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1주택자가 국내에서 유상으로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가액¹⁾의 크기에 따라 1 ~ 3%의 비례세율²⁾이 적용된다. 그러나 2020.8월부터 1세대 2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³⁾ 내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가액(시가)의 8%의 중과세율이 적용되고, 비조정대 상지역 내 주택 취득에는 일반세율(1 ~ 3%)이 적용된다.
1세대 3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취득할 경우 12%의 중과세율이 적용되고 비조정대상지역 내는 8%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1세대 4주택 이상부터는 무조건 12%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거주자가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적용되는 취득세율을 요약하면 [표1]과 같다. 1) 2022.12.31. 이전 유상취득분의 취득세 과세표준은 취득당시의 가액으로 한다. 취득 당시의 가액이란 납세자가 신고한 가액을 말하며, 신고한 가액이 시가표준에 미달하는 경우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했으나, 2023.1.1. 이후 유상취득분부터 사실상 취득가액이 과세표준이 된다. 사실상 취득가액이란 잔금청산일 전까지 취득자가 양도자에게 지급한 직간접비용(대가)을 말한다. 사실상 취득가액이 불분명한 경우 시가인정액을 과세표준으로 한다. 시가인정액이란 해당 물건의 매매 사례가액, 감정가액, 경공매가액 등 「지방세법 시행령」제14조에 정하는 바에 따라 시가로 인정하는 가액을 말한다. 무상취득의 경우 시가인정액을 과세표준으로 하나 시가인정액 산정이 곤란한 경우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한다. 예외적으로 무상취득의 경우라도 상속 취득은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하고 시가표준액이 1억원 이하인 부동산 등을 무상 취득하는 경우 시가인정액과 시가표준액 중 납세자가 선택하는 가액을 과세표준으로 한다. 2) 주택 취득가액 6억원 이하 : 취득세율 1%,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 (취득가액 × 2/3억원 - 3) × 1/100 = 1.01 ~ 2.99%, 주택 취득가액 9억원 초과 : 3% 3) 2024.8.1. 현재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지역 : 서울시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4) 취득자의 소유 주택 수 계산은 기존 소유 주택과 취득하는 신규주택을 포함하며, 개인별로 계산한다


취득세율 적용에 있어 1세대 2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1세대 1주택을 구분하여 다주택자에게는 높은 세율(8% 또는 12%)을 적용하고, 1세대 1주택자에게는 낮은 세율(1 ~ 3%)을 적용하는 것은 세 부담능력에 따른 세율 적용이 아니고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보는 것이다. 주택 취득자의 주택 수에 관계없이 모든 유상 주택 취득에 주택가액의 크기에 따라 1 ~ 3%의 세율 적용으로 세제를 단순화해야 한다. 이것이 세제의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공평세제로 가는 길이다.




무상증여의 경우 중과 취득세율(12%) 적용대상은 증여자가 1세대 2주택 이상 소유,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증여, 수증자가 증여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에 해당, 증여 주택 기준시가가 증여 당시 3억원 이상 등 세 부담 능력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기준을 가지고 취득세 중과 여부를 판단한다. 무상증여에 대한 취득세율을 증여자의 소유 주택 수 등에 따라 달리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세 부담 능력인 소득, 재산, 소비의 크기를 기준으로 높은 세율을 적용해야 공평한 세제다. 그러므로 모든 증여 취득세율을 소유 주택 수에 관계없이 주택 취득가액의 3.5%가 적용되는 일반 증여 취득세율로 통일하는 게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세제라 할 수 있다.
부동산 취득형태별, 취득지역별, 취득자산구분별, 취득금액별 무상취득세율과 주택 외의 토지, 건물 등의 유상취득세율을 요약하면 다음 [표2]와 같고, 주택의 유상취득세율은 다음 [표3]과 같다.


① 농어촌특별세 : [(취득세과세표준 × 2%) × 10%] + [취득세과세표준 × (실제적용취득세율 – 4%) × 10%] + (감면받은 취득세액 × 20%) ② 지방교육세 : [취득세과세표준 × (표준세율 4% - 2%)] × 20% × (1 - 감면율) ③ 6억원 초과 ~ 9억원 이하 주택 취득세율 : (취득가액 × 2/3억원 - 3) × 1/100 = 1.01% ~ 2.99%
④ 주택 수는 취득하는 주택을 포함 ⑤ 농특세 비과세 주택 ㉠ 국민주택 규모 이하 주택
가구당(다가구 주택도 거주 가구당) 전용면적이 85㎡ 이하인 주거용 건물과 이에 부수된 토지로서 주택 바닥 면적(아파트ㆍ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1세대가 독립하여 구분ㆍ사용할 수 있도록 구획된 부분의 바닥면적을 말한다)에 다음 표의 용도지역별 적용배율을 곱하여 산정한 면적 이내의 토지

구분	용도지역	적용배율
도시지역	1. 전용주거지역 2. 상업지역, 준주거지역 3. 일반주거지역, 공업지역 4. 녹지지역 5. 미계획지역	5배 3배 4배 7배 4배
도시지역 외의 용도지역		7배

㉡ 농가주택
영농에 종사하는 자가 영농을 위하여 소유하는 주거용 건물과 이에 부수되는 토지로서 농지의 소재지와 동일한 시ㆍ군ㆍ구 또는 그와 연접한 시ㆍ군ㆍ구의 지역에 소재하는 것(「소득세법」상 고급주택은 제외함)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세제의 경우, 1차적으로 모든 부동산에 재산세를 부과하고 2차적으로 다주택 및 고가 부동산 소유자를 중심으로 종부세를 부과하는 ‘투 트랙’으로 돼 있다. 종부세는 2005년 노무현 정부가 투기억제를 위해 조세원칙을 무시하고 전격 도입한 세제다.
그동안 동일 과세물건에 재산세와 종부세의 이중과세 논란, 기혼자를 미혼자에 비해 불리한 차별과세의 위헌, 세대별 합산과세의 위헌 등 수차례 폐지 위기에 내몰렸으나, 공시가격 현실화, 세율 인상을 디딤돌로 도입 당시보다 오히려 강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행 종부세율은 1세대 1주택(1세대 2주택 포함)에 적용되는 0.5 ~ 2.7%의 초과누진세율, 1세대 3주택 이상 다주택에 적용되는 0.5 ~ 5.0%의 높은 초과누진세율로 돼 있다. 미국은 부동산 보유세로서 유일하게 주(州)세인 재산세만 있다. 그 세율은 주(州)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2% 내외의 비례세율이다.
우리나라 종부세율 중 1세대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세율(0.5 ~ 5%)는 초과누진세율 구조이고, 미국의 2.5배에 달한다. 종부세가 재산 원본에 매년 과세되는 세금임을 감안할 때 원본을 침해할 정도로 높은 세율이다. 현행 주택분 종부세율은 다음 [표4]와 같다.
현행 1세대 3주택 이상에 적용되는 높은 초과 누진 종부세율(0.5 ~ 5%)을 폐지하고, 현행 1세대 2주택 이하에 적용되는 종부세율(0.5 ~ 2.7%)로 일원화해야 한다. 이래야 투기억제 목적으로 세 부담 능력과 관계없이 1세대 2주택 이상 다주택자라 하여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불공평이 시정된다. 또한 그동안 부동산 공시가격이 현실화되었기 때문에 세율을 내리는 것이 ‘세원(과세대상)은 넓히고 세율은 내린다’는 조세원칙에 부합한다.


