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는 레미콘 제조 및 골재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2009.4.1. 분할존속회사인 A회사로부터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되었다. A회사는 시멘트와 레미콘을 제조하는 32개소의 사업장 부지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원고에게 그 중 3개 사업장 부지만을 이전하여 주었고, 나머지 29개소 사업장 부지(이하 ‘이 사건 부지’)는 원고에게 이를 이전할 경우 당해 부지가 담보로 제공된 차입금의 차입조건이 불리하게 변경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이를 이전하지 아니하였다. 한편, A회사는 원고에게 쟁점 부지를 이전하지 않더라도 “당해 토지의 임차 등을 통하여 분할신설법인이 독립된 사업을 계속하여 영위하는 것이 가능한 때에는「법인세법 시행령」제82조 제3항 제2호에 의한 요건을 충족한다”는 내용의 유권해석을 받았다(법인-1149, 2009.10.16.).

피고 의왕시장은 A회사가 원고에게 이 사건 부지를 이전하지 않은 이상 구「법인세법 시행령」(2010. 6.8. 대통령령 제221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2조 제3항 제2호가 정한 “분할하는 사업부문의 자산 및 부채가 포괄적으로 승계될 것”이라는 요건(이하 ‘포괄승계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고, 따라서 구「조세특례제한법」(2010.1.1. 법률 제99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19조 제1항 제10호가 정한 분할에 따른 등록세 면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 의왕시장은 원고에게 구「지방세법」제138조 제1항의 중과세율을 적용하여 원고가 취득한 토지에 대한 등록세를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부과처분’).

대상판결의 원심은 등록세 중과세 제외요건에 관한 규정의 하나인 구「법인세법 시행령」제82조 제3항 제2호 단서는 제한적 규정이라고 전제하고, 분할법인의 레미콘 등 사업부문이 분할되어 설립된 원고가 그 사업부문의 자산을 승계하면서 32개 사업장 부지 중 일부 사업장 부지만 승계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사업장 부지는 분할하기 어려운 자산이 아님에도 승계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단서의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가 취득한 토지는 등록세 중과세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을 정당한 것으로 수긍하였다.

대상판결은 공간되지 아니하였고, 판시 자체도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어 그 자체만 놓고 보면 중요성이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과거 이른 바 적격분할의 요건 중 하나인 포괄승계요건의 해석에 대해 비교적 유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고, 납세의무자들도 이에 맞추어 분할계획서를 작성한 경우가 많았는 바, 만약 과세관청이 대상판결을 계기로 포괄승계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한다면 과거에 이미 분할을 한 회사들이나 앞으로 분할을 하려 하는 회사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점에서 대상판결의 함의를 검토하여 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서는 포괄승계요건의 의미를 중심으로 대상판결이 갖는 함의를 검토해 보기로 한다.

• 1) 일반론

구 법인세법(2009.12.31. 법률 제98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이른 바 적격분할로서의 요건을 갖춘 분할의 경우에는 분할평가차익상당액의 손금산입(인적분할의 경우,「법인세법」제46조), 자산양도차익상당액의 손금산입(물적분할의 경우,「법인세법」제47조) 등 여러 과세특례를 부여하고 있었다. 이는 법률적 겉껍질의 변화에 불과한 분할을 과세계기로 삼을 수 없다거나,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분할에 대한 과세특례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수용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취지를 고려하면, 적격분할의 요건 중 하나인 포괄승계요건은 일응 분할되는 사업부문이 분할 이후에도 분할 이전의 사업과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산과 부채를 이전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한편, 포괄승계요건의 적용 범위를 지나치게 넓힐 경우 분할을 이용하여 부당하게 과세특례의 혜택을 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점, 구「법인세법 시행령」제82조 제3항 제2호 단서가 “공동으로 사용하던 자산, 채무자의 변경이 불가능한 부채 등 분할하기 어려운 자산과 부채 등으로서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것”을 특별히 포괄승계요건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칙적으로 “분할하는 사업부문의 자산 및 부채”이면 분할신설회사에게 이를 이전하여만 포괄승계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분할하는 사업부문의 자산 및 부채”인지의 판단기준으로 위에서 살펴본 “사업의 동일성 유지” 기준은 지나치게 추상적이므로, 포괄승계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어떠한 자산과 부채가 분할신설회사로 이전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기준으로 적용하기는 곤란하다고 사료된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안에 적용할 수 있는 판단기준을 판례나 유권해석의 태도를 통해 유추해 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통상적인 회사의 자산은 크게 영업용자산(부채)와 비영업용자산(부채)로 구분해 볼 수 있고, 사업의 동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전해야 할 필요성은 비영업용자산보다는 영업용자산이 더욱 크다는 점에서 판례나 유권해석의 태도를 영업용자산과 비영업용자산에 대한 것으로 나누어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2) 구체적 검토

분할되는 사업부문 고유의 영업과 관련된 영업용자산은 사업의 동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당연히 분할신설회사로 이전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다른 사업부문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자산으로서 물리적으로 분할이 불가능한 경우 등에는 이를 일률적으로 나눌 수 없으므로, 분할법인에 잔류시킬 수 있을 것이다(법인세법 기본통칙 제41의2 1호 다목, 법인세제과-85, 2009.2.5. 등).

