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고용노동부에서 위탁을 받아 한국공인노무사회에서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본 사업은 상시 근로자수 30인 미만의 사업장이나 최근 3년 내 근로감독을 받은 사실이 없는 상시 근로자수 50인 미만 사업장, 신설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근로감독 점검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나 다만 지적 사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개선계획을 제출하고 기한 내에 시정하면 처벌 및 과태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사업을 하면서 가장 많이 지적을 하였던 부분이 취업규칙에 대한 부분이었고, 아래에서 상세히 검토하겠지만 상시 10명 이상으로 운영되는 사업장의 사용자는 의무적으로 취업규칙을 작성, 신고하여야 하는바, 사용자는 자신만의 고유한 근로질서를 포괄하는 취업규칙을 작성하기 보다는 타 회사의 취업규칙을 그대로 인용하는 경우도 다수 있었다. 그러한 취업규칙은 기업내부의 질서를 규율하는 총체적인 규범으로 법적으로 인정된다는 점에서 그 효력이 대단하고 실제로 근로관계에 대한 분쟁이 발생하게 되면,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단체협약, 근로계약과 더불어 취업규칙은 근로관계의 주요한 기준이 되는 점에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취업규칙이란 협업질서의 유지와 효율적인 업무수행, 사업장 내 근로조건의 통일적 적용을 위하여, 사용자가 사업장에서의 근로자의 복무규율 및 근로조건에 관하여 정한 준칙으로서, 사용자가 기업경영권에 기하여 사업자에서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의 기준을 획일적, 통일적으로 정립하기 위하여 작성하는 것이며, 이러한 취업규칙은 근로관계의 주된 내용을 정하는 것임에도 사용자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작성된다는 점에서 근로자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이하 ‘법’이라 함)은 취업규칙 작성･변경과정과 내용에 대하여 법적 규제를 가하고 있으며 사용자의 신고의무, 근로감독관의 심사, 고용노동부장관의 취업규칙 변경명령권을 인정하고 있다.
　

상시 10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이 규정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취업규칙을 작성하여야 하고, 이때 취업규칙의 작성의무가 있는 사용자란 근로기준법 제15조의 사용자로서 근로관계에 대해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이 있는 자를 의미(업무 집행권 또는 대표권을 가지고 있는 법인의 임원이나 개인 업체의 대표 등은 제외)한다.

여기서 상시 10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한다는 것(근기 1455－15721, 1975.10.30. 근로기준법 적용에 따른 상시 사용근로자수의 판단지침)은,

① 근로형태와는 무관하게(정규직, 임시직, 계약직, 일용직 등) 상태적으로 근로자수가 10인 이상인 경우를 의미하고, 또한 ② 근로자수가 수시 변동하는 사업 또는 계절사업, 건설공사 등에 있어서는 그 사업기간 내에 사용한 총 연인원수를 총 가동일수로 나누어진 평균 인원을 상시 근로자수로 보아야 할 것이며, ③ 동일 사용자가 2개 이상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경영하는 경우 장소적으로 분리되어 있을지라도 지점, 영업소 또는 분공장 등이 동일한 조직과 경영체제 하에 사업의 독립성이 없을 경우에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취급하여 이에 근무하는 총 근로자수를 적용대상으로 보아야 할 것이며 근로형태가 각기 다르고 사업장소, 회계, 인사 등이 독립되어 별도로 운영되고 있을 경우에는 이를 각각 독립된 별개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로 취급하여야 할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 취업규칙 신고시 구비서류
  　

1) 취업규칙에 기재해야 하는 사항

근로기준법 제93조는 취업규칙을 작성 및 신고하도록 규정함과 동시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사용자는 취업규칙 변경시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청취(불이익변경시에는 동의)하였음을 증명하는 서면을 첨부하여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별지 제15호 서식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법 제93조, 제116조 제1항 제2호).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그러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이하 “근로자 과반수”이라 함)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이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듣는 것으로 족하고 사용자에게 협의 또는 합의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사용자가 근로자 과반수의 반대의견을 수용하지 않더라도 의견청취 의무 위반은 아니며, 만약 사용자가 의견청취 의무를 위반하였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법 제114조 제1호)에 처하여지나, 사용자가 의견청취의 내용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단속규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은 인정된다.

1)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란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가 종전에 가지고 있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근로조건을 낮추거나 복무규율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 (1)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으로 본 경우(판례 또는 행정해석)

• (2)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으로 보지 않은 경우(판례 또는 행정해석)

• (3) 불이익 변경에 사회적 합리성이 있는 경우

3)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절차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시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그러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만약 노동조합이 없을 경우 근로자의 집단적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는데, 반드시 노동조합의 모든 조합원이나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모든 근로자가 일시에 한 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조합원 또는 근로자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시 사용자가 동의의무를 위반하였을 경우 벌금에 처해질 수는 있으나, 당해 취업규칙 전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고, 동의 없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부분은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던 기존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게 되어 변경 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게 된다.

1)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이라면 취업규칙을 작성, 변경하는 경우 해당 노조의 의견이나 동의를 들으면 되고, 하나의 시업이 수개의 사업장으로 분산되어 있다 하더라도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다면 해당 조합의 의견이나 동의를 받으면 된다.