5) 2023년 종부세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의 경우도 ‘3주택 이상’ 세율이 아닌 ‘2주택 이하’ 세율을 적용받는다.
여기에 모든 주택에 부과되는 0.1 ~ 0.4%의 주택 재산세율까지 감안하면 한미 간 보유세율 차이는 더 벌어진다. 종부세는 재산세와 이중과세 성격이 짙고 동일 과세대상에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동일 성격의 과세권을 중복 행사하는 데다 세율이 지나치게 높아 일부 종부세는 중산서민층의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는 중립성을 유지해야 할 조세의 기본원칙에 맞지 않는다. 동일 과세물건(토지, 주택)에 지자체가 보유세인 재산세를 과세하고, 여기에 중앙정부가 보유세인 종부세를 또 과세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종부세는 재정수입 확보 목적이 아닌 투기억제 목적으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종부세는 탄생부터 비정상적인 세금이다. 지난 4월 10일 총선 직후 일부 야당의원들로부터 1세대 1주택 종부세를 중심으로 과도한 종부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동일 과세물건에 재산세와 중복과세되는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 폐지하면서 1세대 1주택에 대한 세액감면과 고가 부동산에 대한 보유세 부담 강화 등 종부세의 순기능을 재산세에서 실현하는 방향으로 재산세 과표구간과 세율 구간을 재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은 한 언론과의 대담에서 종부세 폐지를 공론화한 바 있다.
종부세는 국세로 거둬들이지만,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전액(2023년 4조2,000억원) 모두가 부동산교부세 형태로 기초자치단체에 교부된다. 이제 투기억제 목적으로 지방세를 국세로 징수하는 편법을 바로잡아야 한다. 종부세를 폐지하고자 할 경우 당장 기초 지자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종부세 폐지로 인한 세수 결손은 고가주택에 대한 재산세 강화, 지방교부금 증액, 예산 절감 등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종부세 폐지 절차를 중단하는 이유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 정부 들어 2022.5.10.부터 2025.5.9.까지 적용이 유예돼 있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도 투기억제라는 정책적 목적에 세제를 과도하게 동원한 것으로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세대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세제는 1세대 2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기본세율(6 ~ 45%)에 20%p 가산하는 중과세율을 적용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한다. 그리고 1세대 3주택 이상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기본 세율에 30%p를 가산하는 중과세율을 적용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을 배제한다.
예컨대 1세대 3주택자가 양도하는 주택이 조정대상지역 내에 있고 그 과세표준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최고 75%(45% + 30%)의 중과세율에 7.5%(75%의 10%)의 지방소득세율을 합쳐 양도세 과세표준의 82.5%에 해당하는 전무후무한 징벌적 세율로 양도세를 내야 한다. 현행 양도세(종합소득세) 기본세율은 [표5]와 같다.

- 소득세법 제55조 제1항 세율(세법상 세율, 8단계 초과누진세율)
양도세 중과로 인한 과도한 세 부담 때문에 1세대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시장에 주택을 내놓지 않는 ‘동결효과(Lock in effect)’가 발생한다. 이는 주택시장에 매물 부족 현상을 불러와 오히려 집값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양도세는 소득세이기 때문에 양도소득금액이 증가함에따라 이에 상응하는 높은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게 공평하다. 소득금액과 상관없이 주택 수에 따라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양도세 중과제도는 불공평하고 주택시장을 왜곡시킨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취득, 보유, 양도, 상속, 증여 등 부동산 이동의 모든 과정에 걸쳐 관련 세금을 무차별적으로 중과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 주택을 취득하지도, 보유하지도. 양도하지도, 증여하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고통에 빠졌다. 올해 정기국회에서 1세대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세제를 영구 폐지해 이들이 언제든지 주택을 팔고 주택시장을 빠져 나갈 수 있는 ‘퇴로’를 열어 놓아야 한다.

먼저 2023년 실적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세목별 세수 비중을 요약하면 다음 [표6]과 같다.


그리고 상속세의 과세요건 5가지의 그동안 개정 경과와 본고가 제시하고자 하는 앞으로의 희망 개정안을 요약하면 다음 [표7]과 같다.


6) 2023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401조원으로 지금의 상속세율이 정해진 2000년과 비교해 무려 255.18% 증가했고, 동기간 1인당 국민 총소득은 388% 증가했으며, 소비자 물가는 약 85.7%, 주택 매매가격은 평균 약 55% 뛰었다. 주택가격상승률 평균 55%는 지방을 포함한 전국 평균치이고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은 이와 비교도 안 될 만큼 많이 올랐다.
올해 세제개혁의 최대 이슈는 단연 ‘상속세’다. ‘세율과 과표구간’, 일괄상속공제와 배우자상속공제, 과세방식, 최대주주 소유 주식에 대한 할증평가 등 납세의무자의 세 부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과세요건이 현실과 국제 추세에 동떨어져 있다. ‘세율과 과표구간’은 2000년부터 24여 년 동안 개정되지 않은 채 그대로 묶여 있고, 일괄상속공제와 배우자상속공제는 1997년 현행 기준으로 개정된 후 27년째 그대로다.



과세관청이 비주거용 상속ㆍ증여 부동산, 소위 꼬마빌딩을 평가함에 있어 평가대상 선정 등을 과세관청 내부 지침에 의함에 따라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 이에 따라 납세자들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 과세관청이 자의적으로 평가대상 꼬마빌딩을 선정할 수 없도록 평가대상 선정, 이에 따른 모든 절차에 대해 엄격한 법제화가 필요하다. 7) 소위 ‘꼬마빌딩’을 말한다


최대주주의 경영 프리미엄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 최대주주 소유 주식평가시 할증 20%(이 경우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세계 최고인 60%가 됨)는 과대평가에 해당하므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⁸⁾ 8) 정부가 2024.7.25. 발표한 올해 세법개정안(이하 ‘올해 정부 세법개정안’ 이라 한다)에 의하면 2025.1.1. 이후 상속이 개시되거나 증여받은 분부터 최대주주 소유 주식평가 시 ‘20% 할증’이 폐지된다.


