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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Ⅰ. 근로관계의 종료사유
- Ⅱ. 사직의 의사표시
- Ⅲ. 사직 의사표시의 하자와 부당해고
- Ⅳ. 사직과 해고의 구별 사례
- Ⅴ. 맺는 말
불안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경영 상태가 나빠진 기업이 많다. 기업의 경영환경이 나빠질 경우 우선 인건비 등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 이때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갖춘 기업이라면 정리해고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겠지만,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이하 ‘근기법’)은 제23조에서 해고의 정당한 이유와 절차를 요구하고 있으며, 기타 개별 강행 규정들을 통해 해고의 시기와 사유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러한 규정을 위반한 해고는 사법상으로도 무효이며, 사용자에게 일정한 벌칙도 적용된다.
여기서 정당한 이유라 함은 근로계약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거나 부득이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를 말하고(대법원91다17931, 1992.4.24. 판결), 정당한 절차라 함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절차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 그 절차, 그러한 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신의칙상 요구되는 최소한의 절차를 말한다.
이러한 엄격한 해고의 제한 규정과 함께 노동위원회를 통한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신청제도가 활발하게 운용되고 있는 결과 사용자는 부당해고로 발생할 수 있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근로자로 하여금 사직을 하도록 유도하여 마치 근로자가 자의로 사직을 하는 것과 같은 외형, 즉, 사용자에 대한 근로자의 종속성을 이용하여 근로계약 관계를 근로자의 의사에 따라 또는 당사자의 합의로 종료하는 것처럼 꾸미는 경우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단순히 사직의 제출을 요구하는 것 자체만으로는 해고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사직서의 의사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이었거나 사용자의 사기 또는 강요에 의한 것인 경우 또는 사직의 의사표시에 대하여 사용자의 승낙의 의사표시가 있기 전에 근로자가 이를 철회한 경우에는 사직의 의사표시는 무효이거나 또는 취소할 수 있으며, 이 때 근로자의 무효 또는 취소의 주장에 대하여 사용자가 복귀명령을 하지 않거나 근로의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해고에 해당한다.
사직의 의사표시와 부당해고의 관계에 대하여 여러 사례들을 살펴본다.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 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②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 또는 산전(産前)･산후(産後)의 여성이 이 법에 따라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 다만, 사용자가 제84조에 따라 일시보상을 하였을 경우 또는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28조【부당해고 등의 구제신청】
①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 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구제신청은 부당해고 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다95974, 2010.3.25., 판결(외환은행 특별퇴직 사건)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0다51919, 51926, 2001.1.19. 판결, 대법원 2002다60528, 2003.4.1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후 그와 같이 인정되는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특별퇴직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피고 은행의 구조조정에 관한 경영상의 의지 표명 및 간부 직원들을 통한 권유로부터 일정한 영향을 받은 점은 인정되지만, 그러한 경영상의 의지 표명 또는 권유의 정도를 넘어 사직의 의사가 전혀 없는 원고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특별퇴직을 신청하게 하였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강압이나 퇴직의 종용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들로서는 그 당시 피고 은행의 경영상태 및 장래의 전망, 구조조정에 관한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 피고 은행이 제시한 특별퇴직의 조건, 각 개인들의 개별적 사정과 장래의 불확실성, 특별퇴직을 할 경우와 하지 않을 경우의 이해관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들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그와 같은 퇴직의사를 결정하였거나, 마음속으로는 피고 은행의 특별퇴직 권고를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할지라도 당시의 상황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특별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달리 원고들에 대하여 부당한 방법에 의한 강압이나 퇴직의 종용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퇴직처분이 실질적으로는 정리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실질적인 해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또한 원고들의 상고이유 중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다른 사실을 전제로 하여 원심판결을 탓하는 부분 등은 원심의 전권인 증거취사와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와 다르지 않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당연 퇴직이란 어떠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사용자 또는 근로자의 별다른 조치가 없더라도 당연히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경우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당사자의 소멸, 즉, 회사의 파산 또는 폐업, 근로자의 사망, 정년퇴직, 근로계약의 기간만료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취업규칙에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취업규칙 등에서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 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와 달리한 경우에도,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92다54210, 1993.10.26. 판결).
