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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대한 과세표준을 계산함에 있어서, 부가가치세법 제29조는 금전으로 대가를 받는 경우에는 받은 대가를 과세표준으로 하되,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하게 낮은 대가를 받고 공급하는 경우에는 그 시가를 과세표준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특이한 형태의 사업부 양도 거래 관련 선결정례(조심2013부4601, 2014.07.08.)를 중심으로 과세표준 계산 관련 이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선결정례의 내용

(1) 사실관계 요약

외국법인(A)는 자회사(a)(지분율 100%)를 통해 국내에서 경영하던 사업 중 일부를 다른 외국법인(B)와 합작운영(지분율 50%) 하기로 결정합니다. 이를 위해 자회사가 100% 손자회사(a’)를 설립하여 해당 사업부를 양도한 후 그 손자회사(a’) 주식 전부를 국외합작사(ab)에게 양도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도해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사업부양도 거래(a→a’)(쟁점거래)와 a’ 주식양도 거래(a→ab)의 가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업부양도 가액 ＝
해당 사업부의 승계대상 개별자산의 상증법상 평가액의 합계액－승계대상 부채가액

* 쟁점거래는 부가가치세법상 “사업 양도”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자회사(a)는 승계대상 개별자산 중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인 재화의 합계액을 공급가액으로 하여 손자회사(a′)에게 세금계산서를 발급

주식양도 가액 = a′에 대한 DCF평가액－2011.9. 현재의 a′의 순부채

* 자회사(a)는 주식양도차익(매도가능증권 처분이익) 인식

(2) 부과처분 요지

과세관청은 본건 거래의 전체적인 구조와 그 가액은 자회사(a)와 손자회사(a’)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법인(A)와 외국법인(B)가 결정하는 것이며, 외국법인(A)와 외국법인(B)가 a’에 대한 DCF평가액을 근거로 a’주식 양수도 거래의 가액을 결정하였으므로, 자회사(a)와 국외합작사(ab)간의 주식양수도 거래의 가액이 곧 자회사(a)와 손자회사(a’)간 사업부양수도 거래에 대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자회사(a)가 a’주식 양도시 인식한 주식양도차익은 실질적으로는 사업부양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고, 사업부양수도 시기와 주식양수도 시기 사이에 사업환경과 여건의 변화가 없으므로 주식양도차익은 발생할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에, 과세관청은 주식양도 가액과 사업부양도 가액의 차액만큼 자회사(a)가 쟁점거래(사업부양도) 당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을 과소하게 신고한 것으로 보아 관련 부과처분을 하였습니다.

(3) 쟁점

쟁점거래(특수관계자 간의 사업부 양수도 거래)의 부가가치세 과세표준 산정

① 양도되는 자산의 개별적 평가액의 합계액
② 사업부 자체의 양도이므로 해당 사업부에 대한 기업가치평가액

(4) 심판결정 요지

심판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과처분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ㅇ쟁점거래는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양도에 해당하지 않는 특수관계자 사이의 사업부 양도 거래이므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은 과세대상인 재화의 합계액으로 하는 것이 타당함
ㅇ쟁점거래 당시에는 9개월 후에 이루어진 주식양도 거래의 가액을 알 수 없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대가를 수취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것이 불가능함
ㅇ쟁점거래는 시가가 불분명한 경우이므로, 상증법상 평가규정에 따른 가액이 적정함

ㅇ쟁점거래시 승계한 자산 외의 누락분에 대한 입증도 없이 시기적으로 9개월 후에 이루어진 주식거래의 가액을 시가로 보아 과세한 것으로 나타남

납세자의 대응논리 연구

쟁점거래는 특수관계인간의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과세관청은 부가가치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법 제29조 제4항(구법 제13조 제1항 제3호)] 대신 금전으로 대가를 받는 경우의 과세표준 규정[법 제29조 제3항 제1호(구법 제13조 제1항 제1호)]을 적용하였습니다. 아래에서 각각의 경우를 구분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 금전으로 대가를 받는 경우의 과세표준

쟁점거래에서 자회사(a)가 거래상대방인 손자회사(a’)에게 사업부를 양도하고 그 대가로 받은 것은 “승계한 개별자산의 상증법상 평가액의 합계액에서 승계한 부채가액을 차감한 금액”에 상당하는 금전입니다. 따라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은 “개별자산 중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인 재화의 합계액”에 상당하는 금전이 됩니다[(법규부가2011-529, 2011.12.28.), (부가가치세과-1482, 2010.11.10.), (부가46015-896, 1997.4.24.), (부가46015-4108, 1999.10.9.), (부가1265.2-2422, 1981.9.11.) 등].