한국의 상속세제는 ‘국제추세(Global standard)’와 역행하는 구시대적 유물로 전락한지 오래다. 기업 성장과 무관한 정치인들이 철 지난 구시대적 유물인 상속세제로 황금알 낳는 기업을 무자르듯 재단(裁斷)하는 것이 문제다. 평생 애지중지 자식 같이 기업을 키운 기업인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올해 정기국회에서도 상속세제 개혁이 과거와 같이 야당의 반대로 변죽만 울리고 끝나선 안 된다.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이명박 정부 때도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30%로 인하하는 세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적이 있다. 당시에도 야당이 여당에 상투적인 ‘부자 감세’ 프레임을 씌워 반대했고, 여당마저도 중산서민층의 표를 의식해 이에 굴복한 나머지 무산됐다. 결정적 개정 기회를 놓친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50%)은 지금도 중산서민층에서 부자까지 상속세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야당이 정치적ㆍ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면서 수십 년간 개혁을 미뤄온 상속세가 국제추세에 역행하고, 불공평하면서 비효율적인 세제라는 점은 국민 모두가 안다. 이제 상속세제 개혁의 핵심과제 5가지, ‘세율과 과표구간, 일괄상속공제와 배우자상속공제, 상속세 과세방식’을 두고 국제추세와 현실을 가장 잘 반영한 공평한 상속세제가 무엇인지 여야의 난상토론, 끝장토론, 밤샘토론 등으로 올해 정기국회에서 결론내기 바란다. 이 과정애서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필요할 경우 국회 주관 공청회도 열기 바란다.

2020년 10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타계를 계기로, 기업상속에 따른 과도한 세부담이 우리 사회의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고(故) 이건희 전 회장이 남긴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 평가액(2020.10.23. 종가 기준)을 18조 2,000억원으로 보고, 한국과 OECD 주요 5개국의 상속세 부담을 비교해 본 결과, 우리나라 상속세 실효세율이 58.2%로 가장 높았고, 일본(55%), 미국(39.9%), 독일(30.0%), 영국(20.0%), 캐나다(16.5%)순으로 나타났다.
재산상속 시 상속세를 과세하지 않고 ‘자본이득세(capital gains tax)’로 과세하는 국가 중 캐나다는 상속 시 16.5%의 실효세율로 상속세를 부과하고, 호주와 스웨덴은 상속받은 자산을 추후 처분할 때까지 상속세 과세가 ‘이연’되는 ‘자본이득세(승계취득과세)’ 체계를 적용하고 있어 상속 시 상속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이 경우 피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취득한 때부터 상속인이 양도할 때까지 발생한 자본이득에 대한 세금이 상속인에게 과세되므로 세수 일실은 없다.

9) 18조2,000억원의 상장주식을 상속한 경우, 상속인은 배우자와 자녀 3명을 가정 10) 실효세율 : (총 상속세액 / 상속재산 평가액) × 100
삼성그룹 계열사의 본사와 상속인의 주소지가 영국에 있었다면 유족이 내야 할 상속세는 한국에서 내야 할 상속세의 3분의 1수준인 3조6,399억원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속재산에서 비과세 기준액(약 4억8,000만원)을 뺀 뒤 직계비속 상속공제(상장주식 50%, 비상장주식 100%)를 차감해 상속세를 계산한다. 상속세 실효세율은 명목 최고세율(40%)의 절반인 20%로 떨어진다. 이에 비해 한국은 27년 전에 정해진 배우자공제와 자녀공제 35억원을 공제한 잔액에 상속세 최고세율(50%)에 최대주주 할증(20%)까지 붙여 명목세율 50%보다 더 높은 58.2%의 실효세율로 10조5,7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거뒀다.
100년 장수기업으로 가는 길은, 가업승계에 최대 걸림돌인 상속세 최고세율(50%)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최고세율(26%) 수준으로 내리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참고로 여기서 상속세 계산 흐름도를 작성하면 다음 [그림]과 같다.

[그림] 상속세 계산 흐름도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일본 55%에 이어 세계 2위이나, 최대주주 보유주식할증 평가 20%를 감안하면 상속세 최고세율은 60%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된다. 기업도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와 비슷하다. 어느 날 갑자기 상속이 이뤄졌다 하여 기업 재산의 절반(최대주주는 60%)을 싹둑 잘라 세금으로 가져가고 난 후에 과연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¹¹⁾
OECD 회원국 중 상속세가 있는 19개국의 평균 상속세 최고세율이 26%인 데 비해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50%)이 터무니없이 높다. 상속세가 아예 없는 나라 19개국을 포함하면 OECD 국가 평균 상속세 최고세율은 13%에 불과하다.
한국의 상속세제는 25년 전인 1999년에 전면 개편된 이래 현재까지 그 골격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구시대적 유물’이라 할 정도로 낡았다. OECD 38개 회원국의 명목 상속세 최고세율 분포는 다음 [표8]과 같다. 11) 프랑스 부르봉왕조의 재무장관이었던 장바티스트 콜베르(Jean Baptiste Colbert)가 했던 말, “거위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깃털을 살짝 뽑는 과세방법”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속세가 기업인이 평생 일군 ‘황금알 낳는 기업’의 배를 가르는 수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주1)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이스라엘, 슬로베니아, 포르투갈, 호주, 룩셈부르크, 멕시코, 캐나다, 뉴질랜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스웨덴, 슬로바키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싱가포르, 터키 주2) 이탈리아, 폴란드, 아이슬란드, 튀르키예, 스위스
OECD 회원국의 명목 상속세 최고세율을 보면, 일본 55%, 한국 50%, 프랑스 45%, 영국 40%, 미국 40%, 독일 30%, 그리스 20%, 스위스 7%, 이탈리아 4%이고, 평균은 26%다. OECD 회원국의 50%(19개 국)는 상속세가 없다. 또한 63.2%(24개국)는 상속세가 투자와 일자리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면서, 상속세가 없거나 10% 이하의 초저세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 50%가 적용되는 과표구간이 30억원 초과이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401조원으로 지금의 상속세율이 정해진 2000년과 비교해 무려 255.18% 증가했다. 동기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88%, 소비자 물가는 약 96%, 주택 매매가격은 평균 약 55% 뛰었다.
외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과표를 보면, 독일은 402억원(26백만유로), 일본은 40억원(3억엔) 초과이다. 현행 상속세 과세표준 구간은 27년 전인 1997년에 정해진 것인데, 현실에 맞지 않게 낮아 상속세 부담을 가중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27년 동안 경제성장과 1인당 국민소득, 물가상승률, 주택가격 상승률 등 제반 경제지표를 고려하면,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과표를 현행 30억원 초과에서 90억원 초과로 대폭 상향 조정하고, 각 세율이 적용되는 과표구간도 다음 [표9]와 같이 기존 금액의 3배까지 올려야 한다.