또한 산업별 노동조합 또는 직종별 노동조합의 경우와 같이 수개 사업장의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있고, 각 사업장 단위로는 노동조합의 지회 또는 분회가 설치되어 위 노조지회 또는 분회가 노조법에 의한 설립신고를 하고 신고증을 교부받아 독립성을 갖추고 있는 경우에는 그 명칭에 불구하고 사업장 내 단위노조로 보아 위 지회 또는 분회에 당해 사업장의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하고 있으면 그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회 또는 분회가 설치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노조법상 독립한 단위노동조합의 지위를 갖고 있지 않으면 당해 사업장에는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으면 된다.

2)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

해당 사업장 내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지 않거나, 노동조합이 있더라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경우가 아니라면 해당 사업장 내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 또는 동의를 들어야 한다.

한편 근로자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없는 경우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동의권을 가진 자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하여 고용노동부(근기 68207－2144)는 ‘근로자의 과반수가 자유의사로 동의권을 근로자에게 위임한 경우가 아니라면 동의권을 가진 자로 볼 수 없다’고 하고 있어서 반대해석상, 근로자 과반수가 자유의사로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에게 취업규칙 변경의 동의권을 위임한다면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이 동의권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3) 일부 근로자에게만 취업규칙 변경이 되는 경우

하나의 사업(장)에 하나의 취업규칙이 있어 취업규칙을 변경할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그러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동의를 받는 것이 원칙이나, 산업현장이 세분화･전문화됨에 따라 하나의 사업(장)에서도 직종이나 업무의 특수성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집단별로 구분하여 근로조건을 달리하거나 별도의 취업규칙을 작성하는 예가 늘어나고 있다.

만약 사용자가 노무관리가 별개로 이루어지고 있는 일정 근로자 집단만을 적용대상으로 하는 취업규칙 변경을 할 경우에도 법 제94조 법문 그대로 전체 근로자 과반수 대표 노동조합 내지 전체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청취･동의를 받도록 한다면, 사실상 취업규칙의 변경에 이해관계가 없는 다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소수 근로자(적용 대상이 되는 근로자집단)의 의사가 무시되거나 반영되지 못하는 불합리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예 : 소수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취업규칙 변경여부가 다수 정규직 근로자의 의사를 대표하는 노동조합, 또는 다수 정규직 근로자의 의사에 따라 결정될 우려가 있음).

따라서 ① 사업장 내 근로자가 여러 집단으로 구분되어, 근로자 집단별로 적용되는 근로조건이나 취업규칙이 달라 노무관리가 별개로 이루어지고 있고, ② 취업규칙 변경이 일정 근로자집단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변경함에 있어 전체 근로자가 아닌 “취업규칙 변경 대상이 되는 근로자집단”의 의견청취･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이 취업규칙 변경에 있어 사용자의 자의적인 근로조건 변경을 막고 이해관계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한 입법취지에 부합하다는 것이 고용노동부 입장(근로기준과－1118, 2009.4.24.)이다.

예를 들어, 한 사업장에서 경영필요에 따라 정규직/비정규직, 생산직/관리직 등으로 나누어 노무관리를 별도로 하고 있는데, 이중 비정규직 혹은 관리직만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규칙 변경을 하는 경우에는 각각 근로자집단의 의견청취나 동의를 받으면 되나, 노무관리가 별개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전체 근로자 중 일부에게만 영향을 주게 되는 취업규칙 변경이 있을 경우(예：임신한 근로자에 대한 육아휴직기간 변경 등)에는 원칙으로 돌아가 전체 근로자 과반수 대표 노동조합 내지 전체 근로자 과반수 의견청취･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다. 한편 판례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으나(대법원 96다56306, 1997.9.12. 등 다수), 일부 근로자 대상 취업규칙 변경시 의견청취･동의주체에 관하여는 명백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다. 다만 “① 사원과 노무원으로 이원화된 퇴직금 규정이 불리하게 개정된 경우 압도적 다수인 노무원이 퇴직금 개정안에 동의하였다 하더라도 그 개정 취업규칙은 노무원에게만 효력이 있을 뿐 개정에 동의하지 않은 사원에게는 효력이 없다고 판시(대법원 90다카19647, 1990.12.7.)”한 것에 대하여 전체 근로자의 동의와 사원측 동의를 동시에 요구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와 적용대상 근로자의 동의를 요구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있고, “② 최근에는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과반수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었으면 적법･유효하다는 판례와(대법원 2007다85997, 2008.2.29.), 근로자집단별로 근로조건을 달리 정하고 있는 경우 근로자 전원의 과반수가 아니라 그 취업규칙 중 변경되는 부분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집단만을 기준으로 한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부산고판 2007나1319, 2007.11.7.)는 판례가 있다.

또한 최근 판례(대법원 2009다49377, 2009.11.12.)는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그 나머지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장차 직급의 승급 등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주체가 된다”고 판시하고 있는 바, 취업규칙 변경의 내용이 일부 근로자 집단뿐 아니라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의 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을 동의의 주체로 보고 있음에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앞에서 취업규칙의 의의, 사용자의 작성 및 변경시 신고의무, 취업규칙 변경의 절차 등에 대하여 판례와 행정해석을 중심으로 하여 검토하였는데, 실무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의견청취 또는 동의의 주체와 관련된 것이다. 또한 행정해석과 판례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그 해당 기준을 사업장에서 일률적으로 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취업규칙이 사용자와 근로자 당사자 사이의 근로조건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경우 그 판단기준이 되는 것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고려하여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여러 번 언급한 바와 같이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될 근로조건을 미리 정하여 하나의 규범으로 전 근로자를 구속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취업규칙의 내용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근로기준법 제14조 제1항은 사용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을 상시 각 사업장에 비치하여 근로자에게 주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