또한 꼭 물리적으로 분할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해당 자산이 공통의 차입금에 대한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등 사실상 분할이 어려운 경우에는 이를 분할존속법인에 잔류시키더라도 포괄승계요건을 만족한 것으로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과세관청은 과거 위와 같은 경우에도 포괄승계요건을 만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다소 유연한 태도를 취한 바 있다(법인세과-40, 2010.1.12.).

영업용자산과 달리 비영업용자산의 경우에는 분할신설회사로 반드시 이전되어야 하는지, 만약 그렇다면 그 판단기준은 무엇인지가 분명하지 않다. 따라서 과세관청은 과거 현금성자산이나 투자주식･골프장 회원권 등의 투자자산의 경우에는 분할존속회사나 분할신설회사 둘 중 한 곳에 귀속시키더라도 포괄승계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법인세과-536, 2010. 6.10., 법인세과-1767, 2008.7.28., 서이46012-12181, 2003.12.24., 서면2팀-1125, 207.6.11. 등).

이러한 과세관청의 태도는 분할존속회사와 분할신설회사 중 누구에게 귀속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포괄승계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 불합리를 방지할 필요성과 분할을 통한 법인의 구조조정을 지원하려는 법인세법의 취지를 고려한 것으로 이해된다.

• 1) 영업용자산(부채)의 경우

이 사건 부지가 레미콘을 제조하는 사업장의 부지로서 영업용자산에 해당한다는 점은 비교적 명확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대상판결은 일단 영업용자산(부채)의 경우 구 법인세법령이 정한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포괄승계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즉, 대상판결의 원심은 구「법인세법 시행령」제82조 제3항 제2호 단서와 이에 의한 구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1조의2는 포괄승계의 예외가 인정되는 자산과 부채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열거한 규정이라 해석하였다. 대상판결은 비록 원심의 위와 같은 해석에 대해 명시적인 판단을 하지는 않았으나, 원심의 결론을 그대로 수긍하였다는 점에서 최소한 영업용자산의 경우 포괄승계요건을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는 태도를 취한 것만은 분명한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앞으로는 영업용자산이 분할존속회사의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되어 있다는 등의 사실상의 이유만으로는 이를 분할신설회사에게 이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2) 비영업용자산(부채)의 경우

그러나 대상판결이 비영업용자산(부채)에 대해서까지 포괄승계요건을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하였다고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즉,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비영업용자산의 경우에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당해 자산이 분할되는 사업부문에 관한 것임이 분명한 경우가 아니라면,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당해 자산이 분할존속회사와 분할신설회사 중 한 곳에 귀속되도록 하면 포괄승계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 대상판결이 구별기준이 분명하지 않은 비영업용자산의 경우에도 분할존속회사와 분할신설회사 중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를 엄격하게 구분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보이지는 않는다.

둘째, 만약 위와 같이 해석하지 않는다면, 누구에게 귀속시켜야 하는지가 불분명한 비영업용자산과 관련하여 포괄승계요건의 충족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가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고, 이러한 결과는 분할을 통한 기업구조조정을 지원하려는 법인세법 관련 규정의 취지에 반한다고 볼 수 있다.

셋째, 부가가치세법은 법인세법과 유사하게 분할 등 사업의 포괄양수도에 대해 부가가치세 납세의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부가가치세법」제6조 ⑥ 2호). 이 경우 부가가치세법령은 명시적인 규정을 두어 사업상 일반적인 거래 이외의 원인으로 발생한 채권･채무가 양수회사에 이전되는지 여부는 포괄승계요건의 충족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있는바(「부가가치세법 시행령」제17조 ②, 부가가치세법 기본통칙6-17-5), 법인세법상 포괄승계요건의 해석에 대해서도 위와 같은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상판결이 원고가 A회사로부터 이 사건 부지를 승계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인세법상 포괄승계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분할을 이용하여 부당하게 과세특례의 혜택을 받는 경우가 없도록 하기 위한 취지로 이해되고, 수긍할 수 있는 결론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대상판결을 확대해석하여 분할되는 사업부문의 영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비영업용자산(부채)에 대해서도 포괄승계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예컨대, 대상판결을 확대해석하여 적용할 경우 현금성자산이나 투자자산, 기타자산(부채) 등의 경우에도 분할존속회사와 분할신설회사로 엄격하게 나누어 귀속시켜야 한다고 볼 수 있는 바, 위와 같은 자산과 부채의 경우 누구도 그 분할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러한 결론은 실무상 분할을 불필요하게 억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