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을 통하여 소폭의 세수증가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소득세나 법인세율의 인상같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근본적 대책은 이번 세법개정안이 포함하지 않고 있다. 증세가 아닌 미세조정을 통해 공평과세를 추구했다는 것이 정부측의 입장이나 공평과세를 이루려는 의지도 또한 부족했다고 본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기준을 3천만원으로 인하한 것은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부부합산 2천만원을 기준금액으로 인하하여야 적절할 것이다. 주식양도차익의 과세는 유가증권시장에서 현행 지분율 3%, 시가총액 100억원 기준을 2%, 70억원으로 하향조정하겠다는 것으로 이 개정안도 매우 부족한 수준이며 1%, 30억원 정도로 낮추어야 한다. 회원제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 부동산거래 정상화를 위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 법인이 보유하는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중과제도 폐지 등은 오히려 공평과세에 역행하는 조처라고 보여진다.

이번 세법개정안에는 대기업의 세 부담을 늘리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대기업의 최저한세율을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과세표준이 1,000억원 이상인 법인의 법인세율은 22%인데 이러한 과세표준 1,000억원 이상의 기업에 대한 최저한세를 현재의 14%에서 15%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세부담이 늘어나는 기업은 이 규정이 시행되는 시기에 과세표준이 1,000억원 이상이 될 대기업 중에서 15% 이하의 세금을 내는 기업만 해당되므로 숫적으로도 매우 소수의 기업에게만 적용된다.

국내와 역외에서 벌어지는 탈세에 대하여 국세청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금융분석원의 정보제공, 입증책임 규정 등)를 마련해주어야 하는데 이런 관점에서도 이번 개정안 내용이 매우 미흡하다.

고용과 연계된 추가공제율을 확대하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제도의 개선은 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제도는 투자와 고용을 조건으로 제공하는 세액공제로서 설비투자를 기준으로 제공하는 기본공제부분과 고용을 조건으로 제공하는 추가공제부분으로 구성된다. 과거에는 투자만을 기준으로 하다가 고용기준으로 하는 부분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세법개정에서는 기본공제 부분을 조금 더 축소하고 고용을 전제로 하는 추가공제 부분을 더 늘리고 있어서 이 제도의 변경은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에 대한 세제지원에서 국내생산시설이 없는 해외진출 중소기업이 해외시설의 철수 없이 국내에 투자하면 국내복귀기업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존재한다. 제도의 명분에 비하여 장기적으로 기업이 이를 남용할 가능성이 크다. 고용효과가 큰 서비스업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에서 확대범위가 협소하다. 개정안에서는 노인ㆍ부녀자ㆍ장애인을 위한 사회복지서비스업으로 범위를 국한하고 있다.

장애인표준사업장에 대한 세제제원 확대가 필요하다. 장애인 10인 이상(고용비율 30%)을 고용하는 기업이 장애인표준사업장의 기준인 바 통상적인 사업영역에서 기업은 이 조건을 유지하기는 매우 어렵다. 통상적인 사업영역의 사업체가 장애인을 고용하는데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서는 장애인고용비율을 10% 정도로 조건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에너지 고효율 가전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 과세면제는 좋은 정책취지에 해당되나 에너지1등급 가전제품의 기준을 높게 설정하고 명확하게 하며 이행 여부를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는 경우 문제의 소지가 존재한다. 가전제품 생산기업은 개별소비세가 면제되는 부분을 이익확대의 계기로 삼고 에너지 효율성이 불충분한 제품을 1등급으로 출하할 우려가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세수만 감소하고 기업의 이익만 확대되는 것이다. 회원제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은 해외골프수요의 국내전환이라는 명분은 달성하기도 어렵고 소득상위계층에게만 혜택을 부여하므로 매우 부적절한 세법개정이다.

부동산거래 정상화를 위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는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명분으로 하는 부자감세로서 현재 상황에서 기대하는 경제적 효과도 생길 가능성은 없다. 법인이 보유하는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중과제도도 폐지한다고 하는데 마찬가지로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명분으로 하는 부자감세에 해당한다. 무주택근로자를 위한 월세소득공제율을 50%로 인상하는 것은 적절하나 급여수준에 따라 차등화하여 30 ~ 70%로 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는 연중 최고 10억원을 초과하면 계좌내역을 그 다음해 신고하도록 하고 있는데 기준 금액이 너무 높아서 실효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계좌당 10억원이 아니라 해외에 보유하는 모든 계좌의 잔액을 합산하여 2억원을 초과하면 신고하도록 하여야 한다. 차명계좌관련 제도개선은 적절하다.

