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코스닥 상장법인인 A사는 2007.4.10. 이사회를 개최하여 보통주 4,262,430주를 원고를 비롯한 총 49명에 제3자 배정방식에 의하여 발행하기로 하는 유상증자(이하 ‘이 사건 증자’)를 결의하였다.

② 2007.5.4. 원고를 비롯한 49명은 이 사건 증자에 참여하여 인수대금을 납입하고 신주를 인수하였다.

③ 피고는 주금납입일의 전날인 2007.5.3.을 기준으로 하여 그 이전의 기간을 대상으로 이 사건 증자 전 A사의 1주당 평가가액을 산정한 뒤, 원고가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주를 취득하여 기존 주주로부터 이익을 증여 받은 것으로 보아 2011.3.2. 원고에 증여세를 결정･고지(이하 ‘이 사건 처분’)하였다.

1심은 간주모집이 증권거래법상 모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원심 역시 1심 판결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하면서 1심 판시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고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원심 판결은 ‘증권거래법상 모집’에 의한 신주배정의 경우를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취지가, 관계 법령에 따라 공모절차에 의하여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① 할인발행을 하더라도 불특정 다수인 간에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매매과정을 거쳐 다시 적정한 가액이 결정되고, ② 일반인 및 제3자의 투자보호를 위하여 정당한 방법으로 공시, 홍보 등을 취하게 되며, ③ 일정한 한도 내에서의 할인발행은 관계 법령이 자금조달의 용이성을 위하여 허용하고 있어 이 경우에 주식의 발행가격이 시가보다 낮게 결정되더라도 주식을 배정받은 제3자에 대한 이익 증여가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제하였다.

그러나 간주모집은 발행인이 50인 미만의 소수인을 상대로 1차로 신주를 발행한 다음 이를 다시 50인 이상에게 2차적으로 전매하는 방법으로 발행･공시상의 규제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이므로, 간주모집에 의한 배정은 상증법이 비과세 대상으로 규정한 ‘증권거래법상 모집’에 포함되지 않고, 이는 일반모집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쟁점 규정의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았다.

나아가 원심 판결은 쟁점 규정에서 규정한 예외사유인 ‘증권거래법상 모집’에 해당되기 위해서는 구 증권거래법 시행령 제2조의4 제5항의 규정에 따른 청약의 권유절차 등을 통하여 유가증권을 발행 또는 매도한다는 사실을 알리거나 취득의 절차를 안내하는 활동이 있어야만 하고, 위와 같이 해석하더라도, 이는 세법의 입법동기, 취지 및 목적 등을 고려한 합목적적인 해석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볼 수 있어, 조세법률주의나 엄격해석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대법원은 쟁점 규정의 입법취지를, 상장법인이 증권거래법상 모집에 따라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에는 그 발행에 관한 사항을 공시하여야 할 뿐 아니라, 원칙적으로 유가증권시장 등에서 형성되는 주식가격에 근접한 가격으로 발행가액을 정하여야 하는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한 엄격한 규제를 따라야 하고(유가증권 발행규정 제53조, 제57조 등), 또한 상장법인이 유가증권시장 등에서 유상증자를 통하여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는 어느 정도의 할인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여, 신주인수인이 이익을 얻더라도 그에 대하여는 증여세를 과세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먼저 전제하였다.

다음으로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논리로, 전매가능성을 기준으로 한 ‘간주모집’ 역시 상증법상 비과세요건인 ‘증권거래법상 모집’에 따라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① 우선 간주모집도 신주의 발행절차 및 발행가액 등에 관련하여 관련 법령에서 정한 각종 규제를 받는다는 점에서는 일반공모와 아무런 차이가 없으며,

② 다음으로 증권거래법의 문언과 체계를 고려할 때, 구 증권거래법 시행령 제2조의4 제4항은 구 증권거래법 제2조 제3항의 위임에 따라 ‘유가증권의 모집’의 하나로 간주모집을 규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③ 간주 모집제도의 문언과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간주모집 제도는 ‘청약의 권유를 받은 자의 수’가 아니라 ‘전매가능성의 유무’를 기준으로 간주모집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도록 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됨.

