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국회에서는 소득세제 개편이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년 말에 있을 대선정국과 맞물려 여야 할 것 없이 각 정당에서는 소득세제와 법인세제 등을 포함한 각종 세제개혁 내용을 주요 공약으로 들고 나오고 있다. 최근 그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는 유럽발 금융위기의 근본원인은 그 동안 누적된 대규모의 재정적자라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을 뿐 아니라,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공적자금의 확보, 경직적인 복지재정 수요 충족, 그리고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상당수준의 정부지출이 필요하다는 인식 등으로 인해 세계각국은 다투어 증세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에 국회본회의에서 전격 도입된 한국판 버핏세(즉, 과세표준 3억원 이상에 대해 38%의 최고세율 신설)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듯이 이제는 야당은 물론 5년 전 이명박정부 출범 이래 감세정책을 경제정책의 기본으로 삼았던 정부나 여당마저도 증세 특히 소득세법 개정을 통한 고소득자들에 대한 세부담증대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당의 경우에는 저소득층에 대한 최소한의 복지수요 충족이라는 명분으로 부유층과 재벌기업 등에 대한 세부담을 급진적으로 증대시키려고 하는 반면, 정부나 여당은 그 급진성을 가급적 완화함으로써 투자 및 소비 위축과 같은 부작용을 축소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여야가 증세라는 큰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면서 다만 그 구체적 방안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는 상황에서는, 과거 20여년간 큰 변화 없이 운용해온 금융소득 과세제도에 대해 손질을 함으로써 증세를 도모하는 방안이 여야간에 상대적으로 보아 쉽게 타협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각 정당은 4,000만원인 금융소득 종합과세 부과기준을 2,000만원 내지 3,000만원으로 하향조정함으로써 금융소득에 대한 세부담을 증대시키는 방안을 이미 제시한 바 있고, 금년들어 기획재정부도 세제실에 금융세제팀을 그리고 금융위원회도 금융조세팀이라는 비공식조직을 신설하여 이러한 상황에서 이니셔티브를 놓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신설된 조직들은 금융산업 및 동 산업과 관련된 세제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이에 대한 종합적인 세제개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주 임무일 것이므로 이들 조직들의 향후 역할이 기대된다. 본고에서는, 위에 언급한 최근의 정치 경제적 상황변화와 관련하여, 과거에 OECD 및 IMF의 재정전문가들이 우리에게 여러 차례의 기회를 통해 권고한 세제개혁방안들 중 금융소득세제 관련 부분을 정리․소개하고 그 시사점을 살펴봄으로써 정책입안자 기타 관계자들이 향후 우리나라의 금융소득 개편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 등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1997년 아시아지역에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그 해 연말에는 급기야 우리나라까지 외환부족에 시달리게 되었고 IMF에 긴급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되었다. 이러한 외환위기의 극복을 위해 공적자금 투입, 내수 진작용 정부투자 등 상당규모의 재정지출이 불가피해졌고 이에 따라 1987년 이래 항상 균형재정 내지는 재정흑자를 기록하던 우리나라는 1998년에는 GDP 대비 4%의 재정적자를 그리고 1999년에는 GDP 대비 5%의 재정적자를 시현하게 되었으며 과거 1987년 당시 GDP의 약 15% 수준이었던 정부부채는 1999년말에는 약 39% 정도까지 확대되었다. 이와 같은 적자재정규모의 확대에 부담을 느낀 정부는 1999년에 IMF 재정국에 대해 조세전문가로 구성된 재정자문단을 한국에 파견해서 당시의 한국의 세제를 진단하고 개혁방안을 제안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자문단은 1999년 5월부터 약 한 달 가량 체재하면서 한국의 세제 전반에 대해 검토를 한 후 한국세제의 개혁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한국정부에 전달하였다. 동 보고서에 포함된 당시 한국 세제의 문제점은 소득과세, 소비과세, 재산과세 등 국세전반에 걸쳐 제시되어 있지만, 여기서는 본고의 성격상 당시 지적된 우리나라 금융소득의 문제점을 소개하고 다음 절에서 IMF 자문단이 이에 대해 제시한 권고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 1) 개인의 자본소득(Personal Capital Income) 과세의 문제점

