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픽사베이
🚩 세 줄 요약
1. 배달 음식 가격이 매장보다 비싼 이유는 배달 앱 수수료 때문이에요.
2. 점주들은 수익을 맞추기 위해 배달 가격을 올리고,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어요.
3.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 배달 앱 같은 대안이 대두되고 있어요.
혹시 커피 좋아하시나요? 어쩐지 기운이 떨어지는 오후엔 진한 커피 한 잔으로 기운을 확 북돋아야 할 것만 같은데요. 커피를 시키려고 배달 앱을 보다가 오히려 그만 힘이 쭉 빠지고 말았어요. 가격 때문에요. 커피값이 왜 이렇게 오른 건지, 시키기 무서울 정도였어요.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까요. 배달 가격이 매장보다 500원 정도 더 비쌌어요. 이해가 안 됐죠. 매장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마시는 것도 아닌데, 왜 더 비싸야 하는지요. 그래서 그 이유를 찾아봤어요.
가격이 다르다니, 이게 무슨 말이에요?
배달 앱에서 가끔 이런 글귀를 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 “우리 가게는 매장 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합니다” 저도 처음엔 당연한 걸 새삼스럽게 왜 따로 써놓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당연한 게 아니더라구요.
같은 햄버거나 치킨이어도,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배달 앱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아요. 이걸 ‘이중가격제’ 라고 해요. 이미 2024년부터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버거킹 등 여러 버거 브랜드들이 이중가격제를 시행하고 있어요. 이에
이디야 커피도 배달 플랫폼으로 주문 시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모든 음료 가격을 300원, 베이커리나 RTD 음료(용기에 담은 제품)는 500원 인상하기로 했대요.
치킨의 경우는 일부 매장의 점주들이 배달 메뉴 가격을 올렸다고 해요.
맘스터치 가맹점 48곳은 배달 메뉴 가격을 평균 15% 올렸구요.
굽네치킨의 일부 가맹점도 배달 앱 가격을 최대 3000원 까지 올렸대요.
실제로,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외식업 점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외식업 점주들은 사업장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요인으로 ‘배달 앱 수수료’를 꼽았다고 해요. 34.8%는 배달앱 메뉴 가격을 오프라인 매장보다 높게 설정한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고 하구요. 그렇지 않아도 고물가 시대라 살기 빠듯한데, 배달 음식 가격까지 오르니 어쩐지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것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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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배달 가격이 왜 더 비싼가요?
한마디로, ‘배달 앱 수수료’ 때문이에요. 현재 배달 앱의 중개 수수료는 9.8%예요. 1만 원짜리 물건을 시키면 최대 1천 원까지 중개 앱에서 가져가는 구조죠. 뿐만이 아니에요. 앱 안에서 가게를 광고하기 위해서는 또 돈이 들어가요. 배달의민족은 매장 클릭당 광고비를 지불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에요. 3월부터 기존 클릭당 200~600원이던 광고비용을 50~1000원으로 인상 아닌 인상을 했죠.
쿠팡이츠도 프리미엄 광고 서비스를 신설했어요. 월 9만 9000원을 내면 가게를 앱 최상단에 보여주는 거죠.
그럼 배달 앱에 입점 안 하면 되잖아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돈이 많이 들면 광고 안 하고, 앱에 안 들어가면 되잖아’ 하구요. 하지만 그럴 수 없어요. 배달 앱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거든요. ‘모바일 인덱스 배달앱 리포트’에 따르면요.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등 3사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024년 1월 3434만 명에서 10월에는 3587만 명으로 4% 늘었어요.
무료 배달을 선언한 쿠팡이츠 사용 시간은 2025년 1~2월 311만~328만 시간에서 3월 363만 시간으로 올랐구요. 배달 앱을 이용하는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이런 상황에서 점주들이 배달 앱을 포기하는 건 어려워 보여요.
광고도 마찬가지예요. 배달 앱으로 주문을 할 때, 최상단부터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게 마련인데요. 어느 한 곳이 최상단 광고를 통해 이득을 보면, 다른 곳들도 이곳에 광고를 싣고 싶어 하게 되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요. 이렇게 되면 점주들 간의 광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결국, 배달 앱은 가격을 올려서 이익을 높이려고 할 수 있어요. 일반 점주들의 출혈만 더 커지는 거죠. 전국 가맹점주 협의회 자문 위원장도
"광고비를 높이면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결국 플랫폼과 입점 업주 모두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어요.
또한,
원주시 배달업 협회 소상공인협회에서는 배달앱 수수료 관련 문제에 대해 기자회견을 가지기도 했는데요. 이들은 상점주가 배달 플랫폼을 통해 1만원의 음식을 판매하면 플랫폼 광고비, 수수료, 배달비, 쿠폰비 5000원, 재료비 3000원, 고정비용 1200원, 세금 1000원을 제외하면 오히려 200원을 손해본다고 밝히기도 했죠. 배달 앱 플랫폼 수수료가 점주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예요.
그럼 가맹 본사에서는 뭘하고 있나요?
가맹 본사에서도 어쩔 수 없다고 해요.
현행 가맹 거래법상 가맹 본사가 가맹점의 가격 정책을 규제할 수 없기 때문이예요. 사실, 가맹 본사 입장에서도 이중가격제는 그리 달갑지 않은 제도래요. 가격을 올리면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나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어서인데요. 그러면 결국엔 매출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 배달의 민족에서는요.
거래액에 따라 수수료를 다르게 매기기 시작했어요. 거래액 상위 35% 업체에는 수수료율 7.8%, 35~80% 업체에는 6.8%, 하위 20% 업체에는 2.0%를 적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배달비도 거래액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고 있구요. 거래액 50~100% 업체의 경우 현행과 동일하게, 상위 35% 업체에는 500원, 30~50% 업체에는 200원씩 인상하는 방안을 내놨어요. 하지만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는 더 지켜봐야 해요. 차등 수수료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말도 많은 상황이거든요.
방법이 없을까요?
있어요. 대표적으로 착한 배달 앱으로 불리고 있는 ‘땡겨요’가 있어요. 중개수수료율이 2%로 비교적 저렴한 게 장점이죠. 그리고 입점비, 광고비 등 부가 비용도 전혀 받지 않는다고 해요. 서울, 세종, 경기, 충북, 전남, 광주, 대전, 인천 등 8개 광역 지자체를 중심으로 이 앱을 활성화 하기로 했대요.
출처 - 땡겨요 공식 홈페이지
에디터의 한마디
곰곰이 생각해 보면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한 부분도 있어요. 배달 앱이 수수료를 많이 떼가서 생긴 일인데, 정작 음식 가격을 올려서 국민들의 부담만 올린 셈이 되잖아요. 돈은 다른 사람이 벌고, 피해는 애꿎은 국민들만 받고 있는 건데요. 모쪼록 현명한 해결책을 강구해내서 더 이상 국민들이 피해 보지 않았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