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31. 법룰 제11124호로 국세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제26조의2 제1항 제1호(이하 ‘쟁점 규정’)에 부정행위로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은 국세가 법인세이면 이와 관련하여 소득처분된 금액에 대한 소득세 등에 대하여도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된다는 내용의 규정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부칙 제2조 제1항(이하 ‘쟁점 부칙’)은 위 개정 규정을 “2012.1.1. 이후 최초로 법인세법 제67조에 따라 처분하는 금액부터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 부칙규정은 소급입법금지의 원칙과 관련하여 해석상 그 유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상판결에서는 그 점이 직접적으로 다투어졌다.
 

원고는 2011.5.12. A 법인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하여 이를 개인적인 용도로 유용하였다는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중부지방국세청장은 원고에 대한 검찰의 수사내용을 토대로 A법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후, 2012.5.30.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발생한 매출누락금액 등을 소외법인의 익금에 산입하는 한편, 2002년부터 2010년까지 합계 약 64억원이 사외유출되어 원고에게 귀속되었다는 이유로 이를 원고에 대한 상여로 소득처분하였다. 이에 따라 용인세무서장은 2012.7.1. 및 2012.7.2. A법인에 대하여 위 처분내용을 통지하였다. 이에 원고는 상여로 처분된 소득금액을 종합소득에 합산하여 2002년~2010년귀속 종합소득세를 다시 계산하여 2012년 9월경 일단 종합소득세 추가신고서를 피고에게 제출한 다음, 2012.10.31. 2002년~2010년귀속 종합소득세 수정신고 세액을 감액경정하여 줄 것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2.12.26. 원고의 감액경정청구를 거부하였다.

원고는, 원고의 2002년~2006년귀속 종합소득세 납세의무는 부과제척기간 5년이 지나 이미 소멸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한 반면, 피고는 쟁점 규정에 따라 원고에 대한 2002년~2006년귀속 종합소득세 부과제척기간은 10년이 적용된다고 주장하였다.

대상판결은 피고 주장과 같이 쟁점 규정을 근거로 원고에 대한 2002년~2006년귀속 종합소득세 납세의무에 대한 부과 제척기간을 10년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면, 이는 쟁점 규정이 사실상 이미 완성된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대상으로 하는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는 것으로써 헌법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해석이며, 이 사건에서 쟁점 규정을 통한 진정소급입법을 허용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 필요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도 않으므로 쟁점 규정을 근거로 원고에 대한 2002년~2006년귀속 종합소득세의 부과제척기간을 10년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대상판결은 5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하여 2002년~2006년귀속 종합소득세 납세의무는 A법인에 대한 소득금액변동통지일 이전인 2008.6.1.부터 2012.6.1. 이미 그 부과제척기간이 도과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쟁점 규정이 신설되기 이전의 구 국세기본법 하에서는 부정행위로 인한 법인세 포탈을 이유로 소득처분된 금액에 대한 소득세의 부과제척기간에 관하여 법원과 과세관청의 입장이 일치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법인의 대표자가 법인의 자금을 횡령하는 과정에서 법인의 장부를 조작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은 그 횡령금을 빼돌린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일 뿐, 그 횡령금에 대하여 향후 과세관청의 소득처분이 이루어질 것까지 예상하여 그로 인해 자신에게 귀속될 상여에 대한 소득세를 포탈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소득처분된 금액에 대한 소득세의 부과제척기간은 5년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대법원 2007두20959, 2010.1.28. 판결). 위 판결은 사외유출금액의 귀속자가 분명한 경우인데, 대법원은 사외유출금액의 귀속자가 불분명한 경우에 대하여도 동일한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대법원 2007두11382, 2010.4.29. 판결).

반면에 과세관청은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기 이전에는 소득처분금액에 대한 소득세의 부과제척기간은 10년이라는 입장을 취하다가(재조세－1470, 2004.11.9.), 위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이후에는 사외유출금액의 귀속자가 분명한 경우에는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하고, 그 귀속자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5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입장(재조세－5, 2011.1.3. 및 심사소득2012－88, 2012.9.21.)을 취하고 있었다. 조세심판원 역시 과세관청과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조심 2010부2419, 2011.2.24. 등).