12) 올해 정부 상속세율과 과표구간 개정(안)에 의하면, 2억원 이하 10%, 2억원 초과 5억원 이하 20%,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30%, 10억원 초과 40%로서, 국제추세와 국민의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
한국에서 기업이 상속될 때 부담하는 상속세는 황금알을 낳는 기업이 도산할 정도로 높다.
2020년 10월 타계한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 유족의 상속재산은 26조원, 상속세는 12조원이 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 유족이 상속세 12조원을 6년간(2021 ~ 2026) 매년 2조원씩 분납할 경우 은행차입금과 배당금으로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상속세 납부 자금 마련을 위해 삼성일가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을 처분할 경우 삼성일가의 경영지배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¹³⁾ 한국의 과도한 상속세는 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안정적 경영권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한국에선 우수한 인재와 기술, 경영 노하우를 보유한 유수기업이 ‘상속세’라는 암초를 만나 경영권이 사모펀드 기업 사냥꾼에 넘어간 사례가 적지 않다. 쓰리세븐(손톱깎이), 유니더스(피임기구), 락앤락(밀폐용기), 농우바이오(종묘)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상속세 때문에 기업인이 평생 일군 가업을 폐업하거나 기업 사냥꾼의 먹이가 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피상속인이 남긴 상속재산은 부동산의 경우 행정안전부의 전산시스템, 금융자산의 경우 금융감독원(콜센터 1332, 전화 02-3145-5114)의 전산조회시스템을 통하여 누락 없이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시가평가원칙에 의해 상속개시일 현재 시가를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과중한 상속세 부담은 상속세원 파악시스템의 완비, 상속재산의 시가평가제도 정착에 터무니없이 높은 ‘상속세율’에 현실과 동떨어진 과소한 ‘상속공제’가 복합돼 있다. 13) 지난 7월 17일 CEO스코어 집계에 따르면, 삼성가(家) 세 모녀는 최근 18개월(2023년 1월 ~ 2024년 6월) 동안 상속세를 내기 위해 계열사 주식 3조3,000억원어치를 팔았다.
소득세 포탈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고율의 상속세는 ‘소득세와 이중과세’된다. 오늘날 고율의 상속세율은 소득세의 성실 신고납부로 그 정당성을 상실했다. 현재 50%인 상속세 최고세율을 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30%로 인하해야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중산서민층의 자본축적이 가능해진다. 최근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도 한 언론과의 대담에서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26%) 수준인 ‘30%’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 변두리에 30평형 아파트(시가 15억원 정도) 한 채를 갖고 있는 중산서민층도 상속세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재산평가가 시가로 현실화됐고, 27년 동안 상속공제 한도에 물가상승률조차도 반영되지 않아 상속공제 한도액이 현실과 너무나 괴리됐다.
상속인이 경제 활동으로 벌어드린 소득에 최고세율 45%로 소득세를 과세하고, 남은 소득으로 형성된 상속재산에 또 최고세율 50%로 상속세를 과세한다면 3대에 와서는 상속재산이 없어진다. 상속세가 국민의 재산 형성에 도움을 주지 못하더라도 오히려 결정적으로 방해를 해서는 안 된다.
상속세 개혁에 줄곧 반대해온 야당은 ‘부자 감세’라는 꽃놀이패를 즐기는 동안 집안에서는 도끼자루 썩는 사실(지지층인 중산서민층의 상속세 부담 증가로 인한 이탈)조차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중산서민층의 과중한 상속세 부담을 줄이는 것이 올해 상속세 개혁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일괄상속공제 한도는 10억원(자녀공제 5억원, 배우자공제 5억원)이다. 이 금액은 1997년부터 27년째 그대로다. 이 기간 동안 소비자 물가가 96% 올랐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55.18%,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88%로 뛰어오른 만큼, 전문가들로부터 현재 10억원인 일괄상속공제 한도를 현실에 맞게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지 오래다.
야당이 정치적 목적의 당리당략과 부자 감세라는 이념적 잣대로 계속 상속세율 인하와 상속공제액 인상에 반대한다면, 민생을 외면하는 정당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 전통적 야당 지지층인 중산서민층이 지지를 철회하는 역풍이 불 수도 있다. 그리고 과중한 상속세 때문에 기업 인계를 포기해야 하는 중소기업인의 눈물을 외면해선 안 된다.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1억 8,000만원’으로서 일괄상속공제액 10억원을 넘어섰다. 아파트 시세기 계속 오르는 가운데 일괄상속공제액 10억원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머지않아 국민의 절반이 상속세를 내야 하는 상속세발 ‘조세대란’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장기간(27년)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지 않은 명목자산 가치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과소한 상속공제로 상속세 과세대상이 지나치게 넓어진 상태에 있다. 매년 물가상승률을 상속공제에 반영해온 미국의 지난해 상속공제 한도는 무려 1,290만달러(원화 환산 약 176억원)로 한국의 17배가 넘는다. 국내 총생산(GDP), 1인당 국민총소득(GNI) 등 한국과 미국의 경제 규모를 감안할때, 한국의 상속공제 한도는 미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다.
상속공제는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차감되는 항목으로 크게 인적공제와 물적공제로 나뉜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상속공제를 요약하면 다음 [표10]과 같다.


* 올해 정부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2025.1.1. 이후 상속분부터 자녀 1인당 상속 공제액이 5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이에 따라 피상속인에게 자녀 2명이 있고, 배우자가 있는 경우 상속공제는 최소한 17억원(기초공제2억원 + 자녀공제 10억원 + 배우자공제 5억원)이 된다. 이 경우 서울의 중산층 아파트 17억원짜리를 상속받아도 상속세는 0원이 된다. 올해 정부 세법개정안대로 개정될 경우 최대수혜자는 중산층이 될 것 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우리도 최소한 그동안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일괄상속공제를 현행 10억원에서 30억원(자녀공제 15억원, 배우자공제 15억원)으로 대폭 확대해야 한다. 이래야 명목자산 가치가 아닌 실질자산 가치를 기준으로 상속세를 부과함에 따라 ‘실질과세원칙’이 실현되고, 소형 실거주 아파트 한 채를 가진 중산서민층이 상속세 걱정 없이 주거 안정을 누릴 수 있다.



상속공제에 있어 또 하나의 문제점은 ‘배우자상속공제’다. 현행 세법상 배우자상속공제액은 배우자 법정상속 지분 금액을 한도로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을 공제하되 30억원을 한도로 한다. 이 금액이 일괄 배우자공제 5억원에 미달할 경우 5억원을 배우자상속공제액으로 한다. 그러므로 현행 배우자상속공제는 최저 5억원에서 최대 30억원까지이다. 우리 세법은 부부간 증여는 10년간 6억원을 초과하면 증여세를 과세한다.
상속세는 다음 세대로 재산이 이전될 때 과세되는 세금이다. 즉, 부부 간에 재산이전이 있더라도 이는 상속세나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 부부는 같은 세대로서 상호 간에 재산이전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동일 세대 간의 재산이전으로서 상속ㆍ증여세 과세대상이 아니다. 동일 세대인 부부 간의 재산이전은 본인이 재산형성에 기여한 자기 몫을 찾아오는 것으로서 무상으로 재산이 이전되는 상속 및 증여와는 다르다.
피상속인 재산가액이 140억원인 경우 「민법」상 인정하는 ‘배우자상속 지분¹⁶⁾ 60억원을 가져오는데 이 금액이 30억원을 초과한다 해서 초과분 30억원에 대해선 상속세를 내라는 것은 민법과 세법이 상호 충돌한다. 이 경우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 아닌가?
상속세 및 증여세가 세대 간에 재산이 이전될 때 과세되는 세금이라는 사실은 세대를 건너뛴 상속 및 증여에 대한 할증과세로도 입증된다. 16) 예컨대 총 상속재산이 140억원인 거주자 乙이 사망한 경우 상속인이 배우자와 자녀 2명인 경우 배우자 지분은 1.5이고 자녀는 각각 1이 된다. 이 경우 배우자상속재산가액은 140억원 × 1.5 / 3.5 = 60억원이다.
이와 같이 한국은 동일 세대인 부부 간의 증여, 상속에 증여세 또는 상속세를 과세하지 않는 한도를 두고 이를 초과하는 증여ㆍ상속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민법」으로 정해 준 내 재산(지분)을 가져오는데, 왜 재산의 무상이전에 과세되는 상속ㆍ증여세를 과세하나? 한국의 상속ㆍ증여세제는 국제추세에 역행한다.

