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는 2006.7.8. A회사로부터 대금 4,500,938,473원(부가가치세 450,093,847원 별도)으로 연료펌프생산설비를 공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A회사는 2007.5.30. 원고의 이란 소재 공장에 위 설비를 공급하고 원고로부터 그 대금을 지급받으면서 공급가액 4,951,032,320원의 영세율 세금계산서(이하 ‘이 사건 당초세금계산서’)를 교부하였다.

그러나 A회사는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위 거래가 영세율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되자 2007.8.16. 부가가치세 수정신고를 하였고, 2007.8.20. 원고에게 작성이 당초 발행일인 2007.5.30., 공급가액이 4,500,938,473원, 부가가치세액이 450,093,847원으로 기재된 수정세금계산서(이하 ‘이 사건 수정세금계산서’)를 교부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당초세금계산서를 기초로 2007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였으나, 2007.8.20. A회사로부터 이 사건 수정세금계산서를 교부받고, 2007.12.12. 피고에게 위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450,093,847원의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08.1.4. 이를 거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
　

• *1)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대상판결의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2009누34787, 2010.6.3. 판결을 참조하였다.

대법원은 ①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59조 제5호는 필요적 기재사항 등이 착오로 잘못 기재된 경우에 세무서장이 경정하여 통지하기 전까지 수정세금계산서를 작성하여 교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위 규정만으로는 당초 세금계산서 발행일이 속하는 과세기간과 수정세금계산서의 실제 발행일이 속하는 과세기간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수정세금계산서의 발행이 불허된다고 할 수 없고, ② 영세율 적용대상 여부에 착오가 있는 경우도 구 부가가치세법 제16조 제1항 제3호의 ‘공급가액과 부가가치세액’에 관하여 착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당초세금계산서는 수정세금계산서 교부사유인 필요적 기재사항 등이 착오로 잘못 기재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거부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을 적법한 것으로 수긍하였다.

대상판결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의 경정청구와 관련된 기존의 법리를 정리하여 볼 필요가 있다.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까지 제출한 자는 과세표준신고서에 기재된 과세표준 및 세액이 세법에 따라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 및 세액을 초과하는 등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3년 이내에 관할세무서장에게 과세표준 및 세액의 결정 또는 경정을 청구할 수 있다(기법 45의2 ①). 그리고 위와 같은 납세자의 경정청구는 신고･납부 방식의 조세인 부가가치세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납세자가 과거에 신고･납부한 부가가치세를 경정청구하는 경우는 크게 ① 부가가치세 매출세액이 과다하게 신고･납부된 경우와 ②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이 과소하게 신고된 경우를 생각하여 볼 수 있다.

먼저, 전자의 경우에 납세자가 실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세금계산서를 교부하고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였다면, 경정청구를 하거나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에 대한 불복 과정에서 이를 감액하여 줄 것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2010두11733, 2013.4.18. 전원합의체판결 등 *2)).

다음으로, 후자의 경우에는 문제가 조금 복잡하다. 부가가치세법은 이른바 “전단계 세액공제” 방식을 취하면서 납세자 상호감시(Cross－checking) 효과를 위해 “세금계산서에 필요적 기재사항의 전부 또는 일부가 사실과 다르게 적힌 경우의 매입세액”을 매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아니하므로(부법 39 ① 2호), 납세자가 실제 부가가치세 과세거래를 하고 이에 대해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담하였더라도, 교부받은 세금계산서가 이른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라면 이와 관련된 매입세액을 경정청구를 통하여 공제받지 못한다.

그러나 단순히 착오 등으로 인하여 세금계산서 기재에 오류가 있었던 경우까지 납세자로 하여금 매입세액을 공제받지 못하게 한다면 납세자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우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부가가치세법은 세금계산서의 기재사항을 착오로 잘못 적거나 일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이른바, 수정세금계산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하고(부법 32 ⑦), 과세관청도 수정세금계산서를 발급 받은 납세자가 경정청구를 통해 매입세액을 공제받는 것을 인정한다(서면3팀－91, 2007.1.10. 등).
　

• *2) 과거 대법원은 “신고납세방식의 조세인 부가가치세에 관하여 매출액 등이 과다신고된 경우라도 납세의무자가 이를 다투기 위해서는 그 부분에 관하여 감액경정청구절차를 밟아야 하고 과세관청의 부과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는 과다신고사유를 주장할 수 없다”고 하였으나(대법원 2004두9197, 2005.11.10. 판결), 그 후 입장을 바꾸어 “납세의무자는 증액경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 과세관청의 증액경정사유뿐만 아니라 당초신고에 관한 과다신고사유도 함께 주장하여 다툴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0두11733, 2013.4.18. 전원합의체 판결).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수정세금계산서를 적법하게 발급받은 납세자는 부가가치세 경정청구를 통해 매입세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가 교부받은 이 사건 수정세금계산서가 적법하지 아니하다고 다투었다.

즉, 이 사건 거부처분의 논리는, ① 기존 법리에 비추어 당초세금계산서 발행일이 속하는 과세기간과 수정세금계산서의 실제 발행일이 속하는 과세기간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수정세금계산서의 발행이 허용되지 아니하고, ② 영세율 적용대상 여부에 착오가 있는 경우는 수정세금계산서 발급 사유인 “필요적 기재사항 등이 착오로 잘못 적힌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과세기간이 경과한 후에 작성한 세금계산서는 작성일자를 공급시기로 소급하여 작성하였다 하더라도 부가가치세법 제17조 제2항 제1호의2 본문 소정의 ‘필요적 기재사항의 일부가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므로 이 경우의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대법원 2002두5771, 2004.11.18. 전원합의체판결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상판결의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바와 같이 위 대법원 2002두5771 판결은 이 사건과는 적용 국면이 다르다고 보아야 한다.