사직이란 근로자가 스스로의 의사에 의하여 사용자와의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직서의 제출 또는 구두에 의한 사직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성립하며, 사직에는 권고사직과 의원사직이 있다. 권고사직이란 사용자의 권유에 의하여 근로자가 스스로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것을 말하며, 의원사직이란 사용자의 권유가 없음에도 근로자가 스스로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하는 것을 말한다.
해고란 근로관계의 종료를 목적으로 하는 사용자의 일방적인 처분을 의미하며, 그 사유에 따라 통상해고, 징계해고, 정리해고 등으로 구분된다.
(2) 통상해고
통상해고란 근로자의 사적인 사고 또는 장해로 인하여 근로능력의 결여되거나 저하되는 등 근로자의 일신상의 사유로 더 이상 근로계약을 존속시킬 수 없는 경우에 행하는 해고를 말한다. 예를 들어, 근로자가 업무 외의 사고로 신체적 장해가 발생하여 계속적인 통원치료로 인해 조퇴와 병가를 반복하여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곤란한 경우,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근로적성을 갖추고 있지 못하거나 그 적성을 기대할 수 없을 경우 등이 있다.
(3) 징계해고
복무규율을 위반한 근로자에 대해 사용자는 근로계약위반 혹은 공동질서 위반의 책임을 물어 경고, 감봉, 출근정지, 해고 등의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징계권의 행사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를 징계해고라 한다. 징계해고의 사유는 근로계약･취업규칙･단체협약 등에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거나, 근로자가 경영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등 노사간의 신뢰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사정이 발생하여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부득이하다고 사회통념상 판단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으며, 해고사유가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징계절차(징계사실 통보, 징계사유에 관한 경위서 제출, 징계위원회 출석 및 진술 등)를 정한 경우, 이러한 절차를 위반한 징계해고는 원칙적으로 부당한 해고로써 무효이다.
(4) 정리해고
회사의 경영 사정을 원인으로 근로자의 수를 조정하기 위하여 해고를 실시하는 것을 정리해고 또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근로기준법 제24조)라고 한다. 단 1인을 해고하더라도 그것이 경영상 이유에 의한 것이라면 정리해고에 해당하며, 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② 사전에 해고회피의 노력(해고방지노력) ③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대상자 선정 ④ 60일 전 근로자대표와의 협의라는 요건을 갖추어야 정당한 이유 있는 해고에 해당한다.
의사표시의 주체 측면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으나, 실무에 있어서는 해고인지 사직인지 구별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예컨대, 회사대표 또는 간부가 특정 근로자에게 “당장 그만두어라, 내일부터 회사에 출근하지 마라”라고 말하여 근로자가 “알았다”라며 출근하지 않은 경우, 근로자는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사용자는 근로자의 무단결근으로 징계해고 또는 사직으로 처리하였다고 주장한다면 이를 해고로 볼 것인지 사직으로 볼 것인지 우선 판단하여야 한다.
(1) 사직서를 수리하는 경우
먼저 사용자가 사직서를 수리하여 승낙하게 되면 양 당사자의 의사표시에 따라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며, 이 경우에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로 볼 수 있다.
(2) 사직서를 조건부로 수리하는 경우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에 대해 사용자가 다른 내용의 조건을 제시하면서 사직을 승낙하는 경우(예를 들어, 2개월만 더 근무하면 사직을 승낙하겠다고 한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표시(청약)에 대하여 새로운 조건부로 승낙한 것이므로, 새로운 조건에 대한 근로자의 승낙 여부에 따라 근로계약의 운명이 결정된다.