17) 상속세율과 세율 적용 과표구간은 2024.8.1. 현재 시행 중인 최고세율 50%, 최고세율 적용 과표 30억원 초과를 적용함. 18) 사망, 상속④ : 배우자상속공제 한도 30억원일 때 상속 19) 사망, 상속④의 경우 배우자상속공제 : 120억원 × 1.5 / 3.5 = 51억원, 30억원을 한도로 하므로 배우자상속공제는 30억원임. 20) 사망 상속⑤ : 배우자상속공제 한도 30억원을 폐지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 후 상속. 21) 사망, 상속⑤의 경우 배우자상속공제 : 120억원 × 1.5 / 3.5 = 51억원이 배우자상속공제임. 22) 그러나 재산분할로 받아 오는 자산이 취득세 과세대상인 경우 유상취득에 해당하는 취득세율이 적용된다. 예컨대 주택인 경우 취득가액의 1 ~ 3%, 토지, 건물인 경우 취득가액의 4%에 해당하는 취득세를 재산분할청구권 관련 재판의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60일 내에 신고ㆍ납부해야 한다.
최근 최태원 SK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의 이혼소송 2심에서는 재산분할로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조(兆) 단위의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재산분할금은 증여세 과세대상이 아니다. 부부가 함께 이룬 재산 중 이혼을 전제로 노소영 관장이 자신의 지분을 찾아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이혼을 전제로 「민법」상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하여 배우자로부터 자기 지분을 찾아오는 데는 증여세가 한 푼도 없고, 반면에 상속으로 배우자 법정지분을 찾아오는 데는 30억원을 한도로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이혼으로 자기 재산을 찾아오는 것을 상속으로 법정 자기지분을 찾아오는 것보다 세제상 우대할 합당한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의 경우 ‘배우자상속공제’ 한도가 없다. 우리도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를 지금보다 늘리거나 장기적으로 배우자상속공제 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민법」상 배우자상속지분 입법 취지와 배우자상속공제의 국제추세에 부합한다.



요즘 세법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제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자주 듣는다.
세목을 가리지 않는 꽤 보편적인 명제다. 한국세무사회도 올해 정부에 상속공제액과 종합소득 기본공제액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제금액 상향 논리의 일차적인 명분은 중산서민층 부담 완화다. 여기에 간과할 수 없는 키워드가 하나 더 있다. 물가다. “상속공제 한도가 개정된 지 오래됐기 때문에 그동안 물가 상승 수준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상속세 일괄공제ㆍ배우자공제는 1997년 개정된 후 27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대로이고, 종합소득 기본공제액도 마지막으로 바뀐 게 2009년이다.
야당은 법인세 급감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인 56조4,000억원의 세수결손, 그리고 올 1 ~ 6월의 10조원 세수감소를 내세워 세계적으로 높은 상속세율 인하와 상속공제 인상에 부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으나, 세수결손과 잘못된 세제를 바로 잡는 일은 별개의 문제다. 세수결손은 오히려 잘못된 세제를 바로 잡아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를 활성화해 해결할 문제이지, 잘못된 세제를 덮어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기획재정부는 매년 각종 세목의 기본공제를 확대해달라는 건의를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공제 한도 상향 논리의 배경에는 ‘고물가’라는 거시경제적인 맥락이 깔려 나름대로의 특수성이 있어 보인다. 2013 ~ 2020년 사이에는 물가상승률이 2%를 넘은 해가 없었다. 이에 비하면 최근 2022년(5.1%)과 2023년(3.6%)의 인플레이션은 이례적이다. 그나마 올해는 2% 중반대로 수렴하는 모양새이나 여전히 물가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플레이션은 세 부담에 그대로 반영된다. 우리가 내는 세금은 퍼센트(%)로 매긴다. 반면 과세표준과 공제액은 명목 금액으로 책정한다. 경직적인 조세제도는 고물가 국면에서 ‘가렴주구’의 속성을 띤다.
이번 기회에 정부 주관으로 세제에 물가를 연동하는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2022년 분석을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0개국이 소득세 물가 연동제를 도입했다고 한다. 기획재정부는 세제에 물가연동제 도입 방안 연구 T/F팀을 구성해 한국에 맞는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방안을 연구해 이를 상속세 등 세제에 반영하기 바란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제23조의 2에는 ‘동거 1세대 1주택 상속공제’가 있다. 그 요건은 다음과 같다. 위 동거 1세대 1주택 상속공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부모와 자녀가 10년 이상 동거한 무주택 상속인이 주택을 상속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거이전이 자유롭고 인재가 국경을 넘나드는 역동적인 지구촌시대에 자녀 중 1명이 부모와 10년 이상 동거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그리고 자식이 부모와 10년 이상 동거하면서 봉양해야 한다는 조건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 세법은 사회현실을 제대로 반영할 때 실효성이 있다. 그러므로 상속일 현재 결혼한 무주택 상속인이 피상속인이 소유하던 주택을 상속받는 경우 6억원을 한도로 상속 공제하는 것이 사회 현실에 부합한다.
상속일 현재 미혼 자녀의 경우 상속주택을 상속받고 6억원의 상속주택 공제를 받은 후 상속개시일로부터 3년 이내에 결혼하는 경우에도 인정하는 것으로 입법해야 한다. 부모는 자식에게 살 집 한 채는 마련해 주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고, 정부는 이를 방해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게 국민을 위한 조세정책이다. 한편 국가적 과제인 ‘저(低)출생’의 최대 걸림돌인 주택 문제를 상속인의 재산 상속 단계를 이용해 해결할 수 있어 1석 2조(一石二鳥)다.
상속 당시 미혼인 상속인이 상속 개시일 현재 미혼으로서 미리 1세대 1주택 상속공제를 받은 경우 상속개시일로부터 3년 동안 사후관리 결과 결혼하지 않은 경우 본세와 그동안의 이자, 가산세를 함께 추징한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상속세 세수는 12조3,000억원 정도로서 국세수입의 1.2%를 차지한다. 이와 같이 세수는 미미하지만, 기업상속에 부과되는 과도한 상속세가 기업 경영권을 매각해야 할 정도로 무거운 게 문제다.
기업인이 평생 일군 가업(家業)에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 경영비법, 숙련된 종업원, 충성고객 등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유ㆍ무형의 자산과 경영 노하우가 녹아있다. 이런 역량 있는 전통 기업이 상속세 때문에 해체되면 기술이 사장(死藏)되고 수많은 종업원이 일자리를 잃는다. 국민이나 국가 모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현행 세법에는 ‘가업상속공제제도’를 두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기업상속 시 상속재산에 상속세를 과세하지 않고, 상속 후 상속재산²⁴⁾을 처분, 현금화해 이득이 실현되는 시점에 상속인에게 피상속인이 상속재산 취득 시점부터 상속인이 동 재산을 양도하는 시점까지 발생한 자본이득에 대해 ‘자본이득세(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상속세의 자본이득세 전환은 기업상속 시 ‘미(未)실현이득’에 부과되는 과중한 상속세 부담을 해소하면서 실현된 자본이득에서 상속세에 갈음하는 세수를 확보하는 일거양득의 세제로 가는 것이다. 현재 OECD 38개 회원국 중 상속세를 자본이득세로 전환한 국가는 절반에 가까운 17개 국가에 달하고, 자본이득세로 전환을 고려하는 국가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4) 자본이득세 전환대상 자산은 상속재산 중 자본이득세(양도소득세) 과세대상 자산(토지, 건물, 주식 등)에 한한다.