대기업최저한세 세율은 15%로 상향조정하였는데 방향은 적절하나 수준은 부족하다.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율을 조정하는데 현금영수증, 직불카드와 차별화하고 공제율을 낮춘 것은 적절하다. 한국납세자연맹에서는 서민․중산층의 세금 부담이 늘어났다고 지적하는데, 신용카드세액공제율의 축소는 지금까지 그 혜택이 상대적으로 상위계층에 집중되었다는 점에서 중산층에게는 몰라도 서민층에게는 별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일시퇴직금 관련 규정도 마찬가지이다.

비과세재형저축의 부활, 장기펀드소득공제는 저축할 여력이 있는 중상위 계층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이며 당장 생계가 어려운 서민에게는 그림에 떡에 지나지 않는다.

8년 자경농지 관련 양도세 감면 대상에서 출국 후 2년 경과 비거주자는 제외시키고 있는데 너무나 당연한 조처이며 동 제도가 탈세의 온상이므로 대폭적인 대상 축소가 바람직하다. 자경농민을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전업자경농민으로 제한하여야 하며 양도세 감면의 최고액수제한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기준을 3천만원으로 인하한 것은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부부합산 2천만원을 기준금액으로 인하하여야 적절할 것이다. 주식양도차익의 과세는 유가증권시장에서 현행 지분율 3%, 시가총액 100억원 기준을 2%, 70억원으로 하향조정하겠다는 것으로 이 개정안도 매우 부족한 수준이며 1%, 30억원 정도로 낮추어야 한다.

파생상품에 대한 과세는 꼭 필요한 조처이다.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는 기업이 경제활동 중에 노출되는 환위험 등에 대한 헤징의 필요성에 따른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파생상품 투자는 단순투기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투기적 행위 때문에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의 불안정성이 증폭되는 측면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파생투자는 아주 작은 마진을 노리고 초단기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거래세 부과는 거래억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세법개정안에는 시장의 반응을 파악하기 위하여 0.001%의 매우 낮은 세율을 도입하였는데 향후 추이를 보면 상향조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행시기는 3년의 유예기간을 둘 하등의 필요가 없으며 바로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

간이과세업종별 부가가치율을 세분화하고 하향조정한다고 한다. 세분화는 4단계가 아니라 5단계 정도로 조금 더 추진할 필요가 있으나 전체적 수준의 하향조정은 과연 적절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를 통하여 간이과세가 일반과세보다 상대적으로 더 유리해지는 것이며 형평성의 문제가 생긴다.

이번 세법개정을 통해 5년 동안 1조 6천억원의 세수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복지재정확보를 위한 세수증가의 필요성 측면에서 판단할 때 이번 세법개정안은 매우 부족하다. 이번 정부가 복지재정을 확충하려는 의도가 없다는 표시라고 본다. 증세 규모가 작아진 것은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작년말에 졸속하게 이루어진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과 세율인상(3억원 이상의 소득세 과표구간에 대한 38% 세율을 적용하는 구간을 신설)이 이번에 정상적으로 처리되었다면 세수증가효과는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작년에 이루어진 소득세 최고세율구간의 조정과 세율인상은 기존에 존재하는 누진세율구조에 매우 이질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기존의 과세구간은 1,200만원, 4,600만원, 8,800만원을 기준으로 나뉘어지는데 새롭게 도입된 구간은 나누는 기준이 갑자기 너무 크게 도약하여 3억원이 되는 것이다. 세율은 역으로 기존 구간의 세율이 6, 15, 24, 35%로서 약 10%씩 큰 간격으로 늘어나다가 갑자기 마지막으로 3% 소폭 증가하는 모양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졸속 처리된 소득세과표구간 조정이 정상화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 세법개정안에는 종교인 과세방안도 빠져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행령의 개정을 통하여 과세가 가능하다면서도 종교인들과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어서 그 의지가 없음을 표시하고 있다. 종교인들 스스로 과세를 받아들이는 자세도 많이 보여주고 있는 현실에서 일부 욕심많은 종교인들의 눈치를 정부가 지나치게 살피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가 제출한 세법개정안은 국회에서 새누리당와 민주통합당이 합의하면 당연히 수정이 가능하다. 소득세 과표구간조정 및 세율인상, 금융소득종합과세와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보다 강화하는 수준으로 수정, 법인의 비사업용토지를 포함한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의 무효화 및 종교인에 대한 과세규정 등이 대표적으로 수정보완되어야 할 사항들이다. 이를 통하여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수준의 세금을 부과시키는 응능과세원칙에 충실한 조세정책을 실현하고 탈세나 조세회피에 철저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