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지방자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지방자치의 많은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물적 기초의 역할을 하는 지방재정의 자율성 내지는 재정분권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이다. 지방재정지출에 대한 정부의 관리가 강화되었고 자주재원의 확충에도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지방재정지출에 대한 중앙정부의 관리 강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비효율적인 재정낭비를 막는 긍정적 측면으로 볼 수도 있지만, 주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중앙정부보다 지역 사정에 밝은 지자체가 제공 하는 지방자치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
재정분권에 대한 소극적 견해의 배경에는 지자체에 대한 불신도 있다. 알아서 하게 놔두면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의 호화청사 논란 등 지자체의 비효율적인 사업에 대한 비판적 보도가 언론의 지면을 장식한 사례도 많다. 하지만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관해 중 앙정부와 지자체 중 어느 쪽이 우위에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우리는 권한을 주면 책임감을 느끼고 일할 자세가 되어 있지만 다른 집단은 남용할 우려가 있다는 도덕적 우월주의는 일반화할 만한 근거가 없다. 판단을 잘못하거나 실수할 개연성은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중앙정부의 낭비성 사업이나 지출 사례를 찾으면 아마도 규모 면에서는 지자체 사례를 압도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정부보다 지자체가 주민의 감시와 비판에서 자유롭고 우리나라의 정치적 지형 때문에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