(3) 사직서의 수리를 거부하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의 사직을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근로를 요구할 수 없으므로, 근로관계의 종료라는 법적효과는 발생한다. 다만, 근기법에는 이에 관한 규정이 없어 민법에서 규율하고 있는 고용관계의 해지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수 있으며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에 대하여 사용자가 분명히 거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부터 출근을 하지 않으면 무단결근이 되어 징계처분을 받을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 일방적인 사직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사직의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후 사용자가 수리하기 전에 철회할 수 있는가 문제된다. 민법상 원칙에 의하면 계약의 청약은 이를 철회할 수 없으나, 근로계약관계는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민사관계와는 차이가 있으므로,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더라도 사용자가 승낙의 의사표시를 하기 전에는 근로자는 이를 철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관련 판례
근로자가 사직원의 제출 방법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승낙함으로써 당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게 되는 경우에, 근로자는 사직원의 제출에 따른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확정적으로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 사직의 의사를 자유로이 철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철회가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02다11458, 2003.4.25.)
사직의 의사표시는 민법상 의사표시에 해당하므로 그 유효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즉, 근로자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외부의 영향이 없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성립되어야 하며, 하자가 없어야 한다. 사직의 의사표시에 무효 또는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하자가 있는 경우 근로자가 그 하자를 주장하면 사직의 의사표시는 무효가 된다. 이때 사용자가 그 사직의 유효를 주장하며 근로의 수령을 거부하거나 근로관계의 종료를 주장한다면 해고에 해당하게 되고 해고에 관한 근기법상의 제한을 받게 된다.
(2) 진의 아닌 사직의 의사표시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에 의해 근로자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님을 사용자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 근로자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무효가 된다. 다만, 근로자가 진정으로 바라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당시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특히 사용자가 구조 조정 또는 회사의 조직 변경을 위하여 일괄적으로 사직서의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3) 강요에 의한 사직의 의사표시
근로자가 사용자의 권유를 넘어선 수준의 종용 또는 위협으로 인하여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는 강요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취소하고 근로계약의 존속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사직의 의사표시는 무효가 된다. 이때 사용자가 근로관계의 종료를 주장한다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할 수 있다. 판례는 사용자가 부당하게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고 이를 수리하여 의원면직 처분을 한 경우 실질적으로 해고로 보고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4) 기타 하자 있는 사직의 의사표시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중대한 착오에 의한 경우라거나, 사용자의 기망에 의한 경우에도 사직의 의사표시는 무효가 될 수 있다.
사직서의 제출이 해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직서를 제출할 때의 제반 상황을 고려하여야 하는데, 사용자의 경영상태, 사직서의 제출 이유, 사직서의 작성자, 근로자의 지위와 근무 경력, 다른 근로자들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이하에서는 사직과 해고에 대한 법원의 구체적인 판단 사례를 소개한다.
피고(사용자)는 경영여건을 개선하고 정부의 지시에 부응하기 위하여 노동조합과 사전협의를 거쳐 희망퇴직자들에게 주택자금의 상환을 유예하고 퇴직위로금 재원을 조성하여 이를 지급하는 등 배려방안을 마련하고 희망 퇴직제를 실시하기로 한 뒤 원고(근로자)들에게 희망퇴직 의사를 물어 원고들의 명시적인 퇴직의사에 기하여 면직처분을 한 점,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과 협의하여 마련한 고용조정기준에 따라 원고들을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한 점, 원고들은 3년간의 근무성적평정이 동일 직급 내에서 최하위여서 당시 1998.11.16.자 노사합의에 따른 고용조정기준에 부합하였던 점, 원고들은 퇴직대상자 선정에 관하여 피고 인사계장에게 항의하였으나 효과가 없자 장래 퇴직가산금 추가 지급사유가 발생할 경우 이를 지급받기로 하는 외에 달리 이의를 보류하거나 조건을 제시함이 없이 희망퇴직원을 제출하고 피고로부터 퇴직금과 희망퇴직가산금 및 창업재취업교육비를, 노동조합으로부터 퇴직위로금을 아무런 이의 없이 수령하였으며, 면직처분이 있은 뒤에도 즉시 노동위원회 등에 불복신청을 하지 아니하고 그 때로부터 약 2년 10개월이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위 면직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점 등 원고들에 대한 면직처분 전후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당시 희망퇴직의 권고를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고 할지라도 그 당시의 국내 경제상황, 피고의 구조조정계획, 피고가 제시하는 희망퇴직의 조건, 퇴직할 경우와 계속 근무할 경우에 있어서의 이해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심사숙고한 결과 당시의 상황으로는 희망퇴직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본인의 의사에 기하여 희망퇴직 신청원을 제출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2)징계면직을 다투지 않고 퇴직금 수령을 목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 사직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대법원 99다34475, 2000.4.25. 판결)