다음으로 상속세과세방식을 현행 ‘유산세과세방식’에서 ‘유산취득세방식’ 으로 바꿔야 한다. 유산세과세방식은 피상속인이 남긴 상속재산이 상속인별로 분할되기 전의 상속재산 총액에서 상속공제액을 차감한 과세표준에 세율을 적용해 상속인 모두가 연대하여 부담할 상속세액을 계산한다.
유산세과세방식은 피상속인이 남긴 재산 전체를 하나의 과세대상으로 높은 세율이 적용되므로 유산취득세방식보다 상속세 부담이 크다. 국고주의 과세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한국, 미국, 영국 등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에 ‘유산취득세방식’은 상속인이 실제 상속받은 상속재산가액에 개인별 상속공제를 차감한 과세표준에 유산세과세방식보다 낮은 상속세율을 적용하여 상속인별로 부담할 상속세를 계산한다. 이 과세방식이 세 부담면에서 공평하고 ‘실질과세원칙’과 ‘응능부담원칙’에 부합한다. 일본 등 세계 주요국이 채택하고 있는 상속세 과세방식으로서 부(富)의 분산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상속세 과세방식을 ‘유산취득세방식’ 으로의 전환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제25조 제1항 제2호에 의하면, 감정평가법인의 평가수수료(500만원 한도)를 상속세 과세표준 계산 시 공제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세무사의 상속세 신고대행보수도 상속세 과세표준 계산 시 공제돼야 마땅하다.
현행 「소득세법」에서는 세무사의 양도소득세 신고대행 보수를 양도소득세 과세표준 계산 시 필요경비로 인정하고 있다. 상속세ㆍ증여세 신고대행 보수의 공제 한도는 상속세ㆍ증여세 신고의 난이도와 책임성을 감안하여 1,000만원이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주택임대소득 과세기준]
(1) 주택임대수입금액 : 월세(관리비 등 포함) + 보증금 등에 대한 간주임대료(2023년 적용 이자율 : 연 2.9%) (2) 주택임대소득 과세대상 : 월세 수입이 있는 2주택 이상 보유자²⁵⁾와 보증금 등의 합계액이 3억원을 초과하는 3주택 이상 보유자²⁶⁾ 25) 월세 수입이 있는 1주택자 중 2022년 귀속 임대소득은 과세기간 종료일 현재 기준시가 9억원 초과, 2023년 귀속 임대소득분부터 과세기간 종료일 현재 기준시가 12억원 초과(이 경우 주택임대소득 과세 대상이 대폭 감소함) 또는 국외 소재 주택 임대 시 주택임대소득 과세대상이 된다. 26) 소형주택(주거전용면적 40㎡ 이하이면서 기준시가 2억원 이하)은 보증금 등에 대해서만 과세 제외하며, 월세수입은 과세대상이 된다.

[주택임대업자의 수입금액 신고와 소득금액신고 및 세액 납부] (1) 주택 임대사업자는 당해 연도 주택임대에 따른 월세(관리비 등 포함), 보증금 간주수입 등 수입금액을 다음 연도 2월 10일까지 주택 소재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이때 제출할 서류는 ① 사업장 현황신고서, ② 수입금액 검토표(주택임대사업자용), ③ 매출처별ㆍ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 ④ 매입처별세금계산서 합계표이다. (2) 주택임대소득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 1세대 1주택 기준이 2023년 귀속분부터 기존 주택공시가격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인상됐다. (3) 주택 임대사업자는 당해 연도 주택임대에 따른 소득금액과 이에 따른 소득세액을 다음연도 5월 31일까지 주소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ㆍ납부하여야 한다. 연간 주택임대 수입금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반드시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하여 신고ㆍ납부해야 한다. (4) 연간 주택임대수입금액이 2,000만원 이하는 납세자의 선택에 의하여 주택 임대소득만 따로 분리하여 세액을 계산하거나,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하여 세액을 계산할 수 있다. 고액소득자는 임대소득 분리과세 방법이 종합과세 방법보다 세 부담이 줄어든다.
그러나 주택임대수입금액이 2,000만원에 미달하는 자는 종합과세방법이 세액이 적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종합과세방법과 분리과세방법을 각각 적용하여 유리한 방법에 의해 소득세를 신고ㆍ납부해야 함을 유의해야 한다. (5) 소형주택 임대사업자(개인, 법인)에 대한 세액 감면(조특법 §96) ① 대상자
1호 이상의 임대주택을 「소득세법」 등에 의하여 사업자등록을 하고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제5조에 따른 임대사업자등록을 하였거나 「공공주택특별법」제4조에 따른 공공주택사업자로 지정된 국민주택규모 이하 주택(주거에 사용하는 오피스텔과 주택 및 오피스텔에 딸린 토지를 포함하며, 그 딸린 토지가 건물정착면적에 도시지역 5배 및 그 외 지역 10배 이내 인 주택 및 주거용 오피스텔)으로서 기준시가 6억원(사업 개시 당시) 이내의 국민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하여 2025년 과세기간까지 다음과 같이 감면한다. ② 감면율
등록된 임대주택에서 발생한 소득의 산출세액 기준 감면율은 아래 [표13]과 같다.