위와 같은 과세관청과 대법원의 입장 차이는 쟁점 규정의 신설에 의하여 입법적으로 해결되었다. 쟁점 규정은 명시적으로 소득처분된 금액에 대한 소득세의 부과제척기간을 10년이라고 명시하고 있으므로 소득의 귀속자가 분명한지 여부를 불문하고 기존의 대법원의 판결과 같이 소득처분금액에 대한 소득세의 부과제척기간을 5년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소득처분금액에 대한 소득세의 부과제척기간이 10년이라는 점에 관하여는 입법에 의하여 다툼의 여지가 없어졌으나, 부칙과 관련해 특정 사안에 대하여 쟁점 규정 자체가 적용되는지 여부는 여전히 문제될 수 있다. 개정된 규정의 적용시기와 관련하여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도록 개정법률 시행후 최초로 당해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이 개시되는 분부터 개정된 규정을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쟁점 부칙은 쟁점 규정을 2012.1.1. 이후 최초로 “소득처분하는 금액”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득처분금액에 대한 소득세 납세의무의 성립시기는 소득처분 시가 아니라 당해 소득처분금액이 귀속되는 과세기간의 종료일이다. 소득처분금액의 귀속시기에 관하여는 소득세법 시행령이 당해 사업연도의 결산확정일(제46조 제6호：배당소득), 당해 사업연도 중의 근로를 제공한 날(제49조 제1항 제3호：근로소득), 당해 사업연도의 결산확정일(제50조 제1항 제2호：기타소득)으로 정하고 있고, 소득세 납세의무는 과세기간이 종료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이 원칙이다(기법 21 ① 1호). 따라서 소득처분된 소득금액에 대한 소득세의 성립시기는 당해 소득처분금액이 귀속되는 과세기간의 종료일이다. 대법원 또한 같은 입장이다(대법원 2004두4604, 2006.7.13. 판결 등).

한편 소득처분금액에 대한 소득세 납세의무의 부과제척기간의 기산일은 소득처분에 대한 추가신고납부기한의 다음날이 아니라 소득처분금액이 귀속되는 과세기간의 소득세 신고기한의 다음날이라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대법원 2007두20959, 2010.1.28. 판결). 즉 대법원은 소득세 부과제척기간의 기산일은 그 금액이 귀속되는 과세기간의 소득세 신고기한의 다음날이라는 전제 하에, 소득금액변동통지서를 받은 법인의 원천징수의무가 성립하려면 그 성립시기인 위 소득금액변동통지서를 받은 때에 소득금액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아야 할 원천납세의무자의 소득세 납세의무가 성립되어 있어야 하며, 원천납세의무자의 소득세 납세의무가 그 소득세에 대한 부과제척기간의 도과 등으로 소멸하였다면 원천징수의무도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쟁점 부칙을 ‘소득처분’ 시점을 기준으로 쟁점 규정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미 소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여 부과제척기간이 진행되고 있는 부분에 대하여까지 소급하여 그 부과제척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결과가 되는바, 다음과 같은 견해의 대립을 상정할 수 있다.
 

• ① 제1설은 소득처분 대상 사업연도가 어느 사업연도인지에 관계없이 2012.1.1. 이후에 실제로 소득처분 하는 금액부터 쟁점 규정을 적용하여야 하는 것으로 쟁점 부칙을 해석하여야 한다는 견해이다. 이에 따르면, 2012.1.1. 이후에 소득처분이 이루어지는 이상 원고의 2002 ~ 2006년귀속 종합소득세에 대해서도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된다.
• ② 제2설은 제1설과 마찬가지로 2012.1.1. 이후 실제로 소득처분 하는 금액부터 쟁점 규정을 적용하여야 하나, 2012.1.1. 현재 개정 전 규정에 의한 부과제척기간이 경과하여 납세의무가 이미 소멸한 금액에 대하여는 쟁점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견해이다. 이에 따르면, 2012.1.1. 당시 이미 부과제척기간이 도과한 원고의 2002년~2005년귀속 종합소득세에 대해서는 여전히 5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된다.
• ③ 제3설은 2012.1.1. 이후에 최초로 과세표준 신고기한이 도래하는 분부터 쟁점 규정이 적용되어야 하는 것으로 쟁점 부칙을 해석하여야 한다는 견해이다. 즉, “2012년 1월 1일 이후 최초로 법인세법 제67조에 따라 처분하는 금액”이란 2012.1.1. 이후에 최초로 과세표준 신고기한이 도래하는 사업연도의 소득처분금액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국세기본법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2002 ~ 2010년귀속 종합소득세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5년의 부과체적기간이 적용된다.