이에 대하여 과세관청은, 자회사(a)가 손자회사(a’)에게 사업부를 양도하고 그 손자회사 주식 전부를 국외합작사(ab)에게 매각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a’에 대한 DCF평가액 상당액을 대가로 받았으므로, (구)부가가치세법 제13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따라 국외합작사(ab)로부터 받은 대가인 a’에 대한 DCF평가액 상당액이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ㆍ거래방식의 선택
사업부 양도 방법으로는 직접 인수하는 방식과 대상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는데, 현행 외국인투자촉진법상 외국인직접투자는 국내기업의 주식 또는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만 가능합니다.

따라서, 외국법인인 국외합작사(ab)로서는 인수대상 사업부를 자회사(a)로부터 떼어내어 신설된 손자회사(a’) 에 귀속시킨 후 그 손자회사(a’)의 주식을 취득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ㆍ실질과세원칙
다단계 거래를 직접 거래 또는 연속된 하나의 거래로 보아 세법(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과세관청은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 아니합니다.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은 “제3자를 통 간접적인 방법이나 둘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이 법 또는 세법의 혜택을 부당하게 받기 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 실질 내용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를 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를 한 것으로 보아 이 법 또는 세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다단계 거래라고 하여 무조건 이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거래가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조세회피행위에 해당된다는 점이 먼저 인정되어야 합니다[(대법원2000두963, 2001.8.21.) 판결 등].
ㆍ거래의 부당성
본건의 경우 외국인투자 관련 법령상 외국법인이 내국법인의 사업부를 직접 인수하는 것이 불가하여 해당 법령이 허용하는 방식(즉, 내국법인인 자회사(a)가 손자회사(a’)에게 사업부를 양도하고 그 손자회사(a’)의 주식 전부를 외국법인인 국외합작사(ab)에게 양도하는 방식)으로 거래한 것이므로, 이를 조세회피행위로 볼 수 없음은 당연합니다.
ㆍ조세부담의 감소
자회사(a)와 손자회사(a’)간의 사업부 양수도 거래에서 발생하는 자회사(a)의 매출세액은 곧 손자회사(a’)의 매입세액이 되므로, 거래의 가격을 얼마로 정하든지 자회사(a)와 손자회사(a’)는 동일한 액수의 부가가치세를 각각 납부하고 공제받게 됩니다. 따라서 국고에 귀속되는 부가가치세 수입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자회사(a)와 국외합작사(ab)간의 주식 양수도 거래는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니므로 역시 국가의 조세수입은 동일합니다.

만약 국외합작사(ab)가 직접 인수할 수 없어 먼저 국내에 자회사(ab’)를 설립한 후 그 국내자회사(ab’)가 사업부를 인수하는 경우라 해도, 자회사(a)와 국외합작사의 국내자회사(ab’)는 사업부 양수도 거래를 통해 동일한 액수의 부가가치세를 각각 납부하고 공제받게 되므로 역시 국고에 귀속되는 부가가치세 수입은 변함이 없게 됩니다.참고로,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처벌하는 조세포탈죄에 있어서도 부가가치세의 경우에는 개별 납세자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매출자가 납부한 매출세액과 매입자가 공제받은 매입세액을 함께 고려하여 국가 전체의 조세수입의 감소가 없다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ㆍ소결론
본건 거래에서 당사자들이 선택한 방식은 부가가치세에 관한 한 조세회피와는 무관함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세관청이 자회사(a)와 손자회사(a’)간 사업부 양수도 거래와 자회사(a)와 국외합작사(ab)간 주식 양수도 거래를 사실상 하나의 거래로 보고 행한 본건 부과처분은 위법 부당한 것입니다.

(2) 특수관계인으로부터 부당하게 낮은 대가를 받는 경우의 과세표준

부가가치세법 제29조 제4항 제1호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에게 재화를 공급하고 부당하게 낮은 대가를 받은 경우로서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킬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공급한 재화의 시가를 과세표준으로 합니다. 시가는 유사한 상황에서 비특수관계인과 거래한 가격 또는 제3자간에 일반적으로 거래된 가격으로 하되, 그 가격이 없거나 불분명한 경우에는 감정평가액, 상증법상 평가액 순으로 적용합니다.

본건 거래에서 외국법인(A)는 자회사(a)의 지분 100%, 국외합작사(ab)의 지분 50%를 각각 소유하고 있었고, 자회사(a)는 손자회사(a’)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었으므로, 자회사(a)와 국외합작사(ab), 자회사(a)와 손자회사(a’) 간에는 각각 특수관계가 성립합니다.

