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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래노동시장연구회에서 권고한 ‘미래노동시장을 위한 정책방향’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해당 글에서는 근로시간 개편, 임금체계 개편 등 다양한 노동시장 개편방안들을 소개하였는데, 당시 고용노동부는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문 내용을 바탕으로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이와 관련한 첫 번째 정책발표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이하 ‘발표문’이라 함)을 발표하였는데, 전반적으로 지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문의 내용을 구체화함과 동시에 노동계와 경영계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약간의 변화를 준 내용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에 대한 내용(입법과제를 중심으로)을 주제별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¹⁾. 1) 이번 글은 『“근로시간 제도 패러다임의 대전환”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 2023. 3. 6., 관계부처 합동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하였다.

[1]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 : 연장근로 선택권 강화

현행 근로기준법에서는 1주를 기본 단위로 하여 연장근로시간을 포함하여 주 52시간 근로시간 관리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1주 단위’의 획일적·경직적인 연장근로 규제로 인해 일시적·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 노사가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었다. 발표문에서는 이와 관련한 사례를 들고 있는데, 제조업의 경우 원청에서 긴급한 발주가 있어 물량을 단기간 내 생산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52시간 제도로 인해 물량 생산이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한편, 근로자 입장에서도 본인의 경력개발에 중요한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단기간 집중적으로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상황이 생겨도 주52시간 제도로 인한 제약이 있을 수 있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1주 단위’ 근로시간 관리체계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주 52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노사합의를 통해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근로시간 총량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월 단위 연장근로 총량관리를 도입한 경우 1개월 동안 52시간 내에서의 연장근로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연장근로 총량관리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로 도입하도록 하고, 실제 연장근로 여부는 당사자간의 합의로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연장근로 총량관리 도입에 따른 장시간 연속근로 방지 및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단위기간에 비례하여 연장근로시간 총량을 감축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분기별 연장근로 총량관리의 경우 90%, 반기별 연장근로 총량관리의 경우 80%, 연 단위 연장근로 총량관리의 경우 70%의 비율로 설계하도록 하고 있다.

표-1 연장근로 총량관리 방안

[2] 근로자대표제 정비 : 민주적 선택 절차 마련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연장근로 총량관리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회사와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근로자대표’는 누가, 어떻게 선정되는지에 대한 방법도 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행 법령에서는 근로자대표의 선출·활동 등 관련 규정이 부족하여, 이번 발표문과 같이 근로자대표의 역할이 더욱 강화된다면 근로자대표 선출 및 활동사항에 대한 제도정비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먼저, 근로자대표의 공정한 선출 절차, 권한과 책무 등을 마련하여 민주적 정당성 및 대표성을 강화하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만약 기업 내 과반수 노조가 있는 경우 과반수 노조, 없는 경우에는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투표로 선출된 근로자대표 순서로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나아가 근로자대표의 활동 보장을 위해 선출·활동에 대한 사용자의 개입·방해나 해고·불리한 처우 금지를 규정하고, 근로자대표에게도 다양한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할 의무 등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같은 사업장 내에서도 근로형태 등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다른 직종·직군 등에만 적용되는 근로조건의 경우 해당 근로자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여 원칙적으로 근로자대표는 정당한 이유없이 특정 직종·직군의 근로자 의사에 반대되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생산직 중심의 회사에서 연구직만 적용되는 근로시간제를 결정할 때 연구직 근로자들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3] 휴게시간 선택권 강화

이번 내용은 지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문에서는 명확히 다루지 않은 내용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많은 개선의견이 있었던 내용 중 하나로, 바로 휴게시간 관련 사항이다. 현재 우리 근로기준법에서는 4시간 근무할 경우 30분 이상, 8시간 근무할 경우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²⁾ 2) 「근로기준법」 제54조(휴게) ①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
이러한 규정으로 인해 비교적 짧은 4시간을 근무하는 경우 근로시간 도중에 30분을 휴게시간으로 부여하기 때문에 총 4시간 30분을 회사에 체류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노동현장에서는 4시간이 아닌 3시간 55분, 3시간 50분을 근무하는 등의 다소 애매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³⁾. 3) 이와 관련된 내용은 ‘22. 8월 법제처 국민 아이디어 공모에도 참여된 사례라고 한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발표문에서는 1일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30분 휴게 면제를 신청하고, 퇴근할 수 있도록 근로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제도를 소개하고 있다.

[4] 근로자 건강권 보편화

지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문에서는 월·분기·반기·연단위 근로시간 총량관리를 실시할 경우 근로자 건강권 보호책으로 근로일간 11시간 연속휴식을 실시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번 고용노동부 발표문에서는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 확대에 따른 근로자 건강권 보호조치 방안에 조금 변화를 주었다.

