은 제삼국에 소재한 대리인이나 수탁인 같은 매개자가 소득 지급자와 수익자 사이에 게재되어 있을 때 소득의 실질귀속자가 상대방 체약국 거주자라면 원천지국에서 제한세율을 적용해야 한다.(OE §10－12.7, §11－11, §12－4.6) 예를 들면, 사용료를 계약상대방인 헝가리법인에게 지급하였지만, 조사결과 특허권의 소유권이 미국법인으로부터 헝가리 자회사에 이전되지 않고 특허권 사용계약 체결권을 부여하는 권한이 실질적으로 미국법인에게 있으며 사용료소득이 미국법인에게 사실상 귀속되는 경우에는 미국법인이 실질귀속자이다.(재무부 국조 46017－37, 1996.02.23.)

실질귀속자를 특정하지 않더라도 정황상 실질귀속자에 해당한다면 제한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내국법인에 투자한 아일랜드법인 A를 도관회사로 확인하였으나 A의 투자자 중 케이만 법인의 투자분에 해당하는 배당소득의 실질귀속자가 네덜란드법인인지 또는 스위스법인인지를 규명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한ㆍ네덜란드조약 및 한ㆍ스위스조약에서 국내원천 배당소득에 대하여는 동일한 제한세율(15%)을 적용하므로, 세무당국이 케이만 법인을 실질귀속자로 보아 법인세법상 원천징수세율(25%)를 적용한 것은 부당하다.(국심2007중3975, 2009.04.02)

배당ㆍ이자ㆍ사용료의 수취인이 그 소득의 실질귀속자로 간주된다는 사실이 조세조약에 규정된 제한세율을 자동적으로 허용하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러한 제한세율은 조세조약을 남용하는 경우에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조세조약의 남용사례’에서 설명한 것처럼 도관회사, 그리고 더 일반적으로는 조약쇼핑에 대처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실질귀속자’ 개념이 다른 사람에게 이자를 전달할 의무가 있는 수취인을 중간에 두는 구조와 같은 일정한 형태의 조세회피를 다루지만, 조약쇼핑의 다른 사례에는 대처하지 못하므로, 그러한 사례에 대처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적용하는데 있어 실질귀속자의 개념이 이를 제한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OE §10－12.5 §11－10.3 §12－4.4)

도관회사로 판단한 경우, 과세편의를 위해 실질귀속자를 밝히지 않고 도관회사를 소득수취인으로 간주하여 과세할 수 없다. 예를 들면, H는 케이만에 설립된 면세법인(Exempted Company)인 유한회사(LLC)로서 실질적으로 소재지를 근거로 영업활동을 하는 법인으로 보기 어렵고 H의 상위에 있는 미국 투자자들이 H에 발생한 소득 중 자신의 지분 해당분만큼에 대해 미국에서 세금을 납부하는 경우, H는 도관회사에 해당한다. H의 투자자 현황이 제출되어 파트너별 조세조약의 적용이 가능한 경우, H 자체를 양도소득의 실질귀속자로 보아 과세한 처분은 잘못이다.(국심2004서2580, 2009.05.01)

국내세법과 조세조약의 조세회피방지규정은 크게 원천징수, 이전가격세제 및 해외자회사 유보소득과세제도로 구분할 수 있다.

좁은 의미에서 조세회피방지규정은 원천징수회피방지규정을 의미하는데, 국내세법의 원천징수회피방지규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국내세법의 원천징수회피방지규정들에는 몇 가지 부족한 점들이 있다.

첫째, 제한세율에 적용되는 규정(법법 §98의6, 소법 §156의6), 비과세면제소득에 적용되는 규정(법법 §98의4, 소법 §156의2), 조세피난처에 적용되는 규정(법법 §98의 5, 소법 §156의4)은 원천징수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므로 3개로 나눌 필요가 없다. ‘실질귀속자에 대한 조세조약상 특례의 적용’이라는 하나의 규정으로 묶어 실질귀속자가 확인되면 해당 조세조약상 제한세율이나 비과세를 적용하고 실질귀속자가 확인되지 않거나 조세조약 미체약국의 거주자로 확인되면 국내세법규정에 따라 과세하면 된다. 비과세면제의 경우에 적용하는 사전확인은 번거롭기만 하지 실익이 없는 제도이다. 또한, 현행 방지규정들은 사업소득과 인적용역소득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지만, 이들 소득의 경우에도 실질귀속자를 확인할 필요가 있으므로 방지규정의 적용대상에 포함하여야 한다.

둘째, 현행 방지규정들에는 실질귀속자의 정의가 없으므로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원천징수회피방지규정(법법 §98의5)과 해외자회사 유보소득 과세규정(국조법 §17)에 있는 외국법인의 사례를 참조하여 실질귀속의 명시적 정의를 두어야 한다.

셋째, 방지규정들은 회사형투자기구를 도관으로 보며 그 투자자들을 실질귀속자로 보아 해당 조세조약을 적용하지만, 대법원판례들은 그 투자자들이 회사형투자기구와 같은 국가에 거주하는 경우에만 해당 조세조약을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방지규정에 ‘법인세법 제2조에도 불구하고 국외투자기구에 해당하는 외국법인의 경우 수취하는 소득의 실질귀속자는 그 투자자’라는 점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