대상판결은 “이 사건 소득 중 2002년 내지 2006년귀속 소득과 관련한 원고의 종합소득세 납세의무는 A법인에 대한 소득금액변동통지일(2012.7.1. 또는 2012.7.2.) 이전인 2008.6.1.부터 2012.6.1. 이미 그 부과제척기간이 도과되었다”고 판단하였는바, 제3설의 입장을 따라 2012.1.1. 이후에 최초로 과세표준 신고기한이 도래하는 분부터 쟁점 규정이 적용되는 것으로 쟁점 부칙을 제한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헌법 제13조 제2항 및 국세기본법 제18조 제2항은 소급과세금지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국민에게 새로운 납세의무나 종전보다 가중된 납세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은 그 시행 이후에 부과요건이 충족되는 경우만을 적용대상을 삼을 수 있음이 원칙이다(대법원 2008두17363, 2011.9.2. 전원합의체 판결). 소급입법은 신법이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에 작용하는지 아니면 과거에 시작되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아니하고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사실관계에 작용하는지에 따라 이른바 진정 소급입법과 부진정 소급입법으로 구분되는데 진정소급입법은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헌법재판소 2009헌바311, 2011.7.28. 결정 등 참조).

앞에서 살핀 바와 같이 소득처분금액에 대한 소득세 납세의무는 그 소득처분금액이 귀속되는 과세기간의 종료일에 성립한다. 즉, 국세기본법이 개정된 2011.12.31. 당시 2010년 이전의 소득세 납세의무는 이미 성립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1설 또는 제2설에 따라 2010년 이전의 소득세에 대해서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한다면, 이는 이미 납세의무가 성립한 조세의 부과제척기간을 새로운 입법을 통해 연장하는 것으로서,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한편 소득처분은 법인이 법인세를 신고하거나 과세관청이 법인세를 결정 또는 경정하는 때에 행한다. 그런데 법인세 신고기한은 정하여져 있으나 법인세 경정은 그 시기나 기한은 아무런 제한이 없다. 즉 법인세 경정의 시점은 과세관청이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소득처분 시점을 쟁점 규정 적용의 기준으로 삼을 경우 과세관청이 쟁점 규정의 적용 여부를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결론이 된다. 1설과 2설은 모두 소득처분 시점을 쟁점 규정 적용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바, 과세관청이 적용 법령을 임의로 선택하는 상황을 용인하여 법적안정성에 반한다는 점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해석이다.

2012년 1월 1일 이후에 “실제로” 소득처분하는 금액부터 쟁점 규정이 적용되는 것으로 쟁점 부칙이 해석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니다. 2012년 1월 1일 이후에 “최초로 소득처분하여야 하는 금액”부터 쟁점 규정이 적용되는 것으로 쟁점 부칙을 해석할 여지도 충분하다. 어떤 규정이 그 의미가 명확하지 않아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그 중 헌법에 위반되는 해석이 존재한다면, 통일적인 법질서의 형성을 위하여 헌법에 합치되는 해석을 택하여야 한다(소위 합헌적 법률해석의 원칙, 대법원 2004다22377, 2004.8.20. 판결). 대상판결은 비록 하급심 판결이기는 하지만 쟁점 부칙에 대하여 합헌적 법률해석의 원칙에 부합하는 해석을 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대상판결의 해석론을 지지하는 상소심의 판단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