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객 중 한 분에게 급하게 연락이 왔다. 어떤 분양업자가 고등학생인 고객의 손녀에게 주택 한 채를 마련해 주는 것이 어떻겠냐며 영업을 해왔고 그 과정에서 취득세 중과세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고객은 현명하게도 바로 필자에게 전화해서 이러한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을 부탁했다.
전 정권은 “주택의 공공성 강화”라는 기치 아래 주택정책이 경기부양 수단이나 경기조절의 수단이 아니라 “서민 주거안정 및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것임을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주택이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거주의 대상임을 시장에 각인 시킬 필요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철저하게 투기수요를 절단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29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고 이에 따라 세법 역시 많은 개정이 있었다.
이러한 대책의 일환으로 2020년 7.10 부동산대책에서 다주택자의 취득세 중과세 제도를 발표하고 2020년 8월 12일 지방세법 시행령 제28조의3 [세대의 기준] 법령이 신설되었다.
원래 지방세법에는 세대의 개념이 없었으므로 해당 조문은 소득세법상 세대의 개념을 차용하여 만들어졌으나 100% 동일하지는 않다.
지방세법 시행령 제28조의3은 세대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였는지 살펴보자.
지방세법 시행령 제28조의 3【세대의 기준】
① 법 제13조의 2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을 적용할 때 1세대란 주택을 취득하는 사람과 「주민등록법」제7조에 따른 세대별 주민등록표(이하 이 조에서 “세대별 주민등록표”라 한다) 또는「출입국관리법」제34조 제1항에 따른 등록외국인기록표 및 외국인등록표(이하 이 조에서 “등록외국인기록표등”이라 한다)에 함께 기재되어 있는 가족(동거인은 제외한다)으로 구성된 세대를 말하며 주택을 취득하는 사람의 배우자(사실혼은 제외하며, 법률상 이혼을 했으나 생계를 같이 하는 등 사실상 이혼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관계에 있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제28조의 6에서 같다), 취득일 현재 미혼인 30세 미만의 자녀 또는 부모(주택을 취득하는 사람이 미혼이고 30세 미만인 경우로 한정한다)는 주택을 취득하는 사람과 같은 세대별 주민등록표 또는 등록외국인기록표등에 기재되어 있지 않더라도 1세대에 속한 것으로 본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각각 별도의 세대로 본다.
1. 부모와 같은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30세 미만의 자녀로서 주택 취득일이 속하는 달의 직전 12개월 동안 발생한 소득으로서 행정안전부장관이 정하는 소득이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기준 중위소득을 12개월로 환산한 금액의 100분의 40 이상이고, 소유하고 있는 주택을 관리ㆍ유지하면서 독립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 다만, 미성년자인 경우는 제외한다.
(이하 생략)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2조 제11호에 따라 급여의 기준 등에 활용하는 기준중위소득은 2023년도 1인가구 기준 2,077,892원이므로 세대 분리를 위해 필요한 월 소득은 2,077,892원의 40%인 831,156원이다.
2020년 8월 12일 당시 세법에 따를 경우 세대 분리를 위한 지방세법 시행령 제28조의3 제2항 소득기준은 “소득세법 제4조에 따른 소득”으로 일시적·비경상적 소득 및 현금유입을 동반하지 않는 소득을 제외한 계속적·반복적(경상적)인 소득을 말하였으나, 2020년 1월 1일 “행정안정부장관이 정하는 소득”인 사업소득, 근로소득 등으로 개정되었다. 결국 개정 전·후 모두 일시적·우발적인 소득이 아닌 계속적·반복적인 소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간단히 표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구 분 |
요 건 |
1 |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기재되어야 함 |
2 |
주택 취득 당시 미성년자가 아닐 것 |
3 |
2023년 기준 직전 12개월 동안 발생한 사업 또는 근로 등 행정안정부장관이 정하는 소득이 약 1천만원 미만이며, 소득이 계속 반복적으로 발생할 것 |
4 |
소유하고 있는 주택을 관리 및 유지하면서 독립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
그렇다면 위의 요건만 지킨다면 부모 등이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라도 대학생이나 고등학생(이하 ‘학생’)의 신분으로 세대분리하여 학생의 주택 취득에 대한 취득세 중과세를 회피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일반적인 학생이 주민등록표상 세대를 분리하더라도 세법상으로 실질적인 세대의 분리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 이유는 세대 분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위의 1번부터 4번까지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하고, 하나의 요건이라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세법상 세대의 분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번 요건은 세법과 관련된 사항은 아니나 미성년자라도 만 17세 이상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자는 단독으로 전입신고가 가능하다. 다만 시장·군수 등은 사실조사 등을 통해 신고된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신고의무자에게 사실대로 신고할 것을 최고할 수 있으므로(주민등록법 제20조 제2항) 학생은 본인이 취득한 주택에 실제 거주해야 한다. 또한
지방세기본법 제17조 실질과세 원칙에 따르더라도 실질적인 세대분리가 없다면 1번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3번 요건과 관련하여 2023년에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취득일 기준 직전 12개월 동안 발생한 소득이 약 1천만원으로 월 기준 약 83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이때 소득이란 소득세법 상의 사업소득 및 근로소득 그리고 기타소득으로서 저작자 등이 저작권 등의 양도 또는 사용의 대가로 받는 소득, 창작품에 대한 원작자로서 받는 소득, 일시적인 인적용역을 제공하고 받는 대가 및 그 밖의 이와 유사한 소득으로서 경상적,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을 말한다.
4번 요건과 관련하여 학생은 주택을 관리·유지하면서 독립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조세심판원에서는 경상적인 소득이 아닌 한시적인 소득에 대해서는 주택 취득일 현재 계속적·반복적 소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별도 세대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사례들[(
조심2021지1717, 2021.11.23.), (
조심2021지2696, 2022.10.26.), (
조심2021지1546, 2022.1.26.) 등 참조]이 있다. 그러므로 세대 분리를 위해서는 주택을 유지·관리하면서 독립된 생계를 유지할 만한 지속적인 소득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학생의 신분으로 3번 요건과 4번 요건을 충족시키기는 어려우며, 소득세법 집행기준은 “대학생이 군입대 전 수개월 동안 일하면서 소득을 올렸다고 하여 독립된 생계를 유지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별도의 1세대를 구성하였다고 볼 수 없다(소득세법 집행기준 88-152의 3-6).”라고 적시하고 있다. 또한 대전고등법원은 군입대 전 6개월 동안 월평균 최저생계비를 상회하는 정도의 수입을 올린 것만으로는 독립된 생계를 유지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세대 분리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
대전고법2009누3031, 2010.6.3.)한 바 있다.
결국 부모에게서 독립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실질적인 세대분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세법상 학생의 신분으로 세대 분리를 인정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심지어 부모가 있고 대입에 힘쓰는 일반적인 고등학생 신분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세법을 정확히 해석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법을 보아야 하고 그와 관련된 사례 및 해석을 공부하여야 하며 마지막으로 입법 취지로 보아 과세 가능성이 없는지까지 검토하여야 한다. 이렇듯 단순히 법의 요건만을 충족한다고 하여 일반인의 상식을 벗어난 컨설팅을 받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