위 대법원 2002두5771 판결은 수정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사안이 아니라, 거래 당시에는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아니하였으나 사후적으로 거래 일자로 소급하여 발행한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경우에도 매입세액 공제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것이다. 과거 대법원 판례 중에는 위와 같이 사후적으로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경우에도 매입세액공제가 가능하다고 설시한 것이 있었다(대법원 2000두581, 2001.8.24. 판결 등). 그러나 위 대법원 2002두5771 판결은 전단계 세액공제법을 채택한 부가가치세법의 취지와 세금계산서의 납세자간 상호검증 기능 측면을 고려하여, 위와 같이 사후적으로 작성일자를 공급시기로 소급하여 작성한 세금계산서는 매입세액이 공제되지 아니하는 이른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로 보아야 한다고 보아 기존 판례를 변경하였다.

정리하자면, 위 대법원 2002두5771 판결은 사후적으로 작성일자를 공급시기로 소급하여 작성한 세금계산서가 “거래당시에 최초로 교부된 적법한 세금계산서”로 인정되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것은 거래 당시에 이미 세금계산서가 교부되었었으나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에 수정세금계산서를 교부하여 위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정정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즉, 이 사건에서는 “수정세금계산서” 교부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므로, 위 대법원 2002두5771 판결과 같이 사후적으로 최초의 세금계산서를 교부하는 것과는 사안이 전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는 법령에 근거 없이 당초세금계산서 발행일이 속하는 과세기간과 수정세금계산서의 실제 발행일이 속하는 과세기간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수정세금계산서의 발행이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본 것으로, 위와 같은 점을 지적한 대상판결과 원심의 결론은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 1) 관련 규정

구 부가가치세법(법률 제8826호, 2007.12.31.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부가가치세법’) 제16조 제1항 후문은 세금계산서를 교부한 후 그 기재사항에 관하여 착오나 정정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세금계산서를 수정하여 교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3호에서 ‘공급가액과 부가가치세액’을 들고 있다. 그리고 그 위임에 따른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대통령령 제22043호, 2010. 2.18.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59조 제5호는 수정세금계산서 교부사유의 하나로 ‘필요적 기재사항 등이 착오로 잘못 기재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한편, 2012.2.2. 대통령령 제23595호로 개정된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59조 제1항 제9호는 수정세금계산서 발급사유의 하나로 “세율을 잘못 적용하여 발급한 경우”를 규정하였다. 그리고 위 규정은 2012년 7월 1일 이후 최초로 수정세금계산서 발급사유가 생기는 분부터 적용된다(대통령령 제23595호 부칙 제7조).

• 2) 과세실무

이 사건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아니하나 *3), 피고는 일반세율이 적용되는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면서 영세율 세금계산서를 교부한 경우에는 그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시기 이후에는 10%의 세율을 적용한 수정세금계산서를 교부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하여 왔다(재소비 46015－380, 2000.12.26.). 또한 위와 같이 2012.2.2. 개정된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은 그 시행일 이후에 발급되는 수정세금계산서부터 적용되는 것이므로 그 이전에 발급된 수정세금계산서에는 위 개정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부가가치세과－314, 2013.4.9.).

• 3) 검토

구 부가가치세법령은 “필요적 기재사항 등이 착오로 잘못 적힌 경우”를 수정세금계산서 발급사유의 하나로 규정한다.

앞서 살펴본 과세실무의 근거가 명확하지는 아니하나, 피고는 위 “착오”가 “사실에 대한 착오”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축소해석하여, 법령의 의미에 대한 착오, 즉, 영세율 대상인지 여부에 대한 착오는 위 “착오”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부가가치세법이 이른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대해 매입세액을 불공제하는 것은 전단계 세액공제 방식에서 납세자들 사이의 상호감시기능이 효과적으로 작용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로 이해되는 점, 납세자가 영세율을 적용하여 세금계산서를 교부하더라도 당해 영세율 거래는 과세관청에 신고되므로(부령 90 ⑦, 91 ③), 영세율거래인지 과세거래인지 여부는 거래의 상호감시기능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점, 어떠한 거래가 영세율 적용 대상 거래인지 여부가 항상 일의적으로 명백하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이 불공제되면 납세자는 거래 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자신의 비용으로 부담해야 하는바, 이는 납세자의 필요 이상의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영세율 적용대상인지 여부에 대한 착오도 위 “필요적 기재사항에 대한 착오”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대상판결은 “영세율 적용대상 여부에 착오가 있는 경우도 구 부가가치세법 제16조 제1항 제3호의 ‘공급가액과 부가가치세액’에 관하여 착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는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타당한 결론이라고 할 것이다.
　

• 이 사건에서 피고는 주로 A회사가 영세율 적용대상이 아님을 알면서도 이 사건 당초세금계산서를 교부하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A회사가 착오로 이 사건 당초세금계산서를 교부하였다는 사실은 과세전적부심사청구 단계에서부터 인정된 사실인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에서는 법리적인 부분에 대해 주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