먼저 근로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조치로,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확대할 경우 근로일간 11시간 연속휴식을 부여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노사협의에 따라 1주 64시간 상한을 준수하도록 하는 방법을 추가하였다. 고용노동부는 독일·프랑스 등 EU 국가에서 널리 채택하는 근로일간 11시간 연속휴식을 도입하면서, 노사협의를 통해 11시간 연속휴식을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사례를 들었다. 이를 참고하여 우리나라에서도 현장 상황에 맞게 실효적으로 건강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11시간 연속휴식’에 상응하는 ‘1주 최대 64시간’ 상한을 건강권 보호 선택지로 추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음으로는 4주 평균 64시간 이내 근로시간을 준수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현재 고용노동부 고시⁴⁾상의 “뇌혈관·심장 질병 발병 전 4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한 경우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는 내용을 반영하였다. 4)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고시 제2022-40호, 2022. 4.28.)
마지막으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연장근로 총량관리를 도입하는 경우 관리 주기가 분기·반기·연 단위로 확장될 때마다 총량을 감축하는 방법으로 총 근로시간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표1 참고).

살펴본 바와 같이 기존 주단위 근로시간 관리체제를 유연하게 변경함으로써 우려되는 근로자 건강권 보호와 관련하여 ① 근로일간 11시간 연속휴식 부여하거나 1주 64시간 상한을 준수하도록 하였으며, ② 4주 평균 64시간 이내 근로시간 준수 및 ③ 근로시가 관리단위에 비례하여 연장근로 총량 감축이라는 3가지 방안을 마련하였다.

[5]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

현행 근로기준법에서는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해 임금 지급 대신 휴가를 부여할 수 있는 보상휴가제를 규정하고 있다⁵⁾. 하지만 보상휴가가 발생되는 대상(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해서만 명시하고 있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미사용 시 정산 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 운영 기준이 없어 보상휴가제를 실제로 활용하는 사업장은 소수에 불과하였다. 5) 「근로기준법」 제57조(보상 휴가제)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제51조의3, 제52조제2항제2호 및 제56조에 따른 연장근로ㆍ야간근로 및 휴일근로 등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갈음하여 휴가를 줄 수 있다.
보상휴가제도의 개편을 통해 최근 일·가정양립 등 휴식권을 중요시 생각하는 근로자의 증가 및 회사측의 임금지급 부담 감소 등의 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보상휴가제도의 개편 내용(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안)> ① (도입) 근로자대표 서면합의
② (적립대상) 연장·야간·휴일근로의 전부 또는 일부
③ (적립방법) 근로자가 임금-시간 적립 선택, 임금에 갈음하여 휴가 지급
④ (휴가사용) 적립한 시간은 “저축휴가(개념신설)”로 근로자가 원하는 시기에 사용하되,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 사용자의 시기 변경 가능
⑤ (정산원칙) 정산기간에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근로시간은 정산(소멸)하거나 이월 이러한 근로시간저축계좌제도 도입을 통해 근로자 입장에서는 근속연수에 따른 휴가나 출산에 따른 휴가 외의 추가적인 휴가를 얻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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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위에서 설명한 제도 외에도 선택근로제 확대 및 탄력근로제 실효성 제고 등의 입법안도 소개하고 있다. ① 선택근로제 확대
(현행) 선택근로제를 활용하면 근로자가 근로일, 출퇴근 시간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나 법상 혀용하는 최대 활용기간이 협소
(개선) 시차출퇴근, 주4일제·4·5일제 확대 등 근로자 시간주권 강화를 위해 선택근로제를 전업종 3개월, 연구개발 업무 6개월로 하고,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선택근로제 적용을 요청할 수 있는 절차 도입
② 탄력근로제의 실효성 제고
(현행) 3개월 이내 탄력근로제 도입 시 대상 근로자, 근로일과 근로일별 근로시간 등을 사전에 확정해야 하므로, 유연적 대응이 어려움
(개선) 기계 고장, 업무량 급증 등 불가피한 사유 발생 시 근로자대표와의 협의로 사전 확정사항을 변경할 수 있는 절차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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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이번 고용노동부 발표문에 따른 근로시간 개편 내용을 소개하였다. 고용노동부는 위 입법과제들에 대해 3~4월 입법예고를 진행하고, 6~7월 중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러한 입법과제 외에도 근로시간 개편을 위한 연구과제로 ① 투명한 근로시간 기록·관리, ② 야간근로 실태조사(근로환경조사), ③ 근로시간 적용 사각지대 해소, ④ 근로시간저축계좌 도입 모델(연차휴가 개편 포함) 등을 소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이번 근로시간 개편을 위한 입법 과제는 그동안의 경직된 근로시간제도를 유연적으로 개선하고, 이와 더불어 근로자의 건강권 보장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권고문과 이번 고용노동부의 근로시간 개편 방안에 대해 노동계나 직장인들은 많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이번 근로시간 개편 방안은 고용노동부의 입법안의 내용일 뿐 실제 법개정까지는 많은 과정을 앞두고 있다. 오늘 살펴본 근로시간 개편을 위한 내용들이 그대로 반영될 수도 있고, 수정을 거칠 수도 있으며, 지금 현재의 근로시간 체계가 유지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근로시간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풍부해질수록 조금씩 조금씩 좋은 근로시간 제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글을 통하여 미래에 많은 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 노동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