결국 대법원은 청약의 권유가 없었더라도 전매가능성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증권거래법상 모집의 하나인 간주모집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간주모집의 방법으로 신주를 배정 받았는지 여부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원심 판결에는 위법이 있다고 하여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과거 유가증권의 모집을 규정하던 구 증권거래법이 폐지되고, 자본시장법이 제정되면서, 조문의 위치와 구조는 다소 변동이 있었으나, ‘모집’과 ‘간주모집’의 개념에는 큰 변화는 없다. 자본시장법 제9조 제7항은 ‘모집’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산출한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새로 발행되는 증권의 취득을 권유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으며, 동법 시행령 제11조 제3항은 ‘청약의 권유를 받는 자의 수가 50인 미만으로써 증권의 모집에 해당되지 아니할 경우에도 해당 증권이 발행일부터 1년 이내에 50인 이상의 자에게 양도될 수 있는 경우로써 증권의 종류 및 취득자의 성격 등을 고려하여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전매기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모집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전매기준은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2－2조에서 정하고 있는데, ‘같은 종류의 지분증권(주식)이 모집 또는 매출된 실적이 있거나 증권시장에 상장된 경우로 모집된 주식이 1년간 보호예수되지 않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간주모집이라는 개념은 투자자보호를 위한 발행･공시상의 규제를 회피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이므로, 실제 50인 이하에 대하여 청약의 권유가 이루어진 경우라고 하더라도 전매가능성이 존재하여 간주모집에 해당하게 되면, 일반 모집과 동일하게 자본시장법 및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등 관련 규정에서 정한 신주의 발행절차 및 발행가액 등에 관련한 각종 규제를 받게 된다.

구 상증법은 증여세 비과세 요건을 설정함에 있어서, ‘증권거래법상 모집’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결국 어떠한 모집을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시킬 것인가의 해석의 문제는 전적으로 증권거래법에 맡겨두고 있다고 할 것이다. 구 증권거래법 시행령 제2조의4 제4항은 전매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모집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상증법이 명시적으로 다른 정함을 두어 간주모집을 증권거래법상 모집의 범위에서 제외하지 않는 한, 간주모집의 경우 역시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엄격해석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 판결은 합목적적 해석을 강조하면서 상증법 규정의 입법 취지에 따를 때 ‘간주모집은 증권거래법 제2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모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는데, 이러한 해석은 증권거래법에서 이미 사용되는 개념을 임의로 세법의 취지에 비추어 제한해석하려는 것으로 법적 안정성과 납세의무자의 예측가능성을 지나치게 해친다고 할 것이다.

원심 판결이 든, ‘상증법이 증권거래법상 모집을 비과세 대상으로 규정한 이유에 비추어 볼 때, 간주모집이 증권거래법상 모집에 해당하지 않는 이유’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원심 판결은 ① 할인발행을 하더라도 불특정 다수인간에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매매과정을 거쳐 다시 적정한 가액이 결정되고, ② 일반인 및 제3자의 투자보호를 위하여 정당한 방법으로 공시, 홍보 등을 취하게 되며, ③ 일정한 한도 내에서의 할인발행은 관계 법령이 자금조달의 용이성을 위하여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일반모집은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고 설시하고 있다. 그러나, 간주모집의 경우에도 ①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매매과정을 거쳐 다시 적정 가액이 결정되는 점은 동일하며, ② 간주모집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공시 등의 규제를 받는다는 점 역시 동일하고, ③ 할인발행과 관련하여 관련 규정은 기준주가 대비 할인율을 일반 공모 시에는 최대 30%까지 적용할 수 있는 반면, 제3자배정 증자의 경우에는 최대 할인율이 10% 이내로 규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5－18조 제1항), 오히려 할인율에 관한 제한은 제3자배정시 더 엄격하다고 할 것이므로, 간주모집을 제외한 일반모집만을 증권거래법상 모집에 해당한다고 볼 아무런 이유가 없다.

원심 판결은 간주모집에 해당하는 신주모집이 증권거래법상 모집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세법에서 정하는 비과세 요건인 ‘증권거래법상 모집’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구 증권거래법 시행령 제2조의4 제5항의 규정에 따른 청약의 권유절차 등을 통하여 유가증권을 발행 또는 매도한다는 사실을 알리거나 취득의 절차를 안내하는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러한 해석이 허용되는 범위의 합목적적 해석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간주모집이 ‘청약의 권유를 받은 자’가 아닌 ‘전매가능성’을 기준으로 모집을 판단하도록 하는 제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간주모집’에 해당하는 경우 별도의 ‘청약의 권유’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아무런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 결국 이러한 해석에 따른 새로운 비과세 요건의 추가는, 법에도 없는 새로운 의무를 법원이 창설하여 납세자에게 부과시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할 것이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원심판결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거래 실질의 동일성, 증권거래법의 문언과 체계, 간주모집제도의 문언과 입법취지 등을 고려할 때, 간주모집 역시 상증법에서 비과세 대상으로 정한 증권거래법상 모집의 개념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서울행정법원에서 간주모집이 증여세 비과세 대상인 증권거래법상 모집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하급심 판결이 최초로 나온 것이 2008년이고, 이후 간주모집의 경우에도 증여세를 부과하는 과세실무가 굳어졌을 뿐 아니라, 하급심에서 유사한 판결이 계속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대법원에서 올바른 판단이 나온 것은 반길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