[표13] 임대주택 종류별, 임대기간별, 임대연도별 세액 감면율

구분	의무임대기간	2015년 이전	2016 ~ 2020년	2021년 이후
				1호 임대	2호 이상 임대
건설임대주택	4년 이상	감면율 : 20%	감면율 : 30%	감면율 : 30%	감면율 : 20%
매입임대주택	4년 이상	감면율 : 20%	감면율 : 30%	감면율 : 30%	감면율 : 20%
장기일반 민간임대주택	8년,10년 이상	감면율 : 50%	감면율 : 75%	감면율 : 75%	감면율 : 50%

③ 감면대상임대주택(조특령 §96 ②) ㉠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제2조 제4호에 따른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다만, 종전의 단기민간임대주택으로서 2020.7.11. 이후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으로 변경 신고한 주택은 제외한다. ㉡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제2조 제5호에 따른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 다만, 2020.7.11. 이후 등록 변경 신고한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 중 아파트를 임대하는 민간매입임대주택과 단기민간임대주택을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으로 변경 신고한 주택은 제외한다. ㉢ 종전의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제2조 제6호에 따른 단기일반민간임대주택(4년). 다만, 2020.7.11. 이후 신청한 단기민간임대주택은 제외한다. ㉣ 「공공주택특별법」제2조 제1호의 2 제1호의 3에 따른 공공 건설임대주택 또는 공공 매입임대주택 ㉤ 소형주택 :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 이하, 지방의 읍면지역은 100㎡ 이하, 해당주택이 다가구주택일 경우에는 가구당 전용면적을 기준)의 주택(주거에 사용하는 오피스텔 포함) 및 부속토지로서 주택 및 부수되는 토지의 기준시가의 합계액이 해당 주택의 임대개시일 당시 6억원(2015년 이전 3억원)을 초과하지 아니할 것(다가구주택의 경우 주택과 그 부수토지의 기준시가 요건 판단기준은 개별 호수를 기준으로 6억원 초과 여부를 판단하는 것임(서면법인-1326, 2020.07.09). ④ 사후관리
소득세 또는 법인세를 감면받은 내국인이 1호 이상의 임대주택을 4년(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 등의 경우에는 8년 또는 10년) 이상 임대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이 속하는 과세연도의 과세표준을 신고할 때 감면받은 세액 전액(장기일반주택 등을 4년 이상 10년 미만 임대한 경우에는 해당 감면받은 세액의 100분의 60에 상당히는 세액)에 「조세특례제한법」제96조 제3항에 따라 계산한 이자 상당액을 가산한 금액을 소득세 또는 법인세로 납부하여야 한다.
[임대차 계약의 신고]



정부는 주택의 취득, 보유, 양도, 상속, 증여 단계에서 세금을 강화하면서 유일하게 임대 단계의 세금 부과에는 느슨한 면을 보여 왔다. 임대사업자에게 세금을 강화하면 중산서민층의 임대료 상승 요인으로 이어진다는 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https://rtms.molit.go.kr)과 연계하여 고액, 대규모 임대사업자를 중심으로 ‘주택 임대료과세 관리시스템’을 구축, 주택 임대에 대한 임대소득세 신고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수시 또는 정기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대규모 주택임대사업자들의 전세사기도 이들의 세금 신고ㆍ납부상황을 적기에 파악하고 관리하지 않음에 따라 그 규모가 커진 면도 있다.
정부가 우리나라의 총 주택 수, 총 임대주택 수, 등록 임대주택 수, 과세되는 주택 수 등을 제대로 파악ㆍ관리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부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정부의 임대주택 과세 실태를 매년 1회 보고하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를 감사해서 정부로 하여금 미비점을 시정하는 대책 마련을 촉구할 수 있는 내용을 법제화하기 바란다. 이는 대규모 전세사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대책이 될 수 있다.
고액, 대규모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과세 강화로 추가 징수되는 세액은 ‘목적세’ 성격으로 별도 계정으로 관리, 중산서민층의 전월세지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전 주식 양도세 과세]
국내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과세대상 ‘대주주의 범위’를 소유주식 비율 또는 시가 총액을 기준으로 하는 현행 기준을 그대로 유지(소득법 §94 ① 3호, §104 ① 11호, §115, §118의 9; 소득령 §157, §167의 8)하고 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대원칙하에 소득 발생 유무와 관계없이 과세되는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고, 그 대신 금융투자 행위로 인해 소득이 발생하는 경우 과세되는 세금으로 2025.1.1.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금투세의 시행시기 결정은 투자자의 세 부담 공평과 금융시장의 효율성 제고 중 어느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의 문제이다. 현재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예정대로 2025.1.1.부터 시행하자는 것이 당론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수평적공평’ 제고 측면에서는 금투세를 폐지하기란 어렵고 내년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금투세는 여야합의로 2020년에 입법됐고 2년의 거치기간을 거쳐 2023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2022.12.22. 여야는 금투세 도입을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에 합의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2024.1.2.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2024년 4월 총선 당시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를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다.³⁰⁾
그러나 금투세 과세 2년 유예를 결정할 당시 여야 합의 사항 중 하나였던 주식 양도세대주주 기준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한 뒤 윤석열 정부 들어서 2024년부터 과세기준이 되는 단일 종목 보유 금액을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상향하며 합의가 깨졌고, 22대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다시 크게 패배하며 금투세 폐지는 불투명해졌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법을 예정대로 시행하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30) 올해 정부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금투세법은 2024.12.31.자로 폐지된다.


금투세는 여야 합의하에 2023 ~ 2024년, 1차례(2년)의 유예기간을 보내는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식시장과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당장 시행하자는 야당 주장과 당장 폐지하자는 여당 주장보다, 추가 2년 유예안이 더 현실성 있는 대안(代案)일 수도 있다. 여야가 상호 충돌되는 법안의 경우 상호 절충안이 차선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금투세가 시행되면 세 부담이 커질 1,400만 개미 투자자들의 야당에 대한 압박도 시행유예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정치권은 표 앞에는 한 없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금투세가 앞으로 2년(2025 ~ 2026년)의 추가 유예기간 동안 법의 미비점을 더욱 보완하여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면 나름대로 시행을 유예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법인은 ‘주주’가 돈을 투자하여 만든 ‘조직체’로서 법(法)에 의하여 인격을 부여받았다(법인의제설). 이 때문에 자연인인 사람과 권리의무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주주가 법인이라는 ‘도관(導管)’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은 주주, 근로자, 법인에 재화 또는 용역을 제공한 기업 등에 최종 귀속된다.
법인소득이 주주에게 귀속되는 배당에는 소득세가 과세된다. 이때 법인세를 공제한다. 법인세는 법인의 주인인 주주가 기(旣)납부한 세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야권은 “법인이 법인소득의 주인이고 부자라면서 법인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오류에 빠져있다.
법인세는 부자가 내는 세금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26개국이 법인 소득의 규모와 관계없이 낮은 단일 법인세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증명된다. 법인세가 아예 없는 국가도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3%p 올렸다. 세계 각국이 기업 활력을 북돋우기 위해 경쟁적으로 법인세율을 내리는데, 법인을 부자로 보고 역주행한 국가는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법인세를 내리면 부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이를 내려서는 안 된다”는 야권은 법인 세 부담자를 잘못 짚었다. 법인세의 실질 부담자는 법인과 관련된 납품업자, 소비자, 종업원, 주주 등 사실상 전 국민이다. 법인세율을 낮추면 법인소득이 늘어나 중소기업의 납품단가인상, 근로자의 임금 인상, 소비자가 부담하는 제품가격 인하, 주주에게 귀속되는 배당 증가등으로 이어져, 결국 법인세 인하 혜택은 주로 중소기업과 가계에 돌아간다.
야권은 법인세율을 높이면 세수가 마냥 늘어날 것으로 보지만, 큰 오산(誤算)이다. 세수의 크기는 ‘소득금액 × 세율’에 의해 결정된다. 세수입(稅收入)은 ‘세율’과 ‘소득금액’이라는 2가지 변수가 좌우한다. 세율을 올려도 경기 침체로 소득금액이 줄어들면 오히려 세수가 감소한다.
미국 경제학자 A. 래퍼가 제시한 세율과 세수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래퍼곡선(Laffer curve)’도 세율을 적정 수준까지 높이면 세수도 점차 늘어나지만, 세율이 경쟁국 수준보다 과도하게 높아지면 경기 침체로 세원(과세대상)이 감소돼 오히려 세수가 줄어든다는 점을 설명한다.
우리나라는 높은 법인세율, 과도한 규제,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 기업경영 환경이 경쟁국에 뒤진다. 이는 기업의 해외 탈출을 부추겨왔다. 올해 한국의 부자 순유출 규모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을 것이란 전망이다. 영국 투자이민 컨설팅업체인 헨리앤파트너스가 공개한 2024년 개인자산 이주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고액순자산보유자 순유출은 올해 1,200명으로 중국(1만5,200명), 영국(9,500명), 인도(4,300명)에 이어 4위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100만달러(약 13억8,000만원) 이상 유동성 투자 가능 자산을 보유한 부자들이 타국에서 6개월 이상 머무는 경우를 기준으로 삼은 수치다. 한국의 부자 순유출은 2022년 400명에서 2023년 800명으로 두 배로 불었다. “부자가 떠나는 게 무슨 대수냐”며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이들이 사업과 자산을 정리해 해외로 떠나면 투자와 소비, 일자리도 모두 날아간다. 세제로 사람과 기업, 돈이 한국으로 모이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고 절실한 이유다.