원고(근로자)는 피고(사용자)로부터 아무런 근거 없이 징계면직처분을 받고 국가안전기획부에서 1주일간 혹독한 조사를 받고 풀려 나오자 그 당시 상황에서는 징계면직처분의 무효를 다투어 복직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퇴직금이라도 수령할 생각으로 1986.12.16. 피고에게 1985.12.5.자로 된 사직원을 작성, 제출함과 동시에 종전의 징계면직처분을 취소하고 의원면직처리를 하여 달라는 취지의 재심청구를 하였다는 것인 바, 원고가 사직원 제출 당시 사직의 의사표시를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징계면직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것보다는 퇴직금 수령 및 장래를 위하여 재심을 통한 징계면직처분의 취소와 의원면직처분을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써 원고에게 그 표시의사에 상응하는 사직의 효과의사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를 사직의 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3)희망퇴직제 실시에 따라 근로자가 회사에 대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고 회사가 이를 수리하여 면직한 것은 유효한 사직이라고 본 사례(대법원 2002다60528, 2003.4.11. 판결)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제출케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
근로자가 사직서를 작성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사직서에 사직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는 단순한 농담만을 기재한 것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직서는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담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 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당사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사용자가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여 합의해지가 성립함으로써 종료되고, 이에 의한 퇴직을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95누7765, 1996.7.30. 판결 등 참조). 한편,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다51919, 51926, 2001.1.19. 판결 등 참조).
참가인(근로자)이 원고 회사로부터 사직서 제출을 권유받고 그로부터 며칠 후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시용기간 중 교통사고의 야기를 이유로 어차피 채용이 취소되거나 해고될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대법원 87다카555, 1987.9.8. 판결 참조)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와 친분관계에 있던 장인의 선처 부탁마저 별다른 효과가 없자 장차 다른 회사에 취업할 경우에 입게 될 지도 모를 불이익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당시의 상황에서 사직서 제출이 최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비록 그 과정에서 원고 회사로부터 사직서의 제출을 요구받은 적이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사직서의 작성, 제출이 원고의 진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고, 회사 측의 압력 내지 강요나 강박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가 참가인이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함으로써 양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원고 회사가 사직의 의사 없는 원고로 하여금 사직을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을 유도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
(2)사직 권고를 받자 별다른 이의 제기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까지 수령한 경우(서울행정법원 2006구합45555, 2007.9.11. 판결)
원고 회사는 경영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돼 곧 구조 조정이 있을 것이란 점을 근로자 대부분이 인식하고 있었던 점, 각 부서 관리자가 개별적으로 회사 사정 등을 충분히 알리고 사직을 권유했는데 원고들은 별다른 이의 제기 없이 이를 받아들인 점, 원고들은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기 전 회사에 직접 나와 별다른 이의 제기 없이 퇴직금 등을 수령한 점 등을 볼 때,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이 비진의 의사표시거나 강요에 의한 행위로서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3)퇴직 권유에 불응시 불이익을 입거나 해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였다는 사정이 있는 경우(서울행정법원 2003구합14819, 2004.2.6.선고 판결)
참가인(회사)이 원고(근로자)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할 당시 참가인 회사의 경영상태 및 이로 인한 참가인 회사의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의 필요성 등이 있는 이상, 참가인 회사가 권고사직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퇴직 권유에 응하지 않을 경우 어떠한 불이익을 입을 수도 있고 해고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였다거나 전산망 차단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기망, 협박, 강요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의 사직서 제출과 이에 따른 참가인 회사의 수리로써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4)징계면직시의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해 사직 권유를 수용한 경우(서울행정법원 2006구합2084, 2006.7.7. 판결)