IMF 자문단은 우선 아래와 같은 표를 통해 1998년 당시의 한국의 이자, 배당,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방식을 정리하고 그 내용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 그 주요한 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금융소득이라고 하면 통상 이자소득과 배당소득만을 의미하고, 따라서 소위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란 원칙적으로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에 대해 원천징수 방식으로 과세하나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의 합계가 1년간 4천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동 소득에 대해서도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종합과세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반해, IMF의 조세 전문가들은 개인의 이자소득, 배당소득과 자본양도차익(capital gains)까지 포함한 소득을 소위 개인 자본소득(personal capital income)이라고 하여 하나의 유형을 이루는 소득으로 취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자본소득의 개념마저 부재하고 각 소득별로 과세취급이 각기 다르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둘째, IMF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자본소득 과세제도의 면세판정 기준이 소득별로 천차만별일 뿐아니라, 원천징수로 종결되는지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소득별로 필요이상으로 복잡한 규정을 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자본양도소득에 대해서는 종합과세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별도의 분류과세 체계를 운영하는 것도 우리나라의 자본소득 과세제도의 복잡성을 가중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로 보고 있다. 위와 같은 세제의 복잡성은 세제의 중립성을 해치기 때문에 경제주체의 저축 및 투자의사결정에 왜곡(distortion)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각 경제주체별, 상품별 유효세율의 차이를 이용한 조세회피(arbitrage)를 유발하기 때문에 그 만큼 과세기반이 훼손된다고 IMF 자문단은 보고 있다. 이와 같이 지나치게 복잡한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제도는 납세자의 납세협력비용뿐만 아니라 과세당국의 행정비용도 필요 이상으로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 IMF 자문단의 견해이다.

셋째, IMF 자문단은 한국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그 과세대상에 따라 너무 판이하게 다른 점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부동산 양도차익의 경우 양도대상 자산이 주택일 때에는 1세대1주택이라는 이유로 비과세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부동산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세율도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반면, 주식양도차익의 경우에는 상장주식인지 여부에 따라 과세 여부가 결정되고 적용되는 세율은 단일 세율이되 동 주식이 중소기업의 주식인 경우에는 적용되는 세율(10%)이 일반 주식의 경우 적용되는 세율(2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양도자산별로 양도차익과세 방식에 현저한 차이를 두고 있는 한국의 양도소득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IMF 자문단은 보고 있다. 첫째로, 대상 자산간의 과세의 중립성이 상실되어 결과적으로 조세회피뿐만 아니라 경제효율에 있어서도 많은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현행 양도소득 과세제도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문제점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상당부분이 인플레이션에 의해 과표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실현되지도 않은 부동산양도차익에 과도하게 높은 누진세율을 적용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세금은 다른 자산(예：주식)에 적용되는 양도차익과세에 비해 지나치게 징벌적이라는 것이 당시의 IMF 자문단의 견해이다.

IMF 자문단은 동 보고서에서 1990년대 초에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에서 도입한 소위 이원소득과세체계 (Dual Income Tax System)를 소개하고는 있으나 이의 도입을 직접적으로 권고하지는 않았다.
　

• 2) IMF의 권고사항

IMF 자문단은 향후 시행기간을 둘로 구분하여 단계적인 권고를 하고 있다.

(1) 단기 내지 중기(2000~2001)에 추진할 사항

• 모든 개인 이자소득은 조세목적상 동일하게 취급해야 하는 데, 이는 모든 이자소득에 적용되는 비과세와 감면을 단계적으로 철폐한 후 24.2%라는 단일세율을 적용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 모든 배당소득은 그 소득원천이 무엇이냐에 관계 없이(예를 들어, 상장주식이든 비상장주식이든 또한 중소기업주식이든 간에) 그리고 지분율의 크기와 관계 없이 조세목적상 동일하게 취급되어야 한다.

• 상장주식에 대한 현행 양도차익 면세제도는 폐지되어야 하고 모든 양도차익은 낮은 단일세율(예를 들어 10~20% 정도 수준)로 과세되어야 한다. 1세대1주택 및 장기보유 농지에 대한 비과세 정도는 고려될 수 있으나 기타 모든 감면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

(2) 중장기적으로(2002~2005) 추진되어야 할 사항

• 모든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는 그 원천에 관계 없이 동일한 세부담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대전제 하에서 다음과 같은 과세방안을 권고하고 있다.

－이자소득：지급자인 기업입장에서는 법인과세시 손금이 인정되는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현재 적용되는 원천징수세율을 적용하면서 현행 제도 유지

－배당소득：배당소득에 대해서는 법인단계에서 기과세된 소득을 분배하는 것이므로 다음 둘 중에 하나의 방식으로 과세되어야 함.

☞ 개인단계에서는 비과세함으로써 경제적 이중과세가 배제되도록 함.(이 경우 배당소득은 사실상 법인세율로 한번 과세되는 것인 바, IMF 전문가들은 이 방식을 선호)

☞ 당시 2단계 누진세율이었던 법인세율을 단일세율로 전환하고 이를 기초로 임퓨테이션제도(Imput－ation system)를 적용함.

• 1) 금융소득과세제도에 대한 OECD의 평가

• 2) OECD의 권고사항

• 1) 개인의 자본소득(Capital Income) 과세의 문제점

• 2) IMF의 권고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