법인세율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세원은 넓히고 세율은 낮춰야 한다’는 조세원칙, 소득세와 이중과세되는 법인세의 성격,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낮은 단일 세율로 가는 세계 추세, 투지 유치 등이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법인세는 ‘단일 단계의 낮은 세율’로 개정하는 게 옳다. 그러면서 법인소득이 배당, 임금, 재화 또는 용역의 대가로 개인에게 귀속될 때, 부과되는 소득세를 부자 위주로 강화하는 것이 ‘공평과세’로 가는 길이다.
현행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6.4%(지방소득세 포함)다. 경쟁국인 OECD 회원국 평균 법인세 최고세율 23.2%(지방소득세 포함)보다 3.2%p 높다. 4단계 초과 누진세율로서 OECD 회원국 중 17개국이 단일 단계 단일 세율을 가지고 있는 데 비해 세율 단계가 너무 많다.

현재 기업과 가계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로 인한 금융 불안과 실물경제 침체가 동시 진행되는 ‘복합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위중한 시기에 야당은 법인세율 인하를 ‘부자감세’라는 기존의 낡은 정치적ㆍ이념적 잣대를 버리고, 투자 유치ㆍ기업 경쟁력 강화 등 순수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나아가 법인세율 인하 혜택이 법인이 아니라 주로 중소기업과 가계에 돌아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법인세율 인하는 여야가 강조하는 ‘민생’을 챙기는 일이기도 하다. 앞으로 여야 ‘협치’로 단일 단계, 단일 세율로 법인세를 인하하는 정책 전환이 있기를 기대한다. 이것이 법인세의 국제 추세에 부합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론적 배경]
법인은 주주가 자본을 투자하여 설립한 의제된 인격체이다(법인의제설). 즉, 주주는 법인이라는 도관을 이용하여 경제활동을 하고, 소득을 벌어들인다[법인도관설(導管說)]. 그러므로 법인소득의 주인은 주주이지 법인이 아니다. 법인세율을 낮게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서 법인소득의 주인이 아닌 법인에게 법인세를 중과할 게 아니라 법인소득이 실제 주인인 주주에게 귀속되는 배당소득에 중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OECD 38개 회원국 중 24개국이 단일 법인세율을 갖고 있고 평균 최고세율은 23.7%이다.
4단계 이상 법인세율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한국(4단계)과 코스타리카(5단계)뿐이다. 같은 맥락에서 배당소득 과세 시 법인단계에서 납부한 법인세는 주주가 납부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중과세를 방지하기 위해 주주에게 배당소득세를 과세할 때, 배당받은 소득에 해당하는 법인세를 공제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이 ‘배당세액공제’이다.

[현행 배당세액공제]
거주자가 내국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에 대하여 법인세와 배당소득세의 이중과세를 조정하기 위하여 배당소득에는 배당가산제도(Gross-up)와 배당세액공제를 두고있다. 따라서 배당소득세의 계산은 2024.1.1. 이후 과세기간 배당소득분부터 배당소득금액에 10%를 가산하여 총수입금액을 결정하고 동일한 금액을 배당세액공제로서 산출세액에서 공제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① 배당세액공제 대상 배당 : 내국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으로서, 법인세가 과세된 재원으로 하는 배당소득이면서, 당해 배당소득이 종합과세되고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배당소득이어야 한다 ② 세액공제의 계산 : 배당소득 총수입금액(배당가산하지 않은 금액) × 11%(2021 ~ 2023년, 2024.1.1. 이후 : 10%) ③ 배당세액 한도 : 배당세액공제 금액을 포함한 공제, 감면세액의 합계액이 납부 할 세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하는 금액은 이를 없는 것으로 본다. 즉, 배당세액공제로 인한 환급세액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배당세액공제가 적용되더라도 최소한 분리과세가 적용되는 경우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도록 하기 위하여 즉 원천징수세액의 환급은 없도록 하기 위해 다음 중 큰 금액을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④ 소득세 무신고자 배당세액 공제 여부 : 배당소득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배당소득이 있을 경우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세무서장이 결정 시 배당세액공제를 하여야 한다(소득46011-2735, 1994.09.29.). 또한 경정청구에 의하여 배당세액공제도 가능하다(서일46011-10931, 2003.7.15.).
[현행 배당세액공제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배당세액공제’는 법인세가 과세된 소득이 주주에게 배당되면 여기에 또 소득세가 과세되므로 같은 소득에 법인세와 소득세가 이중과세된다. 이를 조정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이중과세 조정은 전(前) 단계에서 납부한 세액 전부를 후 단계과세 시 전액 공제해줘야 완전히 이중과세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의 배당세액공제는 후 단계 소득세과세 시 전단계에서 납부한 법인세 전부를 공제해주지 아니하고 일부만 공제해줌에 따라 나머지 법인세액이 이중과세되고 있다. 배당소득에는 배당가산제도(Gross-up)와 배당세액공제를 두고있다. 따라서 배당소득세의 계산은 배당소득금액에 11%를 가산하여 총수입금액을 결정하고 동일한 금액을 배당세액공제로서 산출세액에서 공제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배당소득금액에 10%를 가산하여 배당세액공제를 계산하는 근거는 최저 법인세율 9%에 지방소득세 0.9%(법인세의 10%)를 가산한 것이다. 그러므로 배당세액공제는 모든 법인소득이 최저 법인세율 9%로 과세된 것으로 보고 배당세액공제를 계산하는 잘못이 있다. 여기에서 이중과세 문제가 발생한다.


[배당세액공제 및 기납부공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