원고(근로자)는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고 또 다시 징계에 회부되어 사직을 권고 받게 되자 징계면직(파면)을 당할 경우 급여 및 퇴직금이 1/2 감액되는 등의 불이익을 회피하려는 생각에서 사직서를 작성･제출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위와 같은 사직의 의사표시와 이에 대한 승낙으로써 유효하게 종료되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원고에게 위와 같이 징계면직(파면)되는 경우 급여 등이 감액된다는 사실을 통보하면서 사직을 권유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함에 있어서 의사결정의 자유를 박탈당하였거나 위법하게 침해받았다고 볼 수 없으며, 또한 원고가 사직의 효과를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이상 이를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사직원 제출이 참가인 측의 강요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사용자)는 기업구조개선 작업약정의 연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 위 약정의 연장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로 과장급 이상 직원의 10%를 감원하기로 하여 원고들을 포함한 58명(이하‘원고 등’이라 한다)을 감축대상자로 일방적으로 선정한 점, 그 후 그들만을 대상으로 하여 퇴직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직서 제출을 종용한 점, 피고는 사직서제출기한을 연장하면서까지 거듭하여 원고 등의 사직서 제출을 종용하고 이에 응하지 않은 사람에 대하여는 보직해임 및 대기발령을 하였으며 끝까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람들을 모두 해고한 점, 사직서를 제출한 감축대상자들의 사직서 제출시점이 각자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일률적으로 2000.12.31.자로 사직처리를 한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특정 사원에 대한 위법한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피고의 사직서 제출요구를 견디지 못하고 사직 이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원고들의 퇴직은 자발적인 사직의 의사에 따른 것이 아니라 피고가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으로서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
(2) 근로자가 사직의사 없이 회사의 경영악화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사직서를 제출한 사례(대법원 2001다76229, 2003.10.10. 판결)
원고(근로자)들은 사직서의 수리 여부, 수리 기준 등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한 채 단순히 회사의 경영악화에 책임을 지겠다는 상징적인 의미의 형식적 제출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회사 상부의 결정사항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였다 할 것인데, 합병 전 ○○○○보험 주식회사(이하 ‘○○○○’이라 한다)가 이러한 상황 하에서 제출된 사직서를 수리하여 원고들을 퇴직 처리한 것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고, 사직서 제출에 관하여는,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나아가 위 원고들이 소속되었던 직판 팀의 근로조건은 다른 근무부서와 비교할 때 정상적인 근로를 제공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열악한 것이었다 할 것이고, 원고들이 그와 같은 근로조건하에서 회사 측의 사직서 제출 종용을 견디지 못하고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할 것이며, 따라서 원고들이 직판팀에 전보발령을 받아 결국 사직서 제출에 이르게 된 과정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보면, 위 직판팀은 그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해고에 따른 잡음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계획적으로 설치된 부서에 불과하고, 위 원고들의 퇴직이 형식적으로는 의원퇴직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사직원의 제출이 특정 사원에 대한 위법한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회사의 적극적인 강요에 의한 것이었고 사실상 퇴직할 대상 사원이 회사에 의하여 확정되어 있었으며 이들에게는 퇴직 이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원고들의 퇴직은 실질적으로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를 사용자가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종료시킨 것으로서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
일단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는 경우 앞서 살펴 본 것처럼 그 사직서의 제출이 비진의 의사표시라거나 착오, 강박에 의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를 해고로 보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필요하다. 실제 현장에서도 부당해고 사건으로 근로자가 자필 서명한 사직서를 제출한 후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할 경우 사안이 간단하다고 쉽게 판단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사업장으로부터 축출되는 것을 막고,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제기로 인한 불필요한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막기 위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감정적인 충동으로 함부로 행동하는 것은 금물이며, 그러한 사직의 사유를 명시적으로 적시한 사직서 등의 서면을 통해서 명확한 의사표시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근로자가 사직이나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의 청약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라도 일정기간 동안에는 그 의사표시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하여 그 기간 동안에는 근로자가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른바 cooling off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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