a’에 대한 DCF평가액은 자회사(a)와 특수관계인인 국외합작사(ab) 간에 이루어진 a’주식 양도거래의 가격으로, 과세관청은 이를 시가로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신 위 (1)과 같은 논리로 부과처분을 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아래에서는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ㆍ실질적인 거래당사자와 시가
본건 거래(사업부양수도와 주식양수도 등 일련의 거래)의 궁극적인 의도를 살펴보면, 이는 외국법인(A)가 특정사업(손자회사(a’)를 통해 국내에서 영위하는 사업)의 지분 50%를 외국법인(B)에게 양도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거래에서 외국법인(A)와 외국법인(B)는 상반된 이해관계를 가진 실질적인 거래당사자이므로, 그 거래가격인 DCF평가액은 제3자간에 일반적으로 거래된 가격이라고 볼 여지도 있을 것입니다.
ㆍ조세부담의 부당한 감소 및 부당행위계산부인
a’에 대한 DCF평가액을 시가로 볼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쟁점거래의 가격이 시가보다 낮다고 하여 무조건 부당행위계산부인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조세부담의 부당한 감소”가 인정될 때 비로소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조세부담의 부당한 감소”는 실질과세원칙의 적용에서는 물론이고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의 적용을 위해서도 필요한 공통적인 요건입니다.

쟁점 거래를 다시 살펴보면, 관련 법령에 따라 거래방식을 선택한 것을 부당한 행위로 보기 어렵고, 쟁점거래에서 자회사(a)와 손자회사(a’)는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자와 매입자의 관계에 있으므로 거래가격을 얼마로 정하든지 관계없이 국가의 부가가치세 수입의 감소가 발생하지 않음은 앞의 (1)에서 살펴본 바와 같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자회사(a)는 손자회사(a’)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자회사가 손자회사에 이익을 분여하기 위해 거래의 가격을 부당하게 낮게 조작할 유인이 없다는 점도 충분히 인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쟁점거래에 대해 부가가치세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될 여지는 없다고 판단됩니다.


추가적인 연구
대상거래 이후 거래사례를 시가로 하여 부가가치세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 적용시 문제점 1) 부당행위계산부인과 세금계산서 관련 이슈

특수관계인에게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가고 시가보다 낮은 대가를 받은 경우에는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에 따라 실제로 받은 대가가 아닌 시가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이 됩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당사자간 합의에 따라 실제로 수수한 대가를 기준으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것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세금계산서로 인정되므로, 과소발급 부분에 대해 수정세금계산서 미발급 또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 관련 가산세를 부과할 수는 없습니다[(대법원2002두1588, 2004.9.23.) 판결 등].

한편,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고 그 금액을 공급가액으로 하여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경우, 이른바 고가매입의 경우에도 해당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가 가능합니다(법규과-1464, 2010.9.24.).

위와 같은 해석은 거래징수를 전제로 전단계세액공제법을 채택하고 있는 현행 부가가치세법 체계상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2) 사후 시가거래 발생시 부가가치세 거래징수의 문제점

특수관계인간의 거래(이하 “특수관계거래”) 이후에 동량동질의 재화 또는 용역의 거래가 비특수관계인 또는 제3자간에 더 높은 가격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이하 “사후 시가거래”)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당초 거래 계약에 사후 가격조정 관련 조항을 두고 있지 않다면 매출자와 매입자는 그 시가차액(특수관계거래 가격과 사후 시가거래 가격의 차이)을 수수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가가치세법상으로는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이 되어 매출자에게는 매입자로부터 거래징수할 수 없는 부가가치세와 관련 가산세까지 부과될 것이고, 이는 고스란히 매출자의 부담이 됩니다.

이와 같이 곤란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사후 가격조정 약정을 두어야 하지만, 그 경우에는 상당기간 동안 거래가격이 확정되지 못함으로써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 저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3) 사후 시가거래에 의한 부가가치세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 적용

선결정례의 판시에서도 부과처분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한 근거 중 하나로 “쟁점거래 당시에는 9개월 후에 이루어진 주식양도 거래의 가액을 알 수 없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대가를 수취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또한 사후 가격조정에 따라 수정세금계산서를 발급하든 그렇지 않든 국가의 부가가가치세 수입에 차이가 없다는 점은 앞의 (2)에서 살펴본 바와 같습니다.

상속세와 증여세의 경우에는 상속재산 또는 증여재산의 정확한 가액을 산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속개시일 이후 6개월 또는 증여일 이후 3개월 이내에 발생한 매매사례가액 등을 시가로 인정하고 있고,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 부인시에도 납세의무자 본인의 정확한 과세소득 계산 목적으로 상증법상 평가규정을 준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거래징수를 기반으로 하는 부가가치세의 경우까지 사후 시가거래를 무조건 시가로 인정하여 부당행위계산부인을 적용하게 되면, 거래당사자 쌍방의 과세상․사법상의 법적안정성 등을 침해함으로써 그 적용실익에 비해 훨씬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가가치세에 있어서는 사후 시가거래에 의한 부당행위계산부인은 “명백한 조세회피행위로서 규제의 실익이 있는 경우” 등으로 한정하여